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아지는 골프, 골프하며 생각하는 것들에 대하여
이 책의 저자 강찬욱의 본업은 광고 기획자다. 일반인 귀에 꽤 익은 많은 광고 카피를 쓴 카피라이터이기도 하다. 그런데 요즘 그는 골프에서도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취미로 시작한 골프지만 USGTF 티칭 프로가 되었고, ‘나쁜골프’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중앙일보를 비롯한 골프 전문지에 골프를 둘러싼 다양한 주제로 칼럼을 연재했고, 골프 전문TV에도 종종 패널로 출연한다. 지금까지 《골프의 기쁨》 《나쁜골프》 《진심골프》라는 책 3권을 펴냈다.
이번에 새롭게 쓴 책 《골프 생각 생각 골프》는 “참 생각이 많아지는 골프”에 대해, “생각이 너무 많아 문제인 골프”에 대한 글이다. 저자는 “작은 볼을 때리고 홀에 넣는, 단순해 보이는 이 게임에 얼마나 큰 세계가 함축되어 있는지 압축된 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저자는 골프하며 느꼈던 일곱 가지 감정, 골프의 기쁨(喜), 우리를 화나게 하는 골프(怒), 골프가 그대를 슬프게 할지라도(哀), 골프로 즐겁지 아니한가(樂), 골프라는 지독한 사랑(愛), 골프 때려치우고 싶을 때(惡), 골프가 인생에 가르쳐준 것들(慾)을 때로는 긴 글 속에, 때로는 짧은 문장 속에 차곡차곡 담았다.
골프의 희·노·애·락·애·오·욕(喜怒愛樂愛惡慾)
사계절 다른 얼굴로 맞아주는 골프장 진입로가, 라운드 전날과 첫 홀 티샷의 설렘이, 동반자가 몰래 찍어준 사진을 보면 기쁘다.(喜)
멀리건 많이 쓰는 동반자를 보면, 라이벌에게 속절없이 깨지고 나면, 자꾸 뒤땅을 치면, 숏퍼트를 놓치면, 벙커에 빠지면 화가 난다.(怒)
골프 그만두고 싶은 생각 그만하고 싶을 때, 사람들 기분은 잘 띄워주는데 내 볼은 못 띄울 때, 내 미스샷 위로해주는 동반자가 없을 때, 몸과 마음이 따로 놀 때 슬프다.(哀)
공 잘 맞을 때, 고개 들어 가끔 하늘을 볼 때, 멋진 동반자와 동행할 때, 골프장에서 첫눈 맞을 때 즐겁다.(樂)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하고 싶어도 하고 싶은, 내가 매달리면 냉정하게 외면하는, 흥미 줬다가 상처도 주는 골프라는 사랑.(愛)
첫 티샷 실수했을 때, 그린 주변에서 냉탕과 온탕을 오갈 때, 쓰리 퍼트했을 때 골프가 싫어진다.(惡)
볼 앞에서 생각이 너무 많은, 연습 스윙과 실제 스윙이 다른, 한 타를 지키려다 한 홀을 잃는 골퍼의 욕심이다.(慾)
골프가 우리 인생에 가르쳐준 것들
어떤 사람에게 골프는 ‘그깟 공놀이’지만, 어떤 사람에겐 ‘인생의 축소판’이고 ‘마음 수련의 장’이다. 한 줄 카피로 제품의 특성을 설명하고 고객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카피라이터인 저자는 골프에서 인생과 관계, 사랑을 발견한다.
“볼은 늘 평지에 놓여 있지 않다. 인생도 늘 평지에 서 있지 않다.”
“볼은 늘 페어웨이에 놓여 있지 않다. 인생도 늘 페어웨이를 걷지 않는다.”
“아무리 작아도 빠지려면 빠지고 아무리 커도 안 빠지려면 안 빠지는 벙커 같은 인생 인생 같은 벙커.”
“골프장에서 볼 잃어버려도, 스코어 잃어도. 돈 잃어도. 사람은 잃고 싶지 않다.”
“18홀 동안 그 사람이 살아온 수십 년이 보인다. 어떤 사람은 첫 홀에서 다 보인다.”
골프 생각하다가 인생 생각하고, 골프에서 삶의 희로애락을 엿보고, 골프 하다가 사람의 소중함도 느낀다. 긴 글에서는 골프 하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격려를 나누고, 짧은 문장에서는 골프에 대한 촌철살인의 생각들이 녹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