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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숲은 계속된다


  • ISBN-13
    979-11-986371-7-8 (04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타이피스트 / 타이피스트
  • 정가
    1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7-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다연
  • 번역
    -
  • 메인주제어
    시: 근현대 (1900년 이후)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시 #시: 근현대 (1900년 이후)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0 * 190 mm, 112 Page

책소개

2017년 『문학3』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다연 시인의 첫 시집 『나의 숲은 계속된다』가 타이피스트 시인선 004번으로 출간되었다.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의 목소리를 탐색해 온 시인은 빈칸과 공백과 바람의 언어를 손에 쥐고 일상의 소음에 지친 우리에게 에코의 목소리를 건넨다. 

 

어떤 말로도 채워지지 않는 존재의 상실을 통해 시인은 그 나날을 기록함으로써 너의 없음에서 발현되는 말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에 이른다. 허공의 목소리로, 한 끝의 부산스러움도 없이, 김다연 특유의 배려와 세심함이 돋보이는 문장들로 독자들을 나직한 숲의 세계로 초대한다.  

 

『나의 숲은 계속된다』는  ‘무’의 언어이자 그리움의 언어에서 시작된다. “너로부터 쓸 수 없는, 그러나 써야 하는 슬픔을 물려받은” 김다연에게 이 세계는 나와 너 사이의 거리이며, 변화와 깊은 사이의 스며듦이며, 적요와 소란 사이에서 발생하는 말들이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현의 울림을 닮은 그의 시는 ‘무’의 아름다움으로, 무엇보다 아름답게 태어난다. 


 

목차

1부 

너는 너의 밤을 중얼거리고 나는 나의 꿈을 웅얼거리고/ 아무 일도 아닌 거잖아/ 나를 너로 고쳐 쓰는 밤/ 고독은 나의 사(事)여서/ 자소서/ 기억은 기억되지 않는다/ 불빛을 지송(持誦)하다/ 시가 이렇게 쉽게 써지는 아름다운 홀로/ 그 여름의 빗물이 빈 밥그릇에 고여 가는/ 멈추지 않는 키보드 소리가 홀로 영화를 쓴다/ 너의 마침표 속에서 꽃으로 필 

 

2부 

다른 나라에서/ 고요의 단락에서/ 닥/ 상자 안과 밖의 어둠은 차이가 없다/ 겨우의 겨울/ Reality/ 시네마가 끝나고 시네마가 다시 시작되는 계절/ 나는 ‘너’로 시작하는 문장으로/ 너는 ‘나’로 시작하는 문장으로/ 은는이가와 헤어지는 입술들/ 다음 문장은 없다

 

3부

‘ㄹ’이 사라진 밤/ 기억은 기억되지 않는다/ 스퀴즈/ 녹는다/ ‘ㄹ’이 사라진 밤/ 너에게로 가는 메모/ ‘같은데’라는 말을 하면 안 될 거 같은데/ 일어설 수 없는, 불빛에 걸터앉은 씀으로부터/ 모든 겨울이 지나간 뒤에 홀로 남겨진 의자가 있었다/ 겨울 담요에서 새털이 날리고 달빛 엉클어지는 지붕 위에서 고양이 잠을 청하다 

 

4부 

슬픔의 최종본/ 지금 흐르는 눈물은 몇 시 몇 분의 슬픔일까?/ 영/ 기억은 기억되지 않는다/ 하염없는 보케Bokeh들의 내일은 하얗다/ 몇 방울의 물로 너의 강에 닿을/ 가도 가도 먼/ 출처 없는 숲을 거닐다/ 종점/ 다음에 올 지저귐


산문─말의 울음을 듣다

본문인용

무언가 쓰고 싶었는데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는 밤일 뿐인데

 

그저 눈을 감고 있을 뿐인데 

몸에서 새가 울고 강이 흐른다

 

나는 조금 더 누워 있어야 할 것 같아 

나무 곁으로 옮겨 가야 할 것 같아

 

―「너는 너의 밤을 중얼거리고 나는 나의 꿈을 웅얼거리고」중에서

 

 

 

 

나는 어떤 모종이었기에 어떤 흙에서도 자라지 못했을까? 허구의 잎. 그림자에 안겨 곤한, 몽상으로부터의 광합성.

 

빛을 받아 자라나는 능력을 갖지 못했다는 단 하나의 과오

 

나를 웃게 한 것이 나를 울게 한다는 것. 나를 울게 한 것은 결국 나라는 걸 알 때까지 울고 우는 것. 

―「고독은 나의 사(事)여서」중에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살아 있었는지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죽어 있는 건지

 

자야 하는데 잠이 오질 않는다. 배가 고픈 거일 수도 있다. 빵을 씹다가 종이를 씹다가 이미 부활한 것일 수도 있다. 

―「불빛을 지송(持誦)하다」중에서

 

아픔이 아프지 않다고 하기엔 슬픔이 슬프지 않다고 하기엔 너무 아프고 슬퍼서 끝까지 읽을 수 없어 덮어 둔 페이지에서

 

(....)

