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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실로 간 세포

몸을 벗어난 생명, 오늘의 생명과학을 이루다


  • ISBN-13
    979-11-88569-61-8 (03470)
  • 출판사 / 임프린트
    플루토 / 플루토
  • 정가
    18,5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7-12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이지아
  • 번역
    -
  • 메인주제어
    생명과학: 일반
  • 추가주제어
    세포생물학, 세포학
  • 키워드
    #세포생물학, 세포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7 * 210 mm, 224 Page

책소개

몸속에 있는 세포와 조직은 직접 관찰하거나 조작할 수 없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생명과학자들은 몸속 생명인 세포를 몸 밖으로 꺼내 실험실에서 키웠다.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 세포에서 얻은 지식은 인간의 생명 현상을 밝히는 가장 직접적인 단서가 되었다. 

오늘날 실험실 세포는 어떤 역할을 할까? 파킨슨병 같은 난치병이나 코로나19 같은 감염병을 치료하는 도구이자, 바이오 의약품과 미니 장기라고도 하는 오가노이드의 재료가 된다. 인간으로 할 수 없는 수만 가지 실험과 연구의 대안이기도 하다. 

 《실험실로 간 세포》에서는 ‘몸을 벗어난 세포’를 다뤄온 역사를 소개하고, 세포를 관찰하기 위해 키우고 촬영하고 색을 입히는 다양한 방법을 설명한다. 또한 바이오 의약품의 재료가 되고 각종 질병을 치료하는 실험실 세포의 활약, 오가노이드와 배양육 등 몸을 재현하기 위한 노력과 성과도 소개한다. 현미경으로 촬영한 아름다운 세포 사진들은 이 책을 읽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저자는 대학 졸업 후 바이오 제약회사에서 단백질 의약품 생산 세포주를 개발하는 일을 했다. 실험만 반복하는 일에 한계를 느껴 대학에 돌아와 뇌과학을 전공하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실험실로 간 세포》에는 저자가 한때 생명과학도이자 연구자로서 직접 경험하고 느낀 생명과학 실험실의 현실도 생생하게 담았다. 과학자들의 치열한 노력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느리게 진행되는 생명과학 발전에 여유를 가지고 응원하게 될 것이다. 

목차

저자의 말

몸을 벗어난 생명이 실험실에 눌러앉은 사연

 

생명을 꺼내기 전에 알아두어야 할 것들

1 생명이 피어나는 공간: in vivo in vitro 

2 알아낸 생명과 알아갈 생명: 생명과학 전공자는 무엇을 배울까

 

1장 몸을 벗어난 생명 키우기

1 세포를 키우는 장소: 인큐베이터와 클린 벤치

2 세포에게 밥 먹이기: 배지의 기능과 조성

3 연구를 망치는 오염: 세포 배양에서 생기는 미생물 감염

4 생명을 몸에서 꺼내는 방법: 일차 배양의 역사와 방법

 

2장 실험실에 도착한 생명

1 헬라세포의 영생 비결: 불멸화 세포주 개발과 헬라세포 70년의 역사

2 코로나19 치료에 등장한 태아 조직: 실험실의 세포 공장, HEK293

3 주사 한 방에 햄스터 기운이 솟아나요: 바이오 산업을 책임지는 CHO 세포

4 iPSC는 애플의 신제품이 아니다: 줄기세포를 배양하던 줄기세포 대학원생

 

3장 생명을 눈으로 보는 방법

1 책상보다 크고 비싼 현미경: 세포를 보는 기기와 기술

2 세포와 형광 크레파스: 세포를 염색하는 여러 가지 방법

3 표본실의 청개구리는 왜 포르말린에 담겼나: 세포 고정에서 조직투명화까지

4 실험실의 젓가락은 책상보다 크다: 세포를 분석하고 분류하는 유세포 분석

 

4장 몸을 벗어난 생명, 몸을 만드는 생명

1 실험실에서 만든 시제품 생명: 생명 발생을 본따 만든 오가노이드

2 실험실 생명으로 몸 만들기: 3차원 세포 배양, 바이오프린팅, 장기칩

3 실험실 생명의 시식 행사: 배양육의 원리와 전망

 

