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판발행 2024.07.31
들어가며
1학년이 이렇게 힘들다고 왜 아무도 말 안 해줬어?
한 건물에서 생활하던 1학년을 가끔 보았습니다. 걷는 건지, 뛰는 건지 모르겠는 1학년 아이들은 옆집 아이처럼 귀여웠습니다. 그리고 “1학년은 힘들다, 요즘 1학년은 더 힘들다.”라는 말을 들을 때면 귀여웠던 아이들이 언제 변신할지 모를 판타지 영화 속 요정처럼 무섭기도 했습니다.
저는 교직 경력 18년 차가 되어서야, 남의 이야기 같았던 1학년이라는 세상에 입문하였습니다. 차곡차곡 키워온 경력의 숫자를 믿고 도전했지요. 하지만 제가 가졌던 자신감은 아직 1학년을 맡아본 적 없었기에 가졌던 ‘허세’라는 것을, 1학년 입학 첫날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낳고 육아하며 다들 하소연하지요? 애 낳고 키우는 게 이렇게 힘든 거라고 왜 말 안 해줬냐고요. 1학년을 만난 제 마음이 딱 그 마음과 같았어요. ‘1학년 힘들다, 요즘 1학년은 더 힘들다’라는 말은, ‘1학년을 다시는 하고 싶지 않게 될 거다.’라는 정도의 힘듦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같은 말을 열 번 하는 것, 똑같은 종이접기를 스무 번 하는 것은 힘든 일도 아니었습니다. 고집부리기, 울며 떼쓰기, 화내고 물건 던지기, 놀이에서 졌다고 구석에 숨어버리는 1학년 아이들을 지도하는 일이 제겐 너무 버거웠습니다.
저는 학교 가기 싫은 선생님이 되어 출근길에 여기저기 하소연 전화를 했고, 퇴근하며 교무실에 들러 “저 내일 출근 못 할 수도 있어요.”라고 선전포고도 했습니다. 저는 경력이 무려 18년이나 되는 선생님인데 말입니다.
1학년 선생님이 되기 전에 미리 공부했으면 어땠을까?
저는 어려움을 만나면 책을 찾습니다. 1학년을 맡고 쩔쩔매던 저는 이번에도 책을 찾았습니다. 읽고 답을 구하고 학급에 적용하며 그렇게 일 년을 보냈습니다.
1학년을 제대로 배운 후, 다음 해에는 능력자 1학년 선생님으로 변신하여 1학년 학급경영과 학습 지도를 잘 해내었습니다. 무사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1학년 아이들과 생활해 보니 ‘1학년 선생님이 되기 전에 미리 공부했으면 어땠을까? 1학년 학급경영을 톺아보기 해주는 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1학년을 다시 맡은 둘째 해에는 1학년 생활을 기록으로 남겼습니다.
1학년 담임 배정 후 주어지는 준비 기간은 2주입니다. 입학식 준비도 해야 하기에 진득하게 앉아 연수를 듣는 것도, 긴 호흡의 책을 읽기도 쉽지 않지요. 시기별로 필요한 핵심 지도 내용을 엮은 이 책은 1학년 선생님께서 일 년 내내 옆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찾아 읽을 수 있는 책이 될 거예요.
이 책의 2장에는 입학식, 입학 적응 활동 그리고 학생들의 기본 생활 습관을 잘 형성할 수 있는 3월 초의 지도 내용을 담았습니다. 3장에는 1학년 학습 및 생활 지도가 쉬워지는 학급경영의 알짜 노하우, 4장에는 학생들의 다툼 지도, 문제 행동 지도, 학부모 대하기 등의 구체적 생활 지도 내용을 담았으니 2, 3, 4장은 입학식을 준비하며 읽으시면 1학년 학급경영의 시행착오를 줄이고 보다 안정적인 3월을 맞이하실 수 있을 거예요.
5장 ‘1학년 수업하기’에는 선생님들께서 부담스러워하시는 한글, 수학, 체육 수업을 미리 훑어드렸고 지도 유의점, 활용 교재 및 교구를 안내하였습니다. 수업 준비가 한결 수월해지리라 기대합니다. 6장은 독서, 그림일기, 줄넘기 등 모든 것이 처음인 1학년의 단계별 지도법을 실었고, 7장에는 입학 100일 잔치, 현장 체험학습, 학급 학예회 등 1학년의 굵직한 행사를 준비하실 때 도움이 될 내용을 담았습니다.
초등교사로서 1학년을 만난 것은 참 의미 있는 일이었습니다. 고학년 담임을 하면서 어딘지 모르게 놓쳤던 기본 생활 지도가 무엇인지 찾았고 방법도 알게 되었습니다. 마치 없어진 퍼즐을 찾은 것처럼요.
저처럼 고경력임에도 1학년을 처음 맡는 선생님, 1학년을 몇 번 해보고 도저히 나와 맞지 않아 겁이 나시는 선생님, 1학년을 맡아 고군분투하시는 저경력 선생님, 초등 학급경영의 기본을 알고 싶으신 선생님께도 이 책을 권합니다. 제가 찾은 보물이 선생님들께 1학년을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드릴 거라 기대합니다.
1학년 아이들의 귀염둥이 짓에
함박웃음 웃는 어느 날
1학년 선생님 장소영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