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이 우리에게 말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어린 시절의 경험이 성인이 돼서도 두려움을 주는 이유는 왜일까? 두려움과 트라우마는 우리의 유전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장 고통스러운 경험을 상세하게 기억하거나 완전히 잊어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나친 두려움은 뇌와 신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트라우마란 무엇이고 어떻게 하면 트라우마의 영향을 제거할 수 있을까? 공포증, 불안, PTSD를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과 치료법은 있을까? 그리고 그 기술과 치료법은 어떻게 작동할까? 어떻게 하면 미디어의 끔찍한 뉴스로부터 나 자신과 가족을 보호할 수 있을까? 정치 지도자들이 우리를 조종하기 위해 사용하는 수법은 무엇일까? 이 책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서 쓰였다. 이 책은 두려움과 불안에 대한 포괄적인 리뷰이며 인간의 삶에서 두려움이 가진 가장 뚜렷한 측면을 다루고 있다. _9쪽
고도의 발달한 언어 기술을 가진 종으로서 우리가 보유한 기술 중 많은 것은 구어나 문어 상관없이 타인의 말을 통해서 배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이 우리에게 말해준 것을 통해서 무엇을 두려워해야 할지 판단하며, 이는 진화론적인 측면에서 장점으로 작용한다. 수천 년 전, 부족의 노인들이 영토의 어떤 곳에 포식자들이 살고 있으니 그곳을 피하라고 조언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타인에게 전해 들은 위협이 크면 클수록 우리는 그 경고에 귀를 기울일 가능성이 높다 _91쪽
진화론적 관점에서 두려움의 기능은 위협이 수반하는 해로부터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다. 우리는 부상, 죽음, 자원의 상실을 피하기 위해서 투쟁과 도주라는 도구를 갖고 있다. 우리 인간과 다른 동물들은 상황을 파악해서 위험의 대상을 공격할 때도 있고 도주할 때도 있다. 겁먹은 사람이나 동물은 자기보존을 위해서 무엇이 더 적절한지에 따라 투쟁 혹은 도주 사이를 오고 간다. 그리고 투쟁이 반드시 전면적인 공격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궁지에 몰린 고양이가 씩씩거리고, 필사적인 개가 이빨을 드러내면서 으르렁거리며, 괴롭힘을 당한 아이는 소리를 지른다. 그들은 모두 자신이 보내는 신호를 상대가 진지하게 받아들여서 자신을 더 이상 괴롭히지 않기를 바란다. _138쪽
집단적 트라우마는 공동체와 국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쟁, 점령, 억압은 후생적 변화와 세대 간 트라우마 전이를 통해서 좀 더 분명한 형태로 수세대에 걸쳐 국가에 영향을 미친다. 한 국가의 국민은 외부인을 믿기 어려워지고, 자원이나 잠재적 손실을 경계하고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그들은 긴장을 풀 수 없을 것이다. 문화적으로 그들은 불행한 일이나 잠재적 위협에 모든 에너지를 쏟기 때문에 여유를 잃어버릴 수 있다. 공격성과 폭력의 악순환은 트라우마에 대규모로 노출된 결과일 수 있다. _204쪽
두려움과 역경은 우리를 더 현명하게 만들고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진정한 위험을 경험한 사람들, 전쟁으로 친구를 잃은 사람들, 생존이 경각에 달렸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상황을 좀 더 현실적인 눈으로 바라볼 때가 많다. 이전에 자신의 목숨을 걱정했던 사람은 직장 상사와의 불화, 실직이나 자동차를 분실할 가능성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을지 모른다. 역경을 견뎌낸 사람들은 성숙해지고 무엇이 진정으로 중요한지를 판단하면서 더 현명해진다. 죽음의 문턱까지 갔다 오는 경험은 삶의 진정한 의미를 알게 해주는 가장 순수한 진실의 순간 중 하나다. 그 순간 모든 것이 진실이 되고, 중요하지 않은 것은 사라지고, 오로지 현실만이 남는다. _241쪽
소셜미디어 이전의 삶을 알 만큼 나이를 먹은 사람들은 페이스북의 탄생을 지켜보며 얼마나 흥분했었는지 기억한다. 오랫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가족과 친구들과 다시 연락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다. 그러고 나서 우리는 공통의 경험과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기 시작했고,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이 우리 삶 안으로 들어왔다. 디지털 세상은 빠르게 변했다. 소셜미디어는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수백 수천 명의 사람들, 입증되지 않은 한 줄 뉴스, 무작위 사진, 관심 끌기, 자아도취, 자기연민, 무작위 광고 등이 뒤죽박죽 섞인 프랑켄슈타인으로 변해버렸다. _31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