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가 실종됐어. 임무에서 이탈했대. 누구도 그가 어디 있는지, 살아있는지조차 몰라. 그런데 튀니지에 실마리가 있어. PSS가 거기에 가는 건 해커에게 도난당한 파일을 되찾아야 해서야.”
내가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난 카이를 찾을 거야. 그리고 이 모든 일이 어떤 식으로 관련이 있는지 알아낼 거고.” _ p116
“네 남자 친구가 널 좋아하는 이유를 알기나 해?”
질문이지만 묻는 게 아니었다.
“몇 가지 이유 정도는 생각할 수 있지.” 내가 대답했다.
“근데 넌 다른 이유를 가지고 있는 것 같네. 그래서 뭔데?”
“그는 오직 한 가지에만 이끌려.”
“뭐래. 카이는 그런 부류의 남자가 아니야. 완전 잘못 짚었어.”
“그런 의미가 아니야. 그는 위험에 이끌려. 그리고 넌 위험하지.” _ p132
집중해, 조… 산호초에…. 네 재능을 되찾는 걸 내가 도울 수 있어.
그 낮은 로봇 목소리의 속삭임이 지금 내 머릿속에서 충돌하고 있었다. 그의 제안이 연약한 보트를 찾아 헤매는 허기진 바다처럼 날 집어삼키고 있었다. 내 안에는 죽음에 대한 갈망이 숨어 있는 게 분명했다. 왜냐하면 그 모든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 해커를 직접 만나고 싶기 때문이다. _ p145
“네가 틀렸어, 조.”
날카롭고 강한 목소리가 너무 가까이에서 속삭이니 가슴까지 울려 퍼지는 느낌이 들었다. 주파수는 꼭 악보의 크레셴도 같다. 아니면 폭풍우 속에서 차츰 커지는 파도거나.
“어떤 기분인지 나도 알아.”
“어떻게 그런 말을 해?” 난 고개를 저었다.
노블의 눈동자가 강렬하게 타올랐다.
“왜냐하면 나도 재능을 잃어봤으니까.” _ p408~409
“카이, 뭐 하나 물어봐도 돼?” 그의 옆에 앉으며 말했다.
“뭐든지.”
“요원이 된 이유가 뭐야?”
“그러면 네가 밤에 잠을 잘 수 있으니까.” 카이가 삐져나온 내 머리카락을 손으로 만졌다.
“약속했잖아. 마담 같은 인간이 너한테 나쁜 일을 저지르는 세상에서 살게 하지 않겠다고. 난 항상 네가 안전하길 바라.”
난 그의 손을 입술로 가져와 손가락에 입을 맞췄다.
“그것 말고도 더 있잖아. 부탁이니 말해 줘.” _ p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