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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의료 시대가 온다


  • ISBN-13
    979-11-93135-24-2 (9351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청년의사 / (주)청년의사
  • 정가
    3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7-22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강진형
  • 번역
    -
  • 메인주제어
    의료진단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의료진단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2 * 223 mm, 406 Page

책소개

딱 맞는 치료를, 딱 맞는 시점에, 딱 맞는 환자에게!

이제는 데이터 기반의 정밀의료 시대다!

 

지금까지의 의학은 평균적인 사람들에게 들을 만한 하나의 치료법을 제공하는 ‘모두에게 동일한 사이즈의 옷을 제공하는 것(one-size-fits-all)’과 같은 방식이어서 잘 듣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부작용만 심하게 나타날 수 있었다. 반면,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는 각 개인의 유전정보, 생활습관, 환경 등 다양하고 긴밀하게 연계·통합된 빅데이터에 기반하여 세분화된 질병분류에 따라 맞춤형 치료나 치료제를 제공하기 때문에 의료자원이나 시간의 낭비를 줄이고 치료 성적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다. 

이 책은 정밀의료는 어떻게 등장했으며 무엇이 중요하고 왜 중요한지, 앞으로의 의료와 제약산업, 그리고 우리의 삶 전반에 정밀의료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종양내과 전문의인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생각을 기록한 책이다. 저자는 현재 우리가 암을 거의 모르고 치료했던 항암화학요법의 시대에서, 암을 조금 알게 된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시대를 지나, 유전체 단위로 암을 잘 알게 된 정밀의료 시대에 들어와 있다고 이야기한다. 정밀의료 시대는 데이터 홍수의 시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전통적인 피 검사나 조직 검사 결과를 통해 얻어내던 정보에 비해 더 많은 종류와 양의 데이터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저자는 이 데이터들을 잘 저장하고 필요할 때 효율적으로 활용하여, 환자 중심의 개인 맞춤형 의료를 적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정밀의료로 확 달라질 미래의 진료실과 처방전에 대해 알아보자.

목차

서문

 

1장_ 정밀의료가 주는 가장 큰 혜택은 무엇인가 

 정밀의료 도입 후 달라진 진료실과 처방전, 그때의 환자를 지금 치료한다면

 정밀의료의 태동

 표적항암제의 등장과 폐암 치료제 발전사

 

2장_ 정밀의료는 어떻게 다른가

 기존 의학과 정밀의료

 생존곡선과 통계의 맹점을 찌른다

 기존 환자군의 붕괴와 세분화: 폐암과 정밀의료

 난공불락의 요새, 소세포폐암

 유방암의 진정한 개인 맞춤 치료

 전이성 방광암의 표적치료

 췌장암의 표적치료 

 대장암의 맞춤 치료

 

3장_ 정밀의료는 왜 중요한가

 미국이 국가 차원의 정밀의료계획을 선포한 배경과 이유

 내 몸 안에서 답을 찾는다: 암 치료를 어렵게 만드는 종양 이질성과 이에 따른 ‘약물 내성’ 극복기

 정밀의료 분야의 선두주자, 미국

 

4장_ 정밀의료 시대의 암 치료

 정밀의료의 첨병에 가다

 NGS의 미래

 CAR-T 이후 세포 치료제의 진화

 차세대 유전체 분석법과 멀티오믹스 

 리바인 암센터: 지역병원 중심의 암 정밀의료 네트워크

 

5장_ 정밀의료는 암 치료에만 적용될까

 당뇨 정밀의료

 고혈압 정밀의료

 심장질환 정밀의료

 호흡기질환 정밀의료

 희귀질환 정밀의료

 

6장_ 정밀의료 시대의 임상시험

 실험적 치료인 ‘임상시험’은 어떻게 진행되어 왔나 

 적은 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가능해진 이유: 촉진형 임상시험의 탄생

 유전체 개념의 도입으로 더욱 발전한 임상시험: 마스터 프로토콜 임상시험의 출현

 임상시험의 변하지 않는 기본적 본질과 미래지향점

 

7장_ 정밀의료는 제약산업을 어떻게 바꿔 놓을까

 정밀의료와 신약개발

 생체표지자와 신약개발

 정밀의료의 선봉에 선 글로벌 제약사들

 

