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는 문리(文理)에 필요한 요소를 별도로 다루지 않았다. 분량도 고려했지만, 원문에 쓰인 글자 하나하나에 주목하기 위해서이다. 필자는 이 책을 두 가지 원칙에 따라 서술하였다.
첫째, 번역은 직역을 원칙으로 최대한 원문만으로 한정하려고 하였다. 다만, 논어는 함축적인 의미가 많아서 번역도 해석자에 따라 다양하다. 따라서 다른 번역과 설명을 하단에 간략하게 덧붙였다. 더불어 직역은 품사를 기준으로 하였다. 예를 들어, ‘爲之’는 ‘그것을(之) 하다(爲)’로 번역하지 않고, ‘그것(之)을 하다(爲)’로 번역하였다. 이는 문장 성분이 글자의 위치에 따라 정해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성분을 포함하는 焉(언, =於之)과 같은 경우는 성분으로 번역하였다.
그리고 원문의 번역도 최소한으로 다듬어 제시했지만, 구조를 설명한 부분에서는 직역에 더 충실하게 제시했다. 이는 문법적인 요소가 문장에서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직접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언해(諺解)와 같은 기존의 현토(懸吐)를 적용하여 번역하지 않았다. 원헌의 물음에서 보듯이, 우리글과 다른 한문 구조에서 토(吐)는 그 뜻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예외가 아니어도 ‘목적어(보어)+술어’ 구조로 토가 적용된 사례가 있어서, 이것이 오히려 문리를 깨치는데 방해하는 부분도 있다.
둘째, 원문의 한자는 두 가지 원칙으로 설명했다. 하나는 어려운 한자이고, 다른 하나는 한자가 지닌 대표적인 의미와 다르게 사용된 경우이다. 다만, 이름이나 지명 등 고유명사의 한자는 어렵더라도 별도로 설명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헌문편의 ‘羿善射(예선사), 奡盪舟(오탕주)’에서 고유명사인 ‘羿(예)’와 ‘奡(오)’는 어려운 한자임에도 설명하지 않았다. 이는 지나친 한자의 암기가 실제 번역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