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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 내린 눈


  • ISBN-13
    979-11-89052-81-2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나무향 / 나무향
  • 정가
    10,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8-20
  • 출간상태
    출간 예정
  • 저자
    김완수
  • 번역
    -
  • 메인주제어
    시: 시인별
  • 추가주제어
    시 , 시: 근현대 (1900년 이후)
  • 키워드
    #시: 시인별 #시 #시: 근현대 (1900년 이후) #브라질에내린눈 #김완수 #환경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0 * 210 mm, 152 Page

책소개

본질과 차이를 아우르는 시를 쓰는 김완수 작가의 시집이다. 제1부 대체로 맑음, 제2부 대체로 흐림, 제3부 구름 많음, 제4부 주의보라는 소제목으로 60편의 시를 담았다. 지구 환경에 관심이 많아 시집 제목도 환경시를 바탕으로 《브라질에 내린 눈》이다. 한 편 한 편에 삶의 성찰이 잘 녹아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대체로 맑음

 

하동河東 꽃바람  

남도 밥상  

복숭아 경전經傳  

여름 2  

새재엔 관문이 네 개 있다  

커크 더글라스의 턱  

왕관의 땅  

바다 제련소  

출어  

설명서  

애양원교회로 가는 길  

주소  

이호테우해변에서  

편백숲에 들다  

뭉크에게  

 

 

제2부   대체로 흐림

 

카프카의 눈  

꽃무릇  

바보  

거리 두기  

안녕, 빌리 조엘!  

칠칠이가 빈센트에게  

11월  

하멜등대에서  

사고 현장  

거짓말  

윔블던  

종합 병원 앞에서  

젖은 자기장  

봄날의 심야 영화  

게이트볼을 보는 시간  

 

 

제3부   구름 많음

 

감정 노동자  

산의 근황  

상봉相逢  

우물  

베이비 박스  

빈 볼  

비문증을 읽다  

애니멀 호더  

수달  

민주지산에서 띄우는 편지  

미나리  

케테 콜비츠  

말무덤[言塚] 2  

홍콩의 밤  

세 손가락  

 

 

제4부   주의보

 

두렁바위마을  

흰수마자  

플라스틱 바이러스  

브라질에 내린 눈  

헝거 스톤  

뒤집힌 우산  

포도葡萄  

허들링  

푸른곰팡이  

시에스타  

조경 수역  

오렌지  

뜨거운 족보  

발굴  

외할아버지의 섬  

 

해 설

김규성/ 본질과 차이를 동시에 아우른 고독한 자기 응시  

본문인용

삼바 축제의 육감적인 무희를 상상하고

새벽 축구 경기를 보며 소리 지를 때

한파는 벌거벗은 채 열대의 골문을 두드렸다

눈은 한파가 펑펑 모는 공

차가운 드리블은 태풍의 진로보다 현란絢爛하다

무희가 흔들어 대는 엉덩이처럼 뜨겁던 날들이

자책골을 넣은 수비수 얼굴같이 식었다

 

겨울의 민얼굴이 잊혔다면

남미 축구의 다혈질을 떠올려 보자

겨울은 붉으락푸르락한 얼굴을 가졌다

관중이 쏘아 올린 소리처럼

싸늘한 기운으로 달궈진 브라질

겨울엔 더 이상 공정한 경기를 치를 수 없다

 

이상 기후를 둘러싼 구경꾼들처럼

브라질 겨울의 심판은 편파적이다

김 서린 응원가를 부르는 심판이 있고

이국異國의 골 세리머니를 따라 하는 심판이 있다

웃음이 둥글게 만들어지고

심판들은 열대의 골문 안으로 차 넣는다

심판들은 한 무더기 폭설이 된다

이변의 구경꾼들은 훌리건이 되기 쉽지

경기장 밖으로 나온 겨울을 조심해야 한다

남미의 기상 캐스터들은 산타 복장을 하고

아마존 원주민들은 겨울옷을 사냥할 것이다

 