8장_ 정밀의료를 현실화하기 위해 부딪히는 몇 가지 문제들

 검사는 했지만 맞는 치료제가 없다면 

 흩어져 고립되어 있는 보건의료 데이터, 왜 문제인가

 환자, 산업계, 정부 등 각 이해관계자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9장_ 정밀의료 데이터 왜 중요한가

 정밀의료의 현재와 미래를 잇는 가교, ‘데이터’

 민감한 환자 정보의 개인정보 보호 이슈는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나

 실사용데이터의 현황과 미래

 

10장_ AI는 정밀의료에 어떻게 사용되고 있나

 챗GPT 열풍

 AI는 보건의료에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까

 디지털 헬스와 정밀의료

 

11장_ 정밀의료로 어디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을까

 암 이질성에 대한 완벽한 이해와 완치에 대한 희망

 혈액을 통한 좀 더 수월한 유전자 검사, 액체생검

 종양 이질성에 대한 다양한 차세대 검사법

 치료 효과는 최대로 부작용은 최소로, 방사성의약품

 진정한 개인 맞춤형 치료를 위한 정밀의료의 향후 여정 

 

12장_ 최종적인 미래 의료 서비스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가까운 미래: 정밀의료 암센터

 먼 미래: 메타버스 병원과 의료관광 그 너머

 

맺음말

 

감사글

 

본문인용

본격적으로 ‘정밀의료’를 촉발시킨 것은 유전체 분석 기술의 발전이다.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중국, 일본 등의 국가가 1990년에 시작한 ‘인간 게놈 프로젝트’가 2003년 4월 완료되고 이후 최근까지 이어진 후속 연구를 통해 약 30억 개의 인간 DNA 염기서열 대부분이 확보되었으며 암을 포함한 수많은 질병과 관련된 유전자 돌연변이도 밝혀지고 있다. 유전체 분석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이전보다 적은 돈을 지불하며 빠르게 유전자 돌연변이 분석 결과를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17년 3월부터 NGS 검사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시작되어 암 환자들이 50%의 본인부담금을 지불하고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_19~20쪽(1장. 정밀의료가 주는 가장 큰 혜택은 무엇인가)

 

아직까지도 우리는 암이라는 질환을 다 이해했다고 이야기할 수 없지만, 관련된 학문이 20~30년 전부터 급속히 발전하면서 정밀의료는 자연스럽게 태동했다고 보인다. 여기에서 한 가지 오해할 수 있는 부분인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은 정밀의료 치료법에는 포함될 수 없는가’에 대해 짚고 넘어가겠다. 유전체 검사를 했는데 지금까지 밝혀진 면역항암제나 표적치료제를 적용할 수 없으나 기존 항암화학요법에 좋은 결과를 보인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는 환자라면, 당연히 항암화학요법을 적용할 수 있고 이 또한 정밀의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기존의 치료법을 적용하더라도 이를 ‘정밀의료’라는 시각에서 바라본다면 정밀의료 치료법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정밀의료란 환자에게 투여되는 약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또 정밀의료 치료법은 이전보다 부작용 관리에 대해 더 비중을 둘 것이다. _95쪽(2장. 정밀의료는 어떻게 다른가)

 

이처럼 정밀의료를 둘러싼 이해관계자와 관련 집단이 함께 발전해서 생태계를 만들어가지 않는 한 정밀의료는 현실화되기 어렵다. 정밀의료 생태계에는 지금 현재 의료에 종사하는 이해관계자들이 그대로 포함된다. 예를 들어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의사, 약사, 간호사 등 보건의료 전문가와 병의원, 보건소, 약국 등의 의료기관, 치료제와 진단 시약/기기 등을 만들어내는 제약회사, 바이오테크 기업, 진단기기 회사, 디지털헬스 관련 회사, 임상시험을 직접 시행하는 기관이나 연구소, 임상시험대행기관(contract research organization, CRO), 환자와 환자의 보호자, 환자 단체, 보험 지불자(우리나라로 치면 건강보험공단),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같은 관련 정부기관이 모두 모여 ‘정밀의료 생태계’를 형성한다. 또한 이 생태계가 살아 숨 쉬고 움직이기 위해서는 이해관계자들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라 예산과 규제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이런 생태계에 대한 ‘혁신적 규제(innovative regulations)’가 없으면 정밀의료의 구현은 어렵다. ‘혁신적 규제’는 다소 앞뒤가 안 맞는 용어이지만 일정한 규제 적용과 혁신적인 산업 성장이라는 이중적인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 정밀의료 생태계의 이해관계자들이 환자를 중심으로 예방과 치료의 수단을 엮어가면서 질병 예방, 진단과 치료, 치료 경과에 대한 모니터링을 수행하고 관련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예산과 규제다. _122~123쪽(3장. 정밀의료는 왜 중요한가)

