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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


  • ISBN-13
    979-11-7040-276-3 (0480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열림원 / 도서출판열림원
  • 정가
    18,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7-3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헤르만 헤세
  • 번역
    박종대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에세이, 문학에세이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15 * 185 mm, 384 Page

책소개

★★열림원 총서 ‘열다’ 론칭★★

 

일상의 틈을 여는 사유의 창, ‘열다’

 

거장들의 품격 있는 문장과 사유를 소개하는 열림원의 총서 ‘열다’를 독자 여러분께 새롭게 선보입니다. 에세이, 시, 소설, 편지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매혹적인 사유의 흔적들을 찾아 모아, 유려한 번역과 화사하고 콤팩트한 디자인의 책으로 엮습니다.

‘열다’는 일상의 틈을 여는 사유의 창이자, 무한한 숲으로 향하는 작은 문입니다. ‘기쁜 책들의 숲’인 ‘열림원(悅林院)’의 이름에서 따온 ‘悅다’라는 새로운 동사로, 끝없이 뻗어 가는 사유의 기쁨 속을 거니는 일을 뜻하기도 합니다. 그 열린 공간 안으로 독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헤르만 헤세의 사유의 정수가 담긴 글들을 모은 선집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가 열림원에서 출간되었다. 열림원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총서 ‘열다’의 첫 번째 책이다.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 있다.” 이 책에 실린 헤세의 시의 구절처럼, 헤세는 세상이 가하는 온갖 폭력과 야만의 고통을 견디면서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자 했다. 고통 속에서도 삶을 사랑하고,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보았던 헤세의 재생력은 그의 문학에서 여러 방식으로 형상화되었으며, 그의 시, 소설, 에세이, 심지어 독자들의 편지에 대한 무수한 답장에서도 그런 힘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헤세의 이러한 힘과 세계관이 잘 표현되어 있는 글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그의 사유의 정수가 담긴 명문장들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목차

들어가는 글

본문

본문인용

날마다 야만의 고통을 견뎌 내며

또다시 저 빛 속으로 얼굴을 내민다.

내 안의 연약하고 부드러웠던 것을

세상은 죽도록 조롱했지만,

내 본질은 파괴될 수 없는 것.

나는 만족하고 화해하며,

가지를 수백 번 찢어 참을성 있게

새로운 잎을 틔워 내고,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 있다. _19쪽

 

한창 성장 중인 청년이 고유한 개인이 되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고, 그래서 평균적이고 일상적인 삶에서 강하게 이탈할수록 남의 눈에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따라서 나는 당신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당신이 그 필요성을 느끼고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게 당신의 ‘광기’를 세계에 강요하거나 세계를 혁명하라는 뜻은 아닙니다. 그건 당신의 내면에 깃든 이상과 꿈이 시들지 않도록 세계에 맞서 자신을 지키라는 뜻입니다. 이러한 꿈의 아성인 우리의 어두운 내면세계는 끊임없이 위협받고, 동료들에게 조롱받고, 교육자들에게 기피되고 있습니다. 그건 고정된 상태가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입니다. _23쪽

 

인생은 계산도 수학 도식도 아닌 기적이다. 내 평생이 그랬다. 모든 것이 되돌아왔다. 똑같은 곤경, 똑같은 욕망과 즐거움, 똑같은 유혹이. 나는 계속 같은 모서리에 머리를 찧었고, 같은 연(鳶)들과 싸웠고, 같은 나비를 쫓았다. 항상 같은 상황과 상태가 반복되었다. 하지만 그건 영원히 새로운 놀이였고, 항상 아름답고 항상 위험하고 항상 흥분되었다. 나는 수천 번도 넘게 신이 나서 들떠 있었고, 수천 번도 넘게 죽도록 피곤했으며, 수천 번도 넘게 유치했고, 수천 번도 넘게 늙고 차가웠다. _27쪽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방법은 이렇습니다. 자기 자신을 깨닫되 스스로에 대해 판단하거나 스스로를 바꾸려 하지 말고, 우리 속에 예감의 형태로 미리 그려져 있는 삶의 모습으로 최대한 가깝게 다가가는 것입니다. 모든 위대한 시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이지요. 특히 노발리스는 “운명과 마음은 한 개념의 다른 이름”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_34쪽

 

우리가 믿어야 할 신은 우리 안에 있다. 자기 자신에게 “아니요”라고 말하는 사람은 신에게 “예”라고 말할 수 없다. _131쪽

 

네, 당신 자신에게, 당신의 고립과 감정, 당신의 운명에게 “예”라고 말하십시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그 길이 정확히 어디로 갈지는 모르지만, 삶과 현실, 활활 타오르는 열정과 필연으로 이어지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 길이 참을 수 없을 만큼 힘들어 어쩌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수도 있습니다. 그 길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그에 대한 생각은 나를 포함해 누구에게나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운명과 인생의 의미를 배반함으로써, 세간의 ‘정상적인 삶’에 합류함으로써, 혹은 다른 결정을 내림으로써 그 길에서 벗어나서는 안 됩니다. 그건 오래가지 못할 뿐 아니라 지금보다 더 큰 절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_148쪽

 

오랜 세월 네가

책 속에서 찾던 지혜가

이제 책장마다 반짝거린다.

