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도 끝도 없는 시간에 대한 뜬금없는 명상,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어도 좋은,
우리들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 떠난 여행기
우리시대의 인기 화가 황주리가 사랑에 관한 소설책을 썼다. 그 책이 전문 작가의 소설보다 더 문학적이고 더 환상적이다. 문장은 더 아름답고 이지적이다.
어느 연예인이 그림을 그리니 너도나도 그림을 그려 요즘 그림 그리기가 유행하지만, 반대로 황주리의 소설은 너도나도 소설쓰기에 나서서 소설 한 편 내는 국민작가 시대의 그런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굳이 말하자면 황주리의 소설은 소설가를 업으로 살아가는 여러 일급 소설가의 소설에 비해서도 전혀 손색없다. 소설의 색다름으로 인해 오히려 더 소설다운 소설이 되어 독자들에게 다가선다.
무지개 일곱 빛과도 같은 수의 일곱 사랑의 에피소드는 황주리가 주위에서 보고 듣고 혹은 경험한 사랑의 일곱 스펙트럼이다. 때로는 통속적이고 때로는 진지한 이 사랑의 에피소드는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 이야기다. 하지만 황주리는 이 사랑에 자신의 독특한 색을 입힌다. 이 색이 매우 환상적이다. 유러피안 판타지라고 말할 정도의 이 독특함은 소설을 가득 채우고 있다. 이 독특함은 기존 한국소설에서는 매우 낯선 풍경으로 황주리가 유명 화가라는 점만으로는 설명이 가능하지 않은 부분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