5장 실험실 안팎의 생명

1 이 연구를 Mus musculus에게 바칩니다: 생명과학 연구에 생쥐가 필요한 이유

2 사람이 먼저다? 사람은 마지막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이루어지는 연구

 

각주와 참고문헌

본문인용

《실험실로 간 세포》에서는 현대 생명과학 실험실이 몸속 생명을 몸 밖으로 가져온 과정과 성과를 소개한다. 수백만 종의 생명 가운데 특히 인간과 인간이 속한 포유류 동물의 생명을 실험실로 끌어온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포유류 세포에서 얻은 지식은 인간의 생명 현상을 밝히는 가장 직접적인 단서가 되었다. 실험실에서 포유류 세포를 관찰하고 변형시킬 수 있는 존재로 길들이면서, 인간은 자기 자신을 가장 작은 단위에서 관찰하며 스스로 진화 가능성을 가늠하게 되었다. -6쪽

 

과학자들은 실험이 일어나는 공간을 구분해 라틴어 용어로 표시하기로 합의했다. 몸속 생명인 인비보in vivo와 몸을 벗어난 생명인 인비트로in vitro이다. 단순히 공간만을 가리키는 용어가 아니다. in vivo와 in vitro의 생명은 다른 개념이다. ‘어떤 약물이 in vivo상에서 효능을 보였다’와 ‘어떤 약물이 in vitro상에서 효능을 보였다’는 문장은 비슷해 보이지만, 뜻은 전혀 다르다. -15쪽

 

최초이자 최적의 배지는 혈액의 주요 성분인 혈청serum이다. 혈청이란 혈액에서 백혈구와 적혈구 같은 혈구세포와 혈액 응고 단백질을 거르고 남은, 붉지도 걸쭉하지도 않은 누런 액체다. 혈청은 세포 배양 초창기부터 쓰였으며, 오늘날에도 세포를 잘 키우는 만능 배지로 쓰이고 있다. 세포는 몸과 비슷한 환경일수록 더 잘 자라기 때문이다. 혈액에는 세포가 사는 데 필요한 모든 물질이 들어 있다. -36쪽

 

내가 겪은 가장 끔찍한 세균 오염은 바이오 제약회사에서 일하던 시절, 사무실 캐비닛만 한 네 칸짜리 인큐베이터가 통째로 날아간 일이었다. 당시 실험실에서는 생산성이 제일 좋은 세포를 뽑기 위해 세포를 수십 개의 플라스크에 나누어 키우고 있었다. 어느 날 내 옆 동료 연구원이 인큐베이터를 보라고 해서 달려갔더니 인큐베이터 안에 있던 플라스크 수십 개가 모두 칙칙한 색으로 변해 있었다. 실험에 들인 두 달과 연구비 수천만 원이 날아간 순간이었다. 이때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았는지, 아직도 대형 인큐베이터의 양 문을 열고 마주했던 오염된 플라스크의 냄새와 색을 잊을 수가 없다. -50쪽

 

트럼프의 행실을 비난하고 싶더라도 낙태아 세포까지 들먹일 필요는 없었다. ‘코로나19 항체 치료제와 백신에 낙태아 세포가 들어간다’고 표현하면 ‘낙태아 세포’라는 말만 남는다. 이미 낙태아 세포가 귀에 박힌 사람들에게는 사실을 해명하고 맥락을 알리기 어려워진다. 헨리에타 랙스가 사망한 후에도 반세기 넘게 살아가는 헬라세포처럼 태생조차 확실하지 않은 HEK293은 전 세계 과학 연구의 도구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과학의 권위가 분야 바깥에서 오는 비판을 튕겨내서는 안 되겠지만, 고작 사람들의 오해 때문에 잘 쓰던 연구 도구를 버린다면 함께 잃을 진보와 생명이 너무 많다. -82쪽

 

다행히도 오늘날 줄기세포 연구에 인간 난자가 쓰이는 일은 거의 없다. 2005년 야마나카 신야가 iPS 세포를 발표한 이래 대부분의 줄기세포 실험실은 iPS 세포를 사용한다. iPS 세포는 백혈구나 피부세포 같은 보통 세포를 배아줄기세포로 되돌린 세포이다. 비유하자면 세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 것이다. iPS 세포를 만드는 과정에 다른 사람의 난자는 필요 없다. 새로운 발견을 한 과학자에게는 과학 현상이나 개념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 특권이 생긴다. iPS 세포라는 이름도 야마나카 신야가 직접 지었다. i를 소문자로 쓴 이유는 뒤에 P를 붙여서 애플의 신제품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101~102쪽