 

차가운 발을 만지면 들리는 속삭임은

 

춥다는 말일 것이다 

미안하다는 말일 것이다 

―「‘ㄹ’이 사라진 밤」중에서

 

 

비가 내리고 있어 기르던 개가 떠나고 그 개의 빈 밥그릇에 빗물이 고이고 있어

 

눈물이 아닐 때까지 슬픔을 쓴다면 마침내 수증기에 도달하겠지 그러나 쓸 수 없음이 우리의 마지막이어서 그 여름은 너를 다시 시작하고 나는 다시 시작된 여름 속에 있어 

―「그 여름의 빗물이 빈 밥그릇에 고여 가는」중에서

서평

“나는 조금 더 누워 있어야 할 것 같아 

나무 곁으로 옮겨 가야 할 것 같아”


 

너에게서 시작되었으나, 너에게서 멀어진, 

없음에서 태어나는 말들의 아름다움

 

2017년 『문학3』에 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다연 시인의 첫 시집 『나의 숲은 계속된다』가 타이피스트 시인선 004번으로 출간되었다.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의 목소리를 탐색해 온 시인은 빈칸과 공백과 빈 바람의 언어를 손에 쥐고 우리에게 에코의 목소리를 건넨다. 상실의 정서를 오랜 시간 궁굴려 온 시인의 문장은 어렵지 않은 시어로 깊은 여운을 남기며 독자들을 나직한 숲의 세계로 초대한다.


 

모든 오늘을 한 문장에 담기 위해 

‘너’를 옮겨 적으면서 나를 비껴가는


 

무언가 쓰고 싶었는데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는 밤일 뿐인데

 

그저 눈을 감고 있을 뿐인데 

몸에서 새가 울고 강이 흐른다

 

나는 조금 더 누워 있어야 할 것 같아 

나무 곁으로 옮겨 가야 할 것 같아 

―「너는 너의 밤을 중얼거리고 나는 나의 꿈을 웅얼거리고」중에서

 

시인은 무언가 쓰고 싶은데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른다. 책상에 앉아 눈을 감고 그 “무엇”인가를 생각한다. 그것은 〈시인의 말〉에 쓰인 것처럼, 이미 ‘잃어버린 것’이며 ‘애초부터 없었던 것’이며, 나아가 ‘없음으로 존재하는 것’이므로, 그래서 ‘어떤 말로도 채워지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기에 시인은 눈을 감고 “텃밭을 가꾸고 방울토마토를 기다리”는 소소한 일상의 일들을 생각한다. 작은 일상을 꾸려나가는 것만으로 시간은 다시 흐를 것이고, 그럼으로써 시인은 자신이 쓰고 싶은 무언가를 다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잃어버린 것, 한때 갖고 있었으나 지금은 없는 것으로 인해 시인의 시간은 멈추었고 그 잃어버림마저 잃어버렸기에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세계, 그 없음에서 태어나는 말들의 머뭇거림 속에서 빈 바람이 분다. 

 

 

 

나는 너로부터 쓸 수 없는 

그러나 써야 하는 슬픔을 물려받았다

 

나는 어떤 모종이었기에 어떤 흙에서도 자라지 못했을까? 허구의 잎. 그림자에 안겨 곤한, 몽상으로부터의 광합성.

 

빛을 받아 자라나는 능력을 갖지 못했다는 단 하나의 과오

 

나를 웃게 한 것이 나를 울게 한다는 것. 나를 울게 한 것은 결국 나라는 걸 알 때까지 울고 우는 것. 

―「고독은 나의 사(事)여서」중에서

 

아픔이 아프지 않다고 하기엔 슬픔이 슬프지 않다고 하기엔 너무 아프고 슬퍼서 끝까지 읽을 수 없어 덮어 둔 페이지에서

 

(…)

 

차가운 발을 만지면 들리는 속삭임은

 

춥다는 말일 것이다 

미안하다는 말일 것이다 

―「‘ㄹ’이 사라진 밤」중에서

 

존재의 상실을 통해 무한한 말들의 탄생을 지켜보던 시인은 그 나날들을 기록함으로써 너의 없음에서 발생하는 말들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나직한 목소리로, 한 끝의 부산스러움도 없이, 김다연 특유의 배려와 세심함이 돋보이는 문장들로 숲의 형체를 그려 나간다. 그러므로『나의 숲은 계속된다』는  ‘무’의 언어이자 그리움의 언어에서 시작된다. “너로부터 쓸 수 없는, 그러나 써야 하는 슬픔을 물려받은” 김다연에게 이 세계는 나와 너 사이의 거리이며, 변화와 깊은 사이의 스며듦이며, 적요와 소란 사이에서 발생하는 말들이다. 끊어질 듯 이어지는 현의 울림을 닮은 그의 시는 ‘무’의 아름다움으로, 무엇보다 아름답게 태어난다. 


 

저자소개

저자 : 김다연
2017년 『문학3』에 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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