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적응이 화두이다. 왜냐하면 적응하지 못하면 점차 소멸하기 때문이다. 적응의 사전적 기본 의미는 ‘일정한 조건이나 환경에 맞추어 잘 어울림’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생물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단어인데, 이에 맞추어 범위를 넓혀 의미를 살펴보면 ‘생물의 형태나 기능이 주어진 환경 조건에 생활하기 쉽게 형태적․생리학적으로 변화하여 감, 유전적인 것과 비유전적인 것이 있는데 보통 유전적인 것을 말한다.’ 나아가 인간의 ‘심리’적 측면에서의 의미도 살펴보면 ‘생활이 환경의 요청에 응함과 동시에 저절로 여러 요구가 채워지고 조화를 이룬 상태, 환경을 변화시키는 경우와 환경에 맞추기 위하여 스스로는 변화시키는 경우가 있다.’로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점점 적응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2010년대부터 물리적, 디지털 및 생물학적 세계가 융합되어 모든 학문․경제․산업 등에 전반적으로 충격을 주게 된 새로운 기술영역이 등장했는데, 이를 ‘4차 산업혁명(Fourth Industrial Revolution)’이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은 사물 인터넷(IoT),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빅 데이터(Big Data)의 발달로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과 초지능(Superintelligence), 더 빠른 속도(Velocity), 더 많은 데이터 처리 능력(Volume), 더 넓은 파급 범위(Scope) 등의 특성을 지니는 ‘초연결지능 혁명’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인공지능이 보편화 되면서 사람들도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른 속도로 처리하지 못하거나, SNS(Social Network Service)를 통해 초연결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적응을 하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버렸다. 과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빠르고 편리한 세상을 누리게 되었지만, 그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무료로 제공된 것이 아닌 셈이다.
지구상 생물들의 적응을 어렵게 하는 요인은 또 있다. 그것은 바로 환경으로, 세계 여러 나라들이 겪고 있는 크고 작은 자연재해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이다. ‘지구온난화’는 지표 부근의 기온이 장기적으로 상승하는 현상으로, 사계절이 뚜렷했던 우리나라의 기후도 점점 아열대 기후로 변화해 가고 있어 생태계 파괴는 물론 생활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인간은 엄마의 태내에 수정이 될 때부터 발달을 시작한다. 이와 같은 발달은 죽음에 도달해야 비로소 끝나기 때문에, 발달 과정은 결국 적응의 연속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발달 단계마다 적응을 해야 다음 단계로 무리 없이 나아갈 수 있고, 이런 과정이 반복되어야 생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수명이 100년까지 확장된 상황이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는 단계별 적응만으로도 큰 과제가 주어졌다고 할 수 있는데, 지구 환경과 과학 기술의 변화에도 잘 어울려야 하기 때문에 살아남기는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진화론으로 19세기 이후 생물학에 혁명에 가까운 거대한 변화를 이끈 인물인 찰스 다윈(Charles Darwin)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한다.
“살아남은 종(種이) 가장 강한 것이 아니며, 가장 현명한 것도 아니다.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종이 살아남는 것이다.”
이 책은 ‘애도’, ‘우울’, ‘관계’, ‘자살’, ‘중독’, ‘불안’, ‘결정’으로 이어진 ‘주제별 독서치료 시리즈’ 여덟 번째 권으로 ‘적응’을 주제로 하고 있다. 문학작품의 힘과 치료 장면에서 이루어지는 상호작용들이, 적응이 필요한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다시 회복하여 당당히 살아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