 

세포에 형광을 색칠하는 또 다른 방법도 있다. 바로 면역형광법Immunofluorescence staining, IF staining이다. 형광단백질이 세포 내부에서 만들어진 단백질이 빛을 내는 방식이라면, 면역형광법은 세포가 갖고 있는 단백질에 외부의 형광물질을 결합해 색을 내는 방법이다. 쉽게 설명하자면 형광단백질은 파란색 장미를 피우는 것이고, 면역형광법은 하얀색 장미꽃 잎을 푸른색 잉크로 칠하는 것이다. -132쪽

 

유세포 분석과 분류 기술을 이용하면 세포의 특징에 따라 세포를 분리할 수 있다. 기준치 이하로 작은 세포를 걸러내거나 형광을 발현하는 세포만 옮겨 담을 수 있다는 말이다. 보안 검색대라면 총기 소지로 걸린 사람은 오른편 대기실로 보내고, 키 190센티미터 이상은 왼쪽 통로, 나머지는 중앙 통로로 보내는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골라낸 세포를 다시 배양할 수도 있다. 레이저를 쐬고 전기를 먹는다고 해서 세포가 죽는 건 아니다. 건강한 세포는 세포 분류기를 살아서 통과한다. 앞서 예를 든 실험에서 녹색 형광을 발현하는 세포만 한쪽으로 분류한다면, 인슐린 유전자가 주입된 세포만 분류해서 다음 실험을 할 수 있다. -154쪽

 

바이오프린팅은 3D 프린터에 플라스틱 필라멘트 대신 바이오 잉크를 넣는다. 3D 프린터의 바이오 버전인 셈이다. 3D 프린터가 플라스틱 필라멘트를 한 층 한 층 쌓아올려 결과물을 만드는 것처럼 바이오프린팅도 한 층씩 쌓아올려 장기 모양을 만든다. 기본 작동 원리는 같지만 훨씬 어려운 기술이다. 바이오 잉크는 조직 배양에 쓰이는 지지체에 세포를 섞은 물질이다. 3차원 세포 배양에서 쓰였던 물질이 3D 프린터의 잉크 역할도 해야 한다. 노즐 안에 있을 때는 잉크처럼 흐르되 출력된 후에는 곧바로 굳어야 한다. 바이오 잉크의 지지체는 세포를 유지하는 그물을 넘어 단단한 철골이 되어야 하며, 철골은 장기 모양을 만들어야 한다. -179쪽

 

해외 학회에 참석했던 선배가 머그컵 기념품을 사 온 적이 있다. 머그컵에는 생쥐 한 마리와 생쥐의 학명인 Mus musculus가 적혀 있었다. 선배는 자기 논문에 제일 기여한 것은 Mus musculus라며, 논문에 자기 이름보다 앞에 Mus musculus를 넣고 싶다고 했다. 연구자에게 논문이란 삶을 바쳐 만든 작품이자 다른 연구자와 소통하는 가장 진실한 수단이다. 논문 맨 앞에 이름이 쓰인 사람은 연구 아이디어를 떠올렸고, 직접 실험했고, 밤을 새우며 논문을 쓴 ‘주저자’이다. 그런 자리를 생쥐에게 넘겨주고 싶다고 했다. 누구보다 연구를 사랑하는 선배가 실험에 희생된 생쥐를 추도하는 표현이었다. -201쪽

서평

세포생물학의 시작부터 오가노이드와 역분화 줄기세포에 이르는 최신 세포생물학까지 따뜻하고 창의적인 시선으로 기술한다. 

- 김경규(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한때 지적 호기심이 충만한 생명과학도였고, 생명과학 관련 회사 연구소에서 치료제 개발을 위한 산업 현장의 처절한 몸부림을 경험한 저자의 글솜씨가 눈에 들어온다. 