그건 이제 너의 것이기 때문이니. _161쪽

 

사랑하는 아들아, 너와 나 우리 둘은 이 세상만큼 아주 오래된 일을 함께하는 동료다. 신이 우리 각자에게 모종의 의미를 심어 주었고, 우리와 함께 무언가를 이루려고 한다는 사실을 믿어야 하고 믿어도 된다. 물론 그것이 무엇인지는 우리로선 알 수가 없고, 가끔 예감만 할 수 있을 뿐일지라도……. _164쪽

 

우리에게는 자신의 본질을 최대한 완벽하게 표현하는 것 말고 다른 발전과 성취의 방법은 없습니다. “당신 자신이 되십시오!” 이게 이상적인 명령입니다. 어쨌든 젊은이에게는 진리와 발전으로 가는 다른 길은 없습니다. _167쪽

 

매일 세상의 충만함이 우리를 스쳐 지나가고, 매일 꽃이 피고, 매일 해가 비치고, 매일 기쁨이 웃음 짓는다. 어떤 때는 우린 감사한 마음으로 그런 것을 한껏 누리지만, 어떤 때는 피곤하고 지쳐 그에 대해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늘 흘러넘치는 아름다움에 둘러싸여 있다. 이런 기쁨의 멋진 점은 아무 노력 없이도 우리에게 그저 주어지고, 돈으로는 살 수 없다는 것이다. 기쁨은 누구에게나 신의 선물처럼 자유롭게 주어진다. 바람에 실려 날아가는 피나무꽃의 향기처럼. _194쪽

 

사랑받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사랑하는 것이 전부였다. 우리 존재를 가치 있고 즐겁게 만드는 것은 우리의 느낌과 감정뿐이라는 사실을 나는 점점 또렷이 깨달아 갔다. 지상에서 ‘행복’이라고 부를 수 있는 건 모두 감정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_262쪽

 

어린 시절 언제였던가,

나는 초원을 따라 걸었지,

그때 아침 바람을 타고

노랫소리가 조용히 들려왔지.

푸른 공기의 소리였을까,

아님 꽃향기였을까!

달콤한 향기를 풍기는 그 소리는

영원히 울려 퍼졌지,

나의 어린 시절 내내. _315쪽

 

노년의 정원에서는 우리가 예전에는 거의 돌보지 않던 꽃들이 피어난다. 인내의 꽃과 고결함의 꽃이다. _373쪽

서평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 있다.”

 

고통 속에서도 삶을 사랑했던

헤세의 치열한 사유가 담긴 선집

 

『데미안』 『싯다르타』 『유리알 유희』 등 세계문학의 기념비적 걸작을 남기며 독일 문학의 거장으로 우뚝 선 헤르만 헤세. 그의 사유의 정수가 담긴 글들을 모은 선집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지기』가 열림원에서 출간되었다. 열림원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총서 ‘열다’의 첫 번째 책이다.

“그 모든 아픔에도 나는 여전히 이 미친 세상과 사랑에 빠져 있다.” 이 책에 실린 헤세의 시의 구절처럼, 헤세는 세상이 가하는 온갖 폭력과 야만의 고통을 견디면서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사랑하고자 했다. 고통 속에서도 삶을 사랑하고, 위기를 성장의 기회로 보았던 헤세의 재생력은 그의 문학에서 여러 방식으로 형상화되었으며, 그의 시, 소설, 에세이, 심지어 독자들의 편지에 대한 무수한 답장에서도 그런 힘을 찾아볼 수 있다. 이 책은 헤세의 이러한 힘과 세계관이 잘 표현되어 있는 글들을 모아 엮은 것으로, 삶의 현장에서 길어 올린 그의 사유의 정수가 담긴 명문장들을 엄선하여 소개한다.

이 책의 서문을 쓴 독일 편집자 폴커 미헬스는 최초의 헤세 전집을 발간하고 평생 헤세의 수많은 저작들을 연구 및 편집한 이 분야의 권위자로,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헤세를 오늘날의 상징적 위치에 있게 만든 것은 바로 이러한 글들이라고 서문에서 밝힌다. 번역은 『데미안』 『수레바퀴 아래서』 등 헤세의 대표작을 비롯해 카프카, 무질, 프로이트, 뷔히너와 같은 수많은 독일 고전들을 유려하게 번역해 온 박종대가 맡았다.