 

이처럼 데이터와 머신러닝을 접목한 정밀의료 접근법은 현재의 심부전 치료를 보다 이상적이고 최적화된 치료로 바꿀 수 있다. 현재 심박출 감소 심부전(heart failure with reduced ejection fraction, HFrEF)은 심부전 증상이 나타나는 즉시 베타 차단제, 안지오텐신 수용체 차단제, 이뇨제(spironolactone), SGLT-2 억제제 등의 약물 치료를 시작한다. 반면, 정밀의료 접근법을 도입한 심부전 치료 모델은 유전적으로 심혈관질환이 의심되는 환자에서 3대 가족의 병력을 모두 조사하고 유전자 변이 검사와 함께 유전 상담을 받도록 한다. 심근병증 유전자 패널을 사용하여 심근병증 유전자 변이를 진단하고 특정 질환에 대한 영상 및 실험실 검사도 함께 한다. 유전자 검사로 비후성 심근병증(hypertrophic cardiomyopathy, HCM), 파브리병, 아밀로이드증(amyloidosis)이나 사르코이드증(sarcoidosis) 등을 찾아내서 치료 계획을 완전히 바꿀 수 있으며, 이는 (같은 유전자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환자의 가족을 대상으로도 유전자 검사와 스크리닝이 시행될 수 있다. _170~171쪽(5장. 정밀의료는 암 치료에만 적용될까)

 

한 사람이 살아가면서 얻어지는 모든 정보들이 정밀의료 데이터를 구성하는 요소가 되며, 이런 정보들은 병의원의 전자차트나 진단서, 의무기록 사본, 유전체 등 각종 검사 결과지 등을 통해 얻을 수도 있고 휴대전화나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얻어질 수도 있다. 이러한 정보를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조기에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예방과 치료법을 제공하는 것이 정밀의료이기 때문에 데이터는 정밀의료의 근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결국 데이터가 점점 축적되어 자연스럽게 빅데이터가 되고, 빅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해 분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딥러닝과 AI가 반드시 필요하다. 즉 결론을 얻어야 하기에 분석을 해야 하고, 이를 위해 딥러닝과 AI가 필수적인 것이다. 4차산업의 모든 요소들이 여기에 포함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_277쪽(9장. 정밀의료에서 데이터 왜 중요한가)

 

최근에 주목받고 있는 방사성의약품은 정맥주사 또는 경구로 투여되어 전신적으로 작용하는 약물로, 방사선을 방출하는 방사성 동위원소와 특정 암세포를 표적하는 리간드가 결합되어 있다. 이 약물이 표적 부위에 도달하면 방사선이 방출되어 암세포의 DNA를 파괴하고 세포사멸을 유도해 암세포를 죽인다. 이렇게 하면 몸 밖에서 방사선을 조사하는 기존의 방사선치료(radiation therapy)로는 도달할 수 없는 뼈나 뇌까지도 치료가 가능하다. 방사성의약품은 여러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전이 부위를 포함해 특정 암세포를 표적할 수 있으며, 약물 투여 전 방사성추적자(radiotracer)를 활용한 영상검사를 통해 치료 용량을 결정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에너지 레벨, 다른 종류의 방사선을 방출하는 매우 다양한 방사성 동위원소가 존재하기 때문에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았던 암세포도 효과적으로 죽일 수 있다. 방사선의약품은 몸 밖에서 방사선을 조사하는 방사선치료와 달리 특정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정상세포의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를 사멸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기존의 방사선치료 대비 피로감, 방사선 조사 부위의 피부 반응 등 전신 부작용이 적다. 게다가, 이런 치료 과정을 영상 검사를 통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치료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_347~348쪽(11장. 정밀의료로 어디까지 기대해 볼 수 있을까)

