“할머니…….”
이해가 안 간다. 신력이 없다는 건 할머니도 잘 알고 있었는데, 왜 날 도와주지 말라고 했을까.
난 이렇게 죽을 운명인 건가?
숨이 너무 막ㅎ…….
아득해지는 시야 사이로, 갑자기 다시 홀로그램창이 떠올랐다.
[사용자의 신체적 위험도가 극한에 달했습니다!]
[〈천기누설〉이 강제 활성화됩니다.]
[인증 미완료로 인해 체험 모드로 전환합니다.]
[〈튜토리얼 패시브 : 수호신의 도움〉이 발동합니다.]
메시지가 줄줄이 뜨는가 싶더니, 갑자기 내 발밑에서부터 새파란 불꽃이 일어났다.
—꺄아악!
불꽃이 내 목을 틀어쥔 무당 귀신의 손을 덮치자, 놈은 귀가 뜯어질 것 같은 비명을 지르며 나를 집어던졌다.
“아악!”
아우, 등짝이야!
갑자기 기도로 공기가 훅 들어오면서 내동댕이쳐지자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확실한 건 무언가 날 돕고 있다는 것.
—아악! 뜨거워! 뜨거워어어어!!
나는 고개를 들었다.
방 안을 파랗게 물들이는 빛. 티 없이 새파란 불꽃이 귀신에게 붙어선 놈의 몸을 태우고 있었다.
그리고 귀신과 나 사이, 투명하지만 확실한 실루엣이 보였다.
달빛처럼 하얀 은발을 가진 어린아이의 모습이.
“너…….”
내 앞에 선 익숙한 소년의 모습.
어디서 봤더라. 꽤 많이 본 모습 같은데.
내가 자신을 부르자, 소년이 뒤돌아 나를 마주보았다.
푸른 눈동자. 밤에도 짐승의 것처럼 번뜩이는 불꽃같은 두 눈.
난 저 소년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다.
“청염.”
그래, 분명 그게 네 이름이었지.
깨닫는 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기분과 함께, 새로운 홀로그램 메시지가 시야 중앙에 나타났다.
[패스워드 인증 성공.]
[기존 로그인 이력이 있습니다.]
[사용자 정보를 동기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