 

 

“나는 당신이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믿습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해 분투하는

애틋하고 유일무이한 개인들에게 전하는 위로

 

헤세는 그 누구보다 개인의 고유함을 소중히 여기고 격려한 작가였다. 그는 세상의 모든 개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그 자체로 진기하고 유일무이한 존재로 여겼으며, “세상의 현상들이 똑같은 방식으로 반복되지 않고 오직 단 한 번만 그렇게 교차되는 점”(『데미안』)이라고 여겼다. 때문에 개인의 개성을 말살하고 획일화하려는 사회의 모든 시도에 대해 격렬히 저항했고, 외부의 평준화 압력에 맞서 자기만의 개인적이고 고유한 영역을 지키라고 끊임없이 말했다.

자신의 길을 확신하지 못하는 한 청년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한창 성장 중인 청년이 고유한 개인이 되려는 강한 열망을 갖고 있고, 그래서 평균적이고 일상적인 삶에서 강하게 이탈할수록 남의 눈에 미친 사람처럼 보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하며, “내면에 깃든 이상과 꿈이 시들지 않도록 세계에 맞서 자신을 지키라”고 조언한다. 또 다른 글에서는 “올바른 길로 나아가는 방법”은, “자기 자신을 깨닫되 스스로에 대해 판단하거나 스스로를 바꾸려 하지 말고, 우리 속에 예감의 형태로 미리 그려져 있는 삶의 모습으로 최대한 가깝게 다가가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한다. “삶의 표준”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삶은 우리 각자에게 고유한 임무를 맡길 뿐”이기 때문이다. 그 임무를 따라가는 과정은 비록 쉽지 않지만, 그렇기에 “자신의 삶”이란 “언제나 고되면서도 아름다운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헤세 자신이 그렇게 살기 위해서 노력했다. 헤세의 작품들이 오늘날까지 많은 이들의 마음을 깊이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은, 그의 글 속에 그의 삶 자체가 신실하게 녹아 있기 때문이다. 서문에서 폴커 미헬스는 작가로서 보기 드문 헤세의 미덕으로 무엇보다 그의 “인간적인 고결함”을 꼽으며 “그는 작가로서 말한 대로 살았다. 세상과의 타협을 거부하고 삶의 마지막까지 상처받으며 살았다”고 말한다. “그의 삶과 작품은 마지막 순간까지 나머지 없이 딱 떨어지는 방정식과 비슷해 보인다.” 헤세는 삶과 글이 분리되지 않은 작가였다. 그의 삶이 고통스러웠던 것은 그가 세상 속에서 부단히 자신의 신념대로 살고자, 작가로서 자신의 고유성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노력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상처받고 고통스러워하면서도, 그러한 삶을 사랑하며 나아가고자 투쟁했던 헤세의 생생한 육성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 기록들이 안겨 주는 격려와 위로가 독자들에게도 생생히 가닿기를 바란다.

저자소개

저자 : 헤르만 헤세
1877년 7월 2일, 독일 뷔르템베르크주 칼프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요하네스 헤세는 선교사였고, 어머니 마리 군데르트는 저명한 인도학자이자 선교사의 딸이었다. 헤세도 열네 살에 마울브론 신학교에 입학했으나 7개월 만에 그만두고 시인이 아니면 아무것도 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이후 서점 수습 점원으로 일하면서 1898년 10월에 첫 시집 『낭만적인 노래』를 출판했다.
1904년 첫 소설 『페터 카멘친트』를 발표하며 이름을 알렸고 연이어 대표작 『수레바퀴 아래서』를 발표했다. 제1차 세계대전을 겪은 이듬해 『데미안』을 에밀 싱클레어라는 가명으로 발표했고, 이후 『싯다르타』 『황야의 이리』 『나르치스와 골드문트』 『유리알 유희』에 이르기까지 세계적으로 사랑받은 작품들을 써냈다. 1939년부터 1945년까지 작품이 독일에서 출판 금지되었으나 전쟁이 끝난 이듬해인 1946년에 재개되었고 그해에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두 번의 전쟁, 세 번의 결혼을 경험하며 정원과 화폭을 벗 삼았던 헤세는 1962년 8월 9일, 스위스 루가노주 몬타뇰라에서 85세로 생을 마감했다.
번역 : 박종대
성균관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쾰른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다. 프란츠 카프카의 『우연한 불행』, 로베르트 무질의 『특성 없는 남자』, 움베르트 에코의 『미친 세상을 이해하는 척하는 방법』,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의 『세상을 알라』,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성욕에 관한 세 편의 에세이』,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 등 150권이 넘는 책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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