 

데이터 중심의 의사결정을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가 지금보다 더 활발히 행해지더라도, 환자의 아픈 몸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보듬는 치료는 데이터나 AI, 딥러닝 등 기술이 대신해 줄 수 없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 병원의 의사는 친절한 것은 물론, 신뢰받는 의사가 되어야 한다. 환자에게 신뢰받는 것은 지식의 깊이, 카리스마, 친절에 더해 환자의 정서까지도 보듬어 줄 수 있을 때 가능할 것이다. 신뢰를 얻기 위해 의사는 어떤 노력과 자질을 갖추어야 할지에 대한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 AI가 많은 직업을 대체할 수 있다는 예측이 있었지만, 진료실에서 이루어지는 환자와 의사 간의 상호작용은 절대 대신할 수 없다. 그에 더해 병원의 인테리어는 지금의 병원을 생각하면 딱 떠오르는 모습이 아니라, 레스토랑이나 극장처럼 편안한 분위기의 상당히 간소화된 공간에서 진료를 받을 수 있는 그런 모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의과대학의 교육 과정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밀의료의 발전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_393~394쪽(12장. 최종적인 미래 의료서비스의 모습을 그려본다면)

서평

정밀의료 도입 후 달라진 진료실과 처방전,

그때의 환자를 지금 치료한다면 

1991년, 저자는 처음으로 암 환자를 진료한다. 그 당시 혈액 검사, 흉부 X선 검사, 흉부 CT 스캔 그리고 폐에서 암 조직을 떼어 내는 생검 등을 통해 폐암을 진단하고 백금 기반 항암제나 탁센 기반 항암제를 처방했다. 32년이 지나 정밀의료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정밀의료 도입 후 달라진 진료실에서 달라진 처방전으로 그 환자를 다시 진료한다면 무엇이 달라질까? 

저자는 우선 암 진단을 위해 앞서 언급한 전통적인 검사 방법에 추가로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을 실시하고, 적합한 치료제를 선택하기 위해 이 환자의 암은 어떤 유전자가 어떤 유형의 돌연변이를 갖고 있는지 파악할 것 같다고 말한다. 그다음으로 환자의 유전정보에 혈액 검사 결과, 영상 검사 결과, 병리 검사 결과 및 환자가 어떤 환경에서 생활하는지, 직업적인 특성이 어떠한지, 흡연 및 음주 여부 등에 대한 임상정보를 종합해 폐암 중에서도 KRAS G12C 돌연변이를 갖고 있으며 뇌 전이를 동반하는 비소세포폐암 4기로 진단하고, 이 환자에게 딱 맞는 KRAS 저해 표적치료제로 치료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 저자는 최근 4~5년 전부터 이와 같이 ‘정밀의료’를 임상 진료 현장에 도입하여 암 환자를 진단하고 치료하고 있다. 

 

과거 통계의 맹점이나 부족한 점들을 찾아내는 정밀의료

저자의 전문 분야인 암을 예로 들면, 하나의 치료법으로 모든 대상 환자들에게 잘 들을 것이라고 가정한 것이 기존의 ‘항암화학요법’인데, 실제 효능은 들쭉날쭉하며 부작용은 아주 기초적인 것만 신경 썼다고 할 수 있다. 그다음으로 2000년 초반에 등장한 것이 특정한 표적(타깃)을 가진 환자들만 선별하여 치료하는 ‘표적치료제’다. 지금까지 암 치료는 이 항암화학요법과 표적치료제 중심으로, 새로운 치료제가 개발되면 확증적 3상 임상시험의 생존곡선을 통해 기존 치료제보다 생존기간을 더 연장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뒤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아 시판되었다. 그러나 저자는 실제 진료실에서 암 환자를 치료해보면 임상시험과는 다른 현실을 맞닥뜨리게 된다고 말한다. 즉, 생존곡선을 통해 보이는 통계의 이면에 이 치료제가 더 잘 듣거나 잘 듣지 않을 환자가 숨겨져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람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 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HER2)가 과발현된 모든 유방암 환자에서 허셉틴(성분명: trastuzumab)과 같은 HER2 표적치료제가 생존기간을 연장하지는 않는다. 하나의 생존곡선 안에 모두 포함되어 있는 허셉틴이 듣는 환자와 듣지 않는 환자를 세분화할 수 있으며, 이는 유전체 검사에 의해 가능하다. 이와 같이 통계의 이면에 숨어 있는 환자를 찾아내는 것이 ‘정밀의료’다. 

