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마녀의 삶의 터전이었던 숲은 인간의 이기로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고층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섭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마음을 의심하지 못하는 바람마녀는 서어나무의 충고를 깡그리 잊고, 까마귀의 응원을 받으며 사람들이 새로 세운 아파트 숲을 지키기로 마음먹지요.
그러나 아파트 숲에서의 생활은 녹록치 않아요. 바람을 까딱 잘못 불러오면 황사 바람이니, 미세먼지니 하며 바람 마녀의 바람을 문전박대하니까요. 또 바람 마녀의 바람이 집으로 들어올까 싶어 문을 꽁꽁 닫고, 심지어 바람 마녀를 대신할 에어컨 바람까지 들여 놓는 등 바람 마녀는 아파트 숲에서 불청객이 되고 말았지요.
의기양양하게 아파트 숲을 지키기로 마음먹었던 바람 마녀는 바람을 불러오기는커녕, 사람들에게 외면당하는 매일매일에 결국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립니다. 바람 마녀가 아무런 바람도 불어 일으키지 않자, 날은 점점 더 더워지고, 땅은 메말라 가요. 그러다 사람들이 아직은 바람 마녀도, 바람 마녀의 숲도 잊지 않았다는 것에 감동한 바람 마녀는 아파트 숲에서 상생하는 길을 택하게 되지요.
맑고 푸르고, 생동감 넘치던 숲이 하루아침에 삭막하기 그지없는 고층의 아파트 단지로 변해 가는 과정을 보여 주는 『나는 바람 마녀』는, 우리가 자연을 얼마나 소중히 대하고 보존해야 할지 생각해 보게끔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