생명의 신비를 밝히려는 연구자들의 숭고한 노력을 최대한 일반인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전달하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 김재범(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과학자들이 어떻게 다양한 단세포를 밖으로 꺼내 배양하고, 꺼낸 단세포를 다시 다세포 생명체처럼 조립하고 배양해가며 생명의 복잡성과 아름다움을 탐구하는지 생생히 전하고 있다. 

- 최규하(포항공과대학교 생명과학과 교수)

 

 

 

왜 세포를 몸 밖으로 꺼냈을까

 

몸을 벗어난 생명은 생명과학자에게 가장 중요한 연구 대상 중 하나이다. 생명을 구성하는 세포와 조직, 기관은 몸속에 있을 때 완벽하게 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몸속의 생명은 직접 관찰하거나 조작할 수 없다. 그래서 생명과학자들은 인간과 인간이 속한 포유류 세포를 실험실로 가져왔다. 생명과학 실험실은 생명 조각이 몸을 벗어난 후에도 살아 있도록 조성한 곳이다. 

과학자들은 포유류 세포를 키우고 관찰하며 인간의 생명 현상을 밝히는 가장 직접적인 단서를 얻었다. 이제 생명과학은 그저 생명을 관찰하는 수준을 넘어 생명을 기계처럼 조작하는 경지에 오르게 되었다.

 

몸을 벗어난 세포, 몸 밖에서 나뉘고 자라고 살아가다

 

먼지 하나 없는 실험대, 크고 작은 기계, 반투명한 액체가 찰랑대는 플라스크, 마스크와 흰색 가운을 입은 연구자까지, ‘생명과학 실험실’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모두 실험실에 도착한 세포를 지키기 위해 만들어졌다. 《실험실로 간 세포》 1장에서는 몸을 벗어난 세포를 실험실에서 되살리는 과정을 소개한다.

실험실로 온 세포가 살기 위해서는 꼭 배지가 필요하다. 배지는 세포가 자라는 공간으로, 세포가 먹고 살 영양분을 담고 있다. 주성분은 생명의 기본 에너지인 포도당과 단백질을 조립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글루타민이다. 배지와 함께 완충 용액도 있어야 한다. 세포가 영양분을 먹고 배출하는 노폐물 때문에 pH 균형이 깨지면 살아남기 어렵다. 배지와 완충 용액 제조는 세포를 배양하는 중요한 첫걸음이다. 

연구자는 이렇게 실험실에서 세포를 키우고 관찰하면서 궁금했던 생명 현상을 확인한다. 

 

현대 생명과학 발전의 바탕이 된 

실험실 세포의 놀라운 활약

 

《실험실로 간 세포》 2장에서는 연구자들이 지켜낸 세포에는 무엇이 있으며, 이들 세포로 무슨 일을 해내는지 이야기한다.

과거에는 세포 실험을 할 때마다 몸에서 세포를 떼어내 실험실에서 배양하는 일차 배양을 했다. 세포가 배양접시에 옮겨지면 어느 시점에서 분열을 멈추고 서서히 죽는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불멸화 세포주를 개발했다. 불멸화 세포주란 배양접시 위에 고립된 채로도 끊임없이 분열하는 세포이다. 1951년 흑인 여성 헨리에타 랙스의 암 조직에서 유래한 헬라세포는 대표적인 불멸화 세포주이다. 70년 동안 인간으로는 할 수 없는 연구의 도구가 되었으며, 자궁경부암 백신과 소아마비 백신 개발의 바탕이 되었다. 유래가 불분명한 또 다른 불멸화 세포주 HEK293은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당시 큰 몫을 해냈다. 이러한 불멸화 세포주의 과학적 성과와는 별개로 생명과 관련한 연구 윤리 문제는 피해갈 수 없었다. 

오늘날 대부분의 줄기세포 실험에는 iPS 세포, 즉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사용한다. 백혈구나 피부세포 같은 보통 세포를 배아줄기세포로 되돌린 세포이다. 무엇보다 윤리적 문제에서 자유롭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과학자 야마나카 신야는 iPS 세포를 개발한 공로로 2012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2020년 5월,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의 김광수 교수는 iPS 세포를 이용해 파킨슨병 환자를 치료했다고 발표했다.

