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미를 누리기는 어렵다. 시간이나 돈처럼 의미 있다고 여겨지는 가치를 (얼마 안 되는 짧은 순간이라도) 내던져야 하니까. 하지만 그것을 던져 버린 후에 얻는 쾌감은 절대 무의미하지 않다. _42쪽
누구나 의미를 추구하며 악착같이 행동한 (공부하고, 일하고, 저축하고, 가정을 꾸리고, 사회에 공헌한) 결과가 지금의 일본이다. 물론 일률적으로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아무래도 지금의 일본은 불평불만으로 가득 차서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다. 조금 더 난폭하게 말하면, 이건 모두 의미 있는 것만 반복한 탓이다. 아니, 누구나 의미 있는 행동만 가치 있다고 생각한 탓이다. _44쪽
무의미는 아름답다. 의미를 강요하지 않으며, 이렇게 읽어, 이렇게 생각해, 이렇게 느껴, 이렇게 움직여, 여기로 가야 해, 이쪽으로 오지 마, 그건 하지 마, 이건 안 돼…… 이처럼 시끄럽게 사고와 행동을 통제하지 않는다. _60쪽
무의미를 생각하는 가장 따뜻하고 부드러운 방법은 서두르지 않는 것이다. 서두르는 것은, 목적을 이루기 위해 시간 낭비를 최소화하려는 태도에서 나온다. 서두름을 나무라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무의미를 놓치게 된다. 분명 무의미가 있었음에도, 목적이라는 의미에 도달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다 보면, 무의미는 꽃피우지 못하고 그대로 시들어 버린다. _80쪽
살아 있는 것에 의미는 있다. 그 의미를 보다 빛나게 하는 것이 무의미다. _18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