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나 연못, 호수에 사는 요괴로, 물레방아나 유량을 조절하는 수문 근처를 특히 좋아한다. 보댜노이는 인간을 싫어해서 틈을 엿보고 있다가 물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그리고 자신들의 노예로 삼는다. 그래서 물가에 가까이 갈 때는 조심해야 하는데, 보댜노이는 노인이나 나체의 여성, 거대한 물고기 등의 모습으로 인간 앞에 나타나기 때문에 알아보기란 쉽지 않다. 인간에게 무척 위험한 존재라고 할 수 있다.
-19쪽 (‘보댜노이’ 중에서)
‘죽은 흡혈귀’라고 하여 루마니아에서 두려워하는 요괴다. 붉은 털에 푸른 눈, 그리고 두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 갑자기 죽은 인간이 곧 스트리고이가 되기 쉬운데, 그중에서도 왼쪽 눈을 치켜뜬 채 죽은 사람이라면 영락없이 스토리고이가 된다고 한다. 그런 시체를 매장할 때는 심장에 낫을 찌르는 등,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
-49쪽(‘스트리고이’ 중에서)
과거 발칸반도에 유고슬라비아라는 나라가 있었다. 포비는 유고슬라비아 사람들이 두려워했던 불의 요괴다. 원인 모를 마화(魔火)는 모두 포비의 소행으로, 산불 등 큰 재해로 이어지므로 즉시 소나 양을 바쳐 화를 가라앉혀야 했다. 어느 날, 포비에게 제물을 바치는 모습을 보고 웃은 사람이 있었다. 그러자 순식간에 마화가 날아와 그 사람의 집이 통째로 타버렸다고 한다.
-73쪽(‘포비’ 중에서)
마녀 루살카는 물의 악마로, 러시아 북부에서는 나체 여성의 모습으로 물가에 나타난다. 인간을 발견하면 억지로 물속으로 끌고 들어가 못살게 굴다가 죽인다고 한다. 한편, 러시아 남부의 루살카는 나체가 아닌 안개 옷을 입은 아름다운 모습으로 나타난다. 인간을 습격하는 점은 같지만, 아름다운 노랫소리와 미모로 남자를 홀린 뒤 그대로 죽음의 세계로 데리고 간다는 점은 다르다. 루살카에게 잡아먹히지 않으려면 몸에 허브의 일종인 향쑥 잎을 지니고 있으면 된다고 한다.
-82쪽(‘마녀 루살카’ 중에서)
중국 삼국시대 오나라의 장군 주환은 어느 날 여종을 고용하게 되었는데, 심상치 않았다. 매일 밤 잠들었다 싶으면 여성의 목이 몸통에서 떨어져 날아갔다가 동틀 무렵 다시 돌아왔다고 한다. 주환은 공포를 느껴 이 여성을 해고했다. 당시 중국 남방 지역에는 목만 날아다니는 ‘낙두민’이라는 부족이 존재했다고 전해진다.
-124쪽(‘낙두’ 중에서)
말레이시아에는 ‘나무뿌리의 정령’이라 불리는 요괴가 있는데, 한 종류가 아니라 적어도 세 종류는 된다고 알려져 있다. 하나는 정글에 살며, 사람이나 동물을 보면 뿌리를 뻗어 꽁꽁 묶은 뒤 숨겨버린다고 한다. 그러나 더 이상의 위해는 가하지 않는다. 다른 하나는 큰 나무뿌리에 살고 있다. 이 요괴에게 붙잡히면 어째서인지 허리 언저리에 통증이 생긴다고 한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상당히 위험한 존재다. 근처를 지나가는 사람에게 달려들어 산 채로 머리 앞부분에 구멍을 뚫고 뇌를 빨아먹는다. 습격을 받은 사람은 당연히 즉사한다.
-150쪽(‘나무뿌리의 정령’ 중에서)
미국 애리조나주 북부에 사는 원주민 호피족에게 동물 카치나*는 신앙의 대상인 동시에 매우 소중한 존재다. 예컨대 곰 카치나는 약초에 정통하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로 존경받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오소리는 대단한 명의라고 한다. 오소리는 활과 총을 가지고 나타나며 병을 치료해준다. 일본에는 오소리 모습의 요괴는 없다.
-166쪽(‘오소리’ 중에서)
호피족이 사는 마을에 나타난다고 알려진 카치나의 일종이다. ‘블랙 나타스카’라는 명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형형색색의 민족의상을 입고 다리를 구르고 이빨을 딱딱 부딪쳐 소리를 내면서 사냥감을 기다린다는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186쪽(‘호피의 흑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