《실험실로 간 세포》 3장에서는 세포를 촬영하고, 다양한 기술로 세포에 색을 입히는 과정을 따라간다. 생명과학자들은 세포를 더욱 선명하게 관찰하기 위해 세포의 특정 부분만 염색하는 염색법을 개발했고, 21세기에는 세포에 형광을 칠하는 방법으로 발전했다. 과학자들은 세포에 형광단백질 유전자를 주입하거나, 원래 세포에 있던 단백질에 형광 항체 표지를 붙이거나, 세포가 갖고 있는 단백질에 외부의 형광물질을 결합해 색을 내는 면역형광법을 사용하여 세포를 관찰한다.

색을 칠한 세포는 다양한 현미경으로 촬영한다. 이 책에는 헬라세포나 사람의 뇌 오가노이드를 비롯해 현미경으로 세포를 촬영한 여러 사진이 실려 있다. 각각의 사진은 우리가 본 적 없는 낯선 세계에 대한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실험실로 간 세포》 4장에서는 실험실 세포를 모아 몸을 재현하는 노력을 소개한다. 미니 장기라고도 하는 오가노이드와 동물의 살코기를 대체하는 배양육 등이다. 이런 조직 공학 기술은 아직 완전하지 않지만, 알지 못했던 생명의 비밀을 밝히고 지금의 생명과학으로는 구하지 못하는 환자들을 살려낼 것이다. 

 

계속 실패해도 조금씩 나아가는

생명과학자들의 치열한 노력

 

이지아 저자는 동물생명공학과를 졸업한 뒤 바이오 제약회사에서 단백질 의약품 생산 세포주를 개발하는 일을 했다. 실험만 반복하는 일에 한계를 느껴 학계로 돌아와 석사 학위를 받았다. 저자는 생명과학자로서 학계와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그 경험은 재치 있는 문체와 생생한 묘사를 통해 책에 잘 녹아 있다. 

생명과학자들은 우리가 잘 몰랐던 의외의 고충을 겪는다. 현미경으로 세포를 관찰하느라 시력이 약해지고, 세포주 하나를 고르기 위해 손목이 부러질 만큼 실험을 한다. 과도한 실험으로 일어나는 관절 부상은 이 분야에서 자주 일어나는 산업재해이다. 공들여 키운 세포가 미생물에 감염돼 몇 달의 시간과 수천만 원이 한순간에 날아가기도 한다.

《실험실로 간 세포》 5장에서는 세포로는 불가능한 연구를 소개한다. 동물실험과 인간을 이용한 임상시험이다. 대표적 실험동물인 생쥐 이야기에도 생명과학자의 고뇌와 아픔이 담겨 있다. 아이가 태어난 후 생쥐를 희생시킨 손으로 아이를 만지고 싶지 않아 연구를 그만둔 연구자가 있다. 자기 논문에 제일 기여한 생쥐를 추도하기 위해 논문에 자기 이름보다 앞에 생쥐의 학명인 Mus musculus를 넣고 싶다던 연구자도 있다.

현대 생명과학에는 한 번만 실패해도 무위로 돌아가는 실험과 그것을 이루어내는 사람들의 노

력이 담겨 있다. 저자는 생명과학 실험실이 어떤 곳인지 모르는 이들에게 몸에서 벗어난 생명을 다루는 어려움과 한계를 알려주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친다. 《실험실로 간 세포》는 저자의 바람처럼 생명과학의 느린 발전에도 여유를 가지고 과학자를 응원하고 싶도록 만든다. 아울러 생명과학 진로를 고민하는 사람에게는 고민의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이지아
서울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를 졸업했다. 졸업 후에는 바이오 제약회사에서 단백질 의약품 생산 세포주를 개발했다. 기반 지식 없이 실험만 반복하는 일에 한계를 느껴 학계로 돌아왔다. 같은 대학에서 뇌과학을 전공하여 석사 학위를 받았다.
사람들이 살아가는 다양한 삶을 보고 듣길 좋아한다. 연구도 직접 하는 것보다 누군가의 연구를 듣고 풀어내는 일이 적성에 맞다. 지금은 한국의 젊은 생명과학자를 지원하는 서경배과학재단에서 일하고 있다. 매해 신진 연구자를 선정하는 ‘연구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학계에 닿아 있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에서 서경배과학재단 선정 과학자들의 인터뷰 <하늘 밖 하늘을 찾아서>와 생명과학 전공자가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소개하는 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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