브라질에 내린 눈의 결정結晶은 사납다

사람들이 온실의 제단을 서성거릴 때

하품은 겨울과 통정해 한파를 낳았다

지구地球에 걱정이 쌓였다

-「브라질에 내린 눈」 전문

 

 

종합 병원 앞에선 물비린내가 난다

생사의 물길이 난 병원 삼거리

횡단보도에서 보행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굽이돌며 병원으로 들어오는 배가 있다

 

이곳의 물살은 빠르다

구급차가 굳은 표정으로 강을 건널 때

그 안에서 어느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삶도 건너고

내 살찌는 나날을 할퀴는 소리 들린다

소리가 날카로운 것은

내 삶에 각질이 껴 있기 때문이리라

-「종합 병원 앞에서」 부분

 

 

그해 여름엔 포도들이 이르게 떨어졌죠

주인 잃은 포도들이 익어 가던 노근리

사람들이 쫓기듯 마을에 들어오자

포도들은 단내를 놓고 사람들을 바라봤죠

사람들이 산그늘에도 깜짝깜짝 놀랄 땐

꽃자리마다 바르르 떨었을 거예요

 

사람들은 숨죽여야 하는 일이 낯설었죠

처음 짐을 싸 떠나온 길이라

엄마 손을 놓친 아이도 있고

고향을 두고 온 어른도 있었죠

사람들이 낮은 소리에도 기우뚱거릴 때마다

포도들은 손을 내밀고 싶었을 거예요

-「포도葡萄」 부분

 

태초에 꽃이 있었나

휑뎅그렁하던 과수원에

한 우주가 화창하게 팽창하면

꽃들이 먼저 제자리를 찾는다

 

봄날의 과수원은 연분홍빛 우주

나무마다 생명체가 깃들고

다음 삶을 위해

꽃들이 기꺼이 몸을 던지면

열매들도 행성같이 들어앉는다

여름 한철 우주가 발그레해진다

 

행성들이 달콤한 지각 변동을 할 때

이따금 유성같이 떨어지는 비

행성과 유성의 사생아인 듯

단내는 신비롭게 우주를 떠돈다

 

표면에 땀방울이 송송 내돋는 것은

행성마다 태양 주위를 돈다는 증거

또 다음 삶을 위해

순순히 손 놓는 일 있을 때

단내도 따라 낙하지점을 찾는다

 

복숭아에 새겨진 말씀들을 읽는 시간

우주의 속살을 한입 깨물자

내 기다림이 감탄사로 풀이된다

-「복숭아 경전」 전문

 

자기磁氣가 흐르는 곳마다 달콤한 갯내

뭍이 굼실굼실 물결치는 날

목석같던 마음도 끌리는 자석이 되고

이어도는 새근새근한 자성磁性을 띠리

온 바다가 찌릿한 자기장

바다는 쇠붙이 마음도 끌어당기니

나는 해무 낀 대양도 즐거이 항해하겠네

-「젖은 자기장」 부분

서평

김완수에게 전통적 시간이 지시하는 내면세계의 보편적 가치관/구심력이 본질이라면 외향적 망향의 공간을 바탕으로 한 방랑/원심력은 차이(변화)로 볼 수 있다. 그는 본질과 차이를 동시에 아우른 시인으로, 어느덧 시의 혼과 육질을 결 따라 흔적 없이 주무르고 있다.

- 김규성(시인)

저자소개

저자 : 김완수
광주광역시에서 나서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에서 자랐으며, 2013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시조가, 2014년 제10회 5.18문학상 신인상에 시가, 2015년 광남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2021년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됐다. 작품집으론 시집 『꿈꾸는 드러머』(2019), 동화집 『웃음 자판기』(2020), 시조집 『테레제를 위하여』(2022), 시집 『브라질에 내린 눈』(2024)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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