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결되어 있는 세상에서 한 사람의 ‘왜’가 중요한 이유
돈, 직업, 시간 그리고 AI와 같은 기술적 진보 앞에서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들
세속적인 성공과 처세를 넘어 진정한 ‘나’와 ‘우리’를 함께 찾는 여정
이 책은 기존의 자기계발서와 다른 지점을 고민한다. 이 책은 세속적인 성공이나 처세, 예컨대 나의 몸값을 높이거나 나만의 브랜드를 가지는 방법, 시간을 잘 활용하고 효율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 돈을 벌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지, 기업의 가치를 증대하기 위해 어떻게 일할 것인지 등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추상적인 어떤 지향을 이야기하는 책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책의 부제가 드러내듯이 “돈, 직업, 시간 그리고 존재를 묻는다.”
풍요의 성적표
어느 분야든지 매일 배우고 새롭게 습득해야 하는 시대, 우리의 모든 행동과 일과 생각이 데이터로 연결된 세상에서 서로의 영향은 더욱 가속화되었고, 세상의 변화 속도도 이에 따른다. 믿기 어려운 미래가 벌써 우리 앞에 와 있고, 기존의 관점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이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중이다. 예전에는 언론이, 학교가, 정보와 지식의 생성과 교육의 역할을 맡았고 제도권 안에서 삶을 누리고 있다면 우리는 비교적 안심했다.
그러나 전통 미디어는 세상의 본질적 변화를 아직도 받아들이지 못한다. 사회적 괴리와 불신을 만드는 대표적 존재가 되었고, 학교도 제 역할을 잃은 지 오래다. AI, NFT 등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개념들이 왠지 나를 도태시킬 것 같다. 하지만 기술의 진화가 문제의 본질은 아니다. 조직, 가치, 기술, 시장의 관점부터 개인의 삶에 이르기까지 근본적인 작동 원리가 변화하고 있다. 우리는 앞으로 가고 있는 것이 분명한가?
풍요의 세상이 왔다는데, 정신적으로는 빈곤하다.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들은 더 늘어난다. 우리는 열심히 일했을 뿐인데, 세상은 더 믿을 수 없게 되었다. 열심히 일할수록 상품도, 콘텐츠도, 광고도 넘쳐나고 진짜 정보를 가려내기 위해 더 노동에 시달려야 한다. 의술의 발달로 거뜬해진 백세 시대에 환경 호르몬이 만드는 암 환자 숫자는 늘고 있다. 생태계는 점차 파괴되고, 인류는 존속의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 모든 현상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사회는 분열되고 작고 폐쇄적인 그룹들로 파편화되었다. 소통은 어려워졌다. “세상은 편리해졌는데 나는 고립되었다.”고 느낀다. 세상은 우리에게 모든 가치를 풍요로움에 맞추라고 유혹한다. 쓰고도 남을 돈, 먹고도 남을 음식, 입고도 남을 옷들로 넘쳐야 성공인 줄 알았는데, 지금 우리가 받아든 풍요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지금 우리가 만든 이 세상은 각자가 가진 삶의 이유, 일하는 이유가 만든 결과물이다.
잃어버린 질문, ‘왜’
앞으로 간다는 것은 무엇이며, 우리가 살아 숨 쉬며 만들고 있는 오늘은 무엇인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무엇을 위해, 누구와 함께 가는 중인가? 모든 관계와 가치가 재편되는 지금,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질문이다. ‘나’에 대한 질문, ‘존재’에 대한 질문이다. ‘왜’는 이에 대한 질문이자 답이다. 본질에 대한 정의는 그 자체로 답을 갖고 있다. 각자 안에서 보석처럼 발견되기를 기다리는 ‘왜’, 너무 바쁘고 지쳐서 잊고 있던 ‘나’, 각자가 본래 바라보고자 했던 세상이 거기 있다.
한 개인의 삶이든, 기업이든 ‘왜’라는 질문은 한 사람의 일생을, 일하는 이유를, 기업의 흥망성쇠를 바꾸고, 그래서 세상을 바꾼다. 결과적으로 돈을 더 많이 벌고 더 성공하기 위한 전략으로서의 ‘왜’가 아니라 우리를 살아 있게 하는 것, 존재를 위한 질문이 될 것이다.
이 책은 불편하다. 괜찮다는 위로가 없다. 바쁜 당신이 쉽게 써먹을 전략도 없다. 그 대신 연결의 주체인 우리 자신을 깊게 함께 들여다보는 시간으로의 초대장이다. 너무 멋진 당신을 응원하는 대신 당신이 쓰고 있는 가면에 대해, 내 안에서 잊힌 ‘나’에 대해, 풍요 속에서 발견된 어떤 빈곤에 대해 말한다. 돈을 벌기도 바쁜데 세상을 구할 주체가 귀찮게도 왜 당신인지, 책은 말한다. 가볍게 읽을 남의 무용담이면 좋을 텐데,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과 답을 당신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하고 또 맺는다.
이 책은 세상과 분리되지 않는 ‘나’, 일과 삶이 하나 되는 지점에서 설레는 여정을 시작하기 위한 가이드북이 되기를 원한다. 깊은 곳까지 함께 들어가, 지금 우리 앞에 놓인 세상의 악순환을 선순환으로 돌릴 수 있는 본질을 만나고자 한다. 각자의 ‘왜’, 즉 ‘존재 이유’들이 뿌리째 연결된 근원으로 다가가고자 한다.
한 사람의 ‘왜’는 강력하다. 이 단순한 질문이 자신의 삶과 주변을 바꾸고, 균열을 만들고, 세상을 바꾼다. 거대한 기업도, ‘나’ 한 사람의 삶도 동일하다. 그 여정은 고통스럽지만 세상의 변화가 바로 여기 있다고 책은 말한다.
이 책의 여정
이 책의 첫 번째 파트에서 던지는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이다. 이 질문의 핵심을 이해하기 위해 ‘나’를 둘러싼 구조를 들여다 볼 것을 제안한다. 모든 관계를 지배하는 돈의 작용과 빈곤, 직업의 종말을 다룬다. 두 번째 파트에서는 진실의 왜곡이 만드는 세상의 악순환을 해부하며, 본격적인 질문 ‘왜’로 다가간다.
세 번째 파트에서 다루고 있는 ‘왜’는 어느 기업 워크숍의 사례를 통해 더 많은 돈(이익), 더 많은 팬(고객)을 만들기 위한 고민이 결국 한 사람의 발견으로 귀결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 한 사람의 변화가 핵심임을 책은 전한다.
네 번째 파트에서는 ‘왜’를 만나게 되어도, 악순환이 기하급수적인 규모로 돌아가는 네트워크 세상에서 나의 ‘왜’를 어떻게 자라게 하고, 중간에 포기할 수 없는 뿌리를 내리게 할 것인지 고민한다. 그 핵심에 ‘시간’이 있다. 이 시간을 재구성하며 악순환에서 선순환으로 돌릴 수 있을지 이야기한다. 마지막 파트에서는 인공지능,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같은 기술과의 공존이 가져온 필연적 질문, 즉 인간의 정의, 존재의 정의를 다룬다.
저자 윤지영은 책의 에필로그에서 이렇게 말한다. “전체가 하나인데, 한 몸 한 신체의 일부로서 당신은 이제 무엇이 될 것인지, 시작될 질문을 돕고 싶었다. 무엇을, 왜 연결하는 주체로 살아갈 것인지, 오직 당신이, 당신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