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분 안에 담을 수 없는 축구 감동 스토리!
전후반 90분 동안 22명의 선수가 직사각형 그라운드를 누비는 축구. 모든 스포츠가 그렇듯 축구는 공을 차며 달리는 선수보다 지켜보는 관중을 열광하게 한다. 극적인 골에는 부둥켜안으며 승리의 기쁨을 함께 누리고, 응원하는 팀의 패배에는 자기 일처럼 눈물을 흘린다. 오랜 축구 명문이 즐비한 유럽에서는 대를 이어 한 팀의 팬이 된다. 아버지 손을 잡고 처음 축구를 보러 갔다가 팬이 되고, 다시 어린 아들 손을 잡고 축구를 보러 간다. 이제 세계 최고의 유럽 리그에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이 많아진 세계 축구 무대를 보며 우리는 무엇에 감동하고 행복해하는가?
Kei는 프랑스 파리에서 공부하면서 방학이면 온전히 축구 관람만 하기 위해 유럽 전역을 여행했다. 이 시기에 그는 축구가 단순히 공을 차고 노는 스포츠가 아니라 그 속에 인생이 있고 문화와 역사가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학을 졸업하고 국내 유명 제약 회사에서 브랜드 전략을 담당하면서도 그저 축구가 좋아 축구장을 찾던 팬에서 축구 속에, 세계적인 플레이어들의 삶 속에 숨어있는 이야기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들어 나누고 있다. 많은 축구 팬이 그렇듯, 특히 유럽 축구에 빠진 사람들이 그렇듯 낮에는 본업에 집중하면서 유럽 축구 시즌이면 밤잠을 설친다. 유럽에서 박지성을 응원했던 Kei는 이제 토트넘에서 활약하는 손흥민뿐 아니라 세계 최고 리그에서 달리고 있는 선수들에게서 인생과 가족, 역사와 삶의 자세를 읽어내고 있다.
스승이 있고, 친구가 있고, 추억이 있는 그라운드 밖 이야기
요즘 한국 축구의 중심에는 언제나 손흥민이 있다. 손흥민은 이제 아시아를 뛰어넘은 월드 클래스 선수로 인정받는다. 이는 단순히 그의 축구 실력이 뛰어나서일까?
예정보다 일찍 태어나 걷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진단 후에 극적으로 수술에 성공한 라일리. 힘겹게 걷기 연습을 하며 축구 경기 시축까지 도전한 이 소년을 위한 손흥민의 골 세리머니는 도전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며 ‘세상에 이런 공감’도 있음을 보여준다.
가방에 태극기를 달고 다니던 독일 시절의 손흥민은 인종차별을 겪으며 살았지만, 레버쿠젠에서 만난 레노와의 우정과 추억은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독일어에 익숙하지 않았던 손흥민에게 “넌 좋은 선수야.”라고 말해주고, 부상으로 쉬어야 했던 손흥민에게 “너를 기다릴 테니 걱정하지 마.”라고 격려해준 반니(루드 판 니스텔로이)와 손흥민의 푸스카스상 수상을 누구보다 기뻐했던 얀 페르통언은 멘토이자 형이었다. 오늘날 캡틴이 되어 후배들을 이끄는 손흥민의 모습은 우연이 아니다.
아스널 레전드 이안 라이트가 어린 시절 자신을 지옥에서 꺼내 축구 선수로 살게 해준 스승피그먼 씨와 만나는 장면은 ‘진정한 스승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답하고 있다.
파르마가 파산하면서 4부 리그로 강등당한 팀을 1부 리그에 승격시키기까지 루카렐리의 분투는 은퇴를 앞둔 노장의 처절함이 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경기에서 하얗게 불태운 한 남자가 약속을 지키는 과정은 그야말로 감동 그 자체다.
어머니의 고생을 끝내고 싶어 축구를 시작한 프랑스 엄마들의 영웅인 착한 남자 캉테의 집념은 최선을 다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한다.
축구 사랑은 대를 잇고, 그들의 역사가 된다
유럽에서 축구는 일 년에 한두 번 관전하는 이벤트가 아니다.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 손을 잡고 운명처럼 응원하는 팀을 대물림한다. 그 속에 가족의 환희와 추억이 살아있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있다.