 

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밀의료’,

데이터 기반의 환자 맞춤형 진료를 꿈꾸다!

이 책은 기록과 데이터의 중요성에 대한 깨달음에서 시작되었다. 돌에 새긴 그림이나 문자, 목판, 종이, 금속활자, 컴퓨터와 태블릿에 이르기까지 기록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고 진화되어 왔다. 현재 우리는 ‘기록’에 그치지 않고 이러한 기록들이 쌓인 빅데이터를 저장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이 개발되어 필요로 하는 유용한 정보를 다시 뽑아서 활용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다. 제임스 왓슨과 프랜시스 크릭의 DNA 이중나선 구조 발견을 시작으로 DNA 중합효소(DNA polymerase)를 이용하여 아주 적은 양의 DNA만으로도 짧은 시간에 특정 부위의 유전자를 기하급수적으로 증폭시킬 수 있는 중합효소 사슬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과 분자유전학의 발전,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HGP)의 성공적인 완료 그리고 이 프로젝트를 통해 얻어진 기술적인 발전들이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NGS)으로 상용화되어 진료 현장에까지 도입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지나오며 마치 작은 물줄기들이 강으로 합쳐지고 그 강들이 바다로 한데 모여 깊이와 넓이를 헤아릴 수 없는 ‘데이터’의 망망대해를 만들어낸 것과 같은 형국이 되었다. 의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정밀의료’는 학문적 성과와 기술적 발전의 융합으로 기틀을 마련했고, 이 과정에서 ‘기록’을 통해 쌓인 ‘데이터’가 정밀의료의 발전을 견인하고 있다. 

이 책은 정밀의료가 무엇인지, 기존 의학과 어떻게 다른지, 저자의 전문 분야인 암 치료에 있어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뿐만 아니라 암 외에 정밀의료가 적용 또는 도입되기 시작한 질환 중에서 당뇨, 고혈압, 천식, 심부전, 희귀질환 등에 대해 독자들이 흥미롭게 볼 수 있는 내용을 중심으로 간략히 다루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이 외에도 정밀의료 시대의 임상시험, 정밀의료가 제약산업을 어떻게 바꿔 놓을지, 정밀의료를 현실화하는 데 있어 나타나는 문제점, 정밀의료로 달라질 미래 의료 서비스의 모습까지 저자의 생생한 경험과 생각이 담겨 있다. 이제까지 이토록 자세하고 쉽게 ‘정밀의료’에 대해 정리한 책은 없었다. 이제 환자 개인의 맞춤형 치료를 위한 정밀의료를 개괄하고 그 전망과 잠재력에 대해 알아보자.  

저자소개

저자 : 강진형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 의학 석사와 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성모병원에서 수련하여 종양내과 전문의가 되었고,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에서 암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1996년부터 2년간 미국 코넬대학교(Cornell University) 의과대학에서 연구강사를 지내며 암 전이에 관심을 갖게 되어, 이후 MD 앤더슨 암센터(MD Anderson Cancer Center)와 폭스 체이스 암센터(Fox Chase Cancer Center)에서 단기 연수를 받았다. 지금까지 200여 건의 임상시험에 연구자 또는 연구책임자로 참여하였고, 250건이 넘는 관련 논문을 국내외 학술지에 게재하였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2019년 보건복지부장관 표창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중앙약사심의위원회,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암질환심의위원회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위원을 역임했으며, 대한항암요법연구회 회장, 대한두경부종양학회 회장, 대한폐암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또한 저자는 병원 밖의 세상에도 관심이 많아, 지난 2018년 고려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의 EMBA 과정을 졸업하였다. 대학병원 교수로서의 인생 1막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의학과 비즈니스가 만나는 인생 2막을 계획하고 있으며, 정년을 앞두고 지난 수년 동안 여러 강의나 강연을 통해 전했던 의학에 대한 이야기들을 글로 옮기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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