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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레공장1

터널 속으로


  • ISBN-13
    979-11-92134-72-7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꿈공장 플러스 / 꿈공장 플러스
  • 정가
    16,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6-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허집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서사 테마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인류애 #판타지소설 #에너지문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88 mm, 304 Page

책소개

“똑바로 노 젓지 못해? 소렌, 이 부모 없는 녀석아!”

지상이 멸망한 미래, 사람들은 이제 땅속의 발전소에서 살아간다. 

 

사람이 땅속에서 살아가려면 빛과 공기, 물과 식량이 필요한데, 이것들은 모두 땅속에는 없는 것들이다. 빛은 전구를 켜서 얻을 수 있고, 산소는 합성 장치를 이용해 발생시킬 수 있으며, 물은 더 깊은 지하에서 퍼 올리고, 식량은 반죽을 찧어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공통적으로 하나가 필요하다. 바로 전기다.

 

이제 사람들은 발전소 안에서 산다. 발전소가 사람의 도시이자, 피난처고, 집이다!

 

지하 발전소에서 노를 저으며 살아가는 고아 노잡이 소년 소렌, 노잡이는 매일 할당량만큼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면 끼니조차 때우지 못한다. 비인간적인 대우에 시달리면서도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노를 젓는 나날들. 지칠 대로 지친 소렌은 결국 범죄의 유혹에 빠지고, 돈을 벌기 위해 더 깊은 땅속으로 떨어지는데, 발전소는 거대벌레라는 더 큰 위협에 직면한다.

 

생존이 불가능한 곳에서 인간다운 삶을 찾기 위한 몸부림! 소렌은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목차

1 - 7

2 - 22

3 - 35

4 - 47

5 - 67

6 - 88

7 - 99

8 - 114

9 - 126

10 - 135

11 - 147

12 - 161

13 - 175

14 - 187

15 - 196

16 - 203

17 - 210

18 - 219

19 - 233

20 - 247

21 - 254

22 - 264

23 - 275

24 - 292

본문인용

  “벌레하고 전쟁이라고?”

 

 갑자기 날카로운 쇳소리가 나서 소렌은 소스라치게 놀랐다. 소렌이 자기도 모르게 옆에 있는 봉을 세게 잡아당겨서 난 소리였다.

 

 “발전소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노인한테 들은 이야기야. 그 노인이 어렸을 때 일어난 일이래. 발전소 사방에서 거대 벌레가 쏟아져 들어왔다고 그랬어. 그 벌레들은 사람을 잡아먹었어. 상상이 돼? 벌레가 사람을 잡아먹었다고. 노인은 친구가 잡아 먹히는 광경을 눈앞에서 봤는데 나한테 그걸 전부 설명해줬어. 양쪽으로 갈라진 두 개의 턱이 서로 교차하면서 살을 물어뜯고 여러 마디로 이루어진 뼈대 같은 입술이 안쪽과 바깥쪽에서 번갈아 움직이며 작은 살점 하나 놓치지 않고 입 안으로 넘기는데… 으, 내가 그 묘사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걸 감사해야 돼. 정말 끔찍해서 그날은 먹은 것도 없는데 토하고 말았어.”

_17p

 

 

 “우리는 이 벌레나 마찬가지야. 하찮고, 죽어도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 눈에 띄지도 않고, 목소리를 내도 들어주는 사람도 없어. 발에 밟혀도 죽은 줄도 모르지.”

 소렌은 계속 말했다.

 “한 명 한 명의 고아는 외롭고 나약해. 그래서 뭉쳐야만 하는 거야. 뭉치면, 우리도 강해질 수 있어. 강해져야 또 하루를 살아갈 수 있는 거야.”

 유르가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아들도 의지할 존재가 필요해. 난 그걸 깨달았어.”

_129p

 

서평

극한의 상황을 통해 그려내는 선과 악의 알레고리. 

허집 작가가 그려낸 가장 어둡고도 깊은 디스토피아 SF 세계로 당신을 초대한다!

 

미래의 어느 날, 에너지 고갈로 인해 더 이상 지상에서 살아갈 수 없게 된 사람들은 지하세계에 발전소를 세우고 새로운 삶의 터전을 꾸린다. 빛, 공기, 식량.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것들이 부족한 지하세계에서 발전소 전기를 돌리며 하루하루 살아가는 사람들. 그들에게 일의 목적은 그저 원초적인 욕구를 해소하기 위함이다. 또한, 이곳에서는 약육강식, 적자생존의 법칙이 완벽히 적용된다.

 

주인공 소렌은 지하 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고아 노잡이다. 지하세계에서 노동력은 매우 중요한 자원이기에, 힘이 없고 어른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지 못한 고아는 가장 낮은 서열에 속한다. 그럼에도 소렌은 발전소 노잡이 일을 하며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애쓴다. 그런 그에게 뻗친 검은 유혹들. 그 사이 발전소는 거대벌레의 침입으로 걷잡을 수 없는 혼돈 속에 빠지고, 생존을 위협하는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점차 본능에 충실한 모습을 보인다. 

 

 

우리는 왜 성실히 일하고

약자를 돌보며 살아야 하는가.

 

 

허집 작가는 『벌레공장』 (1. 터널 속으로)을 통해 다양한 인간상을 구현했다. 결핍이 난무하는 세상 속에서 마주하는 검은 유혹들. 그것을 뿌리치는 자와 뿌리치지 못하는 자는 어떻게 다른가. 또한, 생존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어른은 얼마나 어른다울 수 있는가. 반대로 아이는 언제까지 연약하기만 한 존재일까. 작가가 은유적으로 전한 메시지를 깊이 있게 따라가다 보면 결국 ‘살아감에 있어서 무엇을 가장 중요한 가치로 두어야 하는지’, ‘약자를 존중하는 사회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인지’와 같은 다소 철학적인 물음에 가닿게 될 것이다. SF 소설 속 한 장면에서 우리 사회의 단면을 마주한 것과 같은 기시감을 느끼는 것. 이는 허집 작가의 세계관이 그려낸 SF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모든 디스토피아 SF 소설은 불안한 미래를 대변한다. 그러나 『벌레공장』은 그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어쩌면 작가는 소설을 통해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 매일 마주하는 현실을 더욱 조명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하루하루 값진 땀을 흘리며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이 책이 조금 다른 방식의 위로와 감동, 더 나아가 깊이감 있는 통찰력을 선사해줄 것이라 믿는다. 

저자소개

저자 : 허집
허집

작가는 글을 쓰는 사람이지만, 그 글을 읽는 첫 번째 독자이기도 하다. 좋은 글을 읽었을 때 독자들이 작가가 어떻게 이 글을 쓰게 되었을지 상상을 하는 것처럼, 작가 또한 첫 번째 독자로서 자신이 쓴 글이 어떻게 내 안에서 탄생하게 되었는지 상상하게 된다. 그것은 무의식이 의식의 형태로 이미 한 번 변형을 거친 터라 절대 최초의 원형을 알아낼 수는 없지만, 변하지 않는 사실은 모든 글은 어떤 식으로든 작가가 겪은 체험의 은유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창작과 감상이란 첫 번째 독자의 개인적 체험이 다수 독자의 체험으로 확장되는 과정이며, 진정한 고전이란 많은 사람이 공감할 뿐 아니라 그들이 잊고 있던, 혹은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체험마저 저 어딘가에서 불러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첫 번째 독자로서 운 좋게 먼저 읽은 이 글이 두 번째 독자인 여러분에게도 하나의 은유적 체험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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