런던에서 불과 50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도시 루턴. 그곳에서 태어난 사람들은 언제든 아스널, 토트넘, 첼시 같은 팀을 응원해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하지만 루턴 타운의 팬들은 자신들의 낭만이 있고, 가족과의 추억이 있는 루턴만 응원한다. 루턴은 31년 만에 1부 리그 승격에 성공하며 그들만의 동화를 완성했다.
2부 리그에서 1부 리그로 승격한 후, 리그 우승과 유럽피안컵에서 우승한 노팅엄의 신화 뒤에는 과연 누가 있었을까?
제2차 세계대전 후 해체 위기를 겪고 그 이후에는 낙후된 홈구장 때문에 리그 참가 불허를 겪은 우니온 베를린 팬들은 어떻게 경기장을 짓고 구단의 해체를 막았을까?
마라도나는 어떻게 북부 이탈리아의 괄시를 받으며 눈물짓던 나폴리 사람들의 영웅이 되었을까?
인구 6만 5천 명인 소도시 렉섬이 손흥민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부상 회복 세리머니를 해주고, 전 세계 수많은 축구 팬을 감동으로 물들게 한 서사는 무엇일까?
웨일즈는 어떻게 64년 만에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고 그들의 본선 진출이 왜 특별했던 걸까?
아무도 관심 없는 아시안컵 1차 예선은 왜 월드컵 최종 예선에 버금갈 정도로 뜨거운 혈투가 펼쳐지는 걸까?
그들을 뛰게 하는 가족의 헌신과 사랑
유럽은 전 세계 축구 천재들이 모이는 곳이다. 이 천재들은 동네와 지역에서 또래와 경쟁해 승리한 후 국가를 대표해 뛰고 있다. 이들의 성공 뒤에는 가족의 헌신과 사랑이 있다. 부상으로 일찍 은퇴했던 손웅정의 기본기와 겸손에 관한 가르침이 있었기에 손흥민은 월드 클레스가 될 수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잊지 않기 위해 손목에 이름을 새겨 키스 세리머니를 하는 황희찬, ‘네가 최고다’라는 자신감을 심어준 포로의 할아버지, 말리에서 자식들을 위해 프랑스로 이사해 청소부로 일한 어머니의 눈물을 기억하는 캉테, 아버지와 함께 산에 오르며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한 티모 베르너, 자신은 비록 1부 리그 문턱에도 가보지 못했지만 아들은 토트넘의 주전 골키퍼로 만든 비카리오의 아버지, 동생의 첫 출전에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지켜본 드라구신의 형. 그라운드에서 쓰러져 생사의 경계를 넘나든 라이언 메이슨을 곁에서 지킨 약혼녀, 절망과 한숨 속에 있던 케빈 데 브라이너에게는 용기를 심어준 여자친구가 있었다. 이들 모두는 가족의 안녕과 국가의 명예를 위해 오늘도 그라운드에서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전사들이다.
손흥민이 함께 있어 더 감동적인 이야기들
이 책에는 퍼거슨 경, 클롭, 무리뉴, 포체티노, 포스테코글루 등 세계적인 감독의 이야기가 있다. 음바페, 디발라, 베일, 베컴 등 세계적인 스타들의 이야기도 있다. 모우라, 오리에, 케빈 비머, 랑글레 등 손흥민과 우정을 나눈 친구들의 이야기가 있고, 함께 토트넘에서 뛰고 있는 벤 데이비스, 존슨, 비수마, 판더펜, 사르, 히샬리송, 로메로 등 손흥민과 함께 뛰고 있는 동료들의 이야기도 있다.
손흥민이 있기에 우리가 관심을 두게 된 선수들, 손흥민과 많은 에피소드를 만들기에 더 응원하고 싶은 선수들의 사연이 있다. 늦은 밤 때로는 새벽 시간에 우리를 유럽 축구에 열광하게 만드는 손흥민과 세계적인 스타들의 이야기. 90분 너머 축구 이야기, 축구장 밖 축구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를 다시 배우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되돌아보고, 꿈을 꾸고 꿈을 이루는 과정을 공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