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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이 차린 밥상

소설로 맛보는 음식 인문학 여행


  • ISBN-13
    979-11-7217-336-4 (03380)
  • 출판사 / 임프린트
    한국학술정보 / 드루
  • 정가
    20,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6-12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정혜경
  • 번역
    -
  • 메인주제어
    문화연구: 음식과 사회
  • 추가주제어
    사회, 문화: 일반 , 사회사, 문화사
  • 키워드
    #문화연구: 음식과 사회 #사회, 문화: 일반 #사회사, 문화사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2 * 225 mm, 308 Page

책소개

이 책은 현대 문학 대표 소설 《혼불》, 《미망》, 《토지》, 대표 근대 작가 이상과 심훈 작품 그리고 판소리 다섯 마당으로 읽어 보는 문학 속 우리 음식 이야기다. 문학에는 인생이, 철학이, 인간이 들어 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수천 년의 우리 음식 문화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어디에서도 알려 주지 않은 전통 음식이 등장하기도 하고, 잊혔다고 생각한 그리운 음식이 나오기도 한다. 그러니 문학이야말로 우리 삶을 그대로 녹여낸, 역사책보다 가까운 살아 숨 쉬는 음식 인문학 그 자체다. 이제 문학 속에 등장한 음식으로 정성껏 차린 한식 한상차림을 만나러 떠나 보자.

목차

지은이의 말

들어가며: 문학과 음식

 

1장. 최명희 《혼불》: 전통이 담긴 전라도 음식 혼(魂)

 

-한국 음식의 본향 전라도 일상식

정성이 담긴 일상 보양식 죽

생명을 연장시킨 구황 식재료 쑥·송기·콩깻묵

산후 보양식 가물치 고음

천혜의 물맛이 낳은 콩나물과 청포묵

음식의 기본이 되는 장

 

-전통 놀이 속 세시 풍속 음식

봄의 향기 화전놀이와 꽃지짐

가을의 정취 단풍놀이와 국화주

 

-삶을 관통하는 통과 의례 음식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삼신상

다복을 축원하는 첫돌상

화합과 번창을 기리는 잔칫상

사자를 기복하고 영접하는 사자상

망자를 위로하고 애도하는 제사상

 

2장. 박완서 《미망》: 그리운 그곳 잊힌 개성 음식 미(美)

 

-화려한 음식 문화를 꽃피운 개성

풍부하고 다양한 식재료

일상 음식이자 잔치 음식 돼지고기

개성을 대표하는 귀한 식재 인삼

동네 사람들과 정을 나누는 탕

발효 저장 음식의 발달

 

-오랜 음식 문화에 담긴 음식 철학

정성껏 마음 들인 정갈함

웃고명 장식의 화려함

음식에 담은 사회적 기능

 

-음식을 둘러싼 개성의 풍경

개성상인과 개성 인삼

잔치 음식과 공동체 의식

독상 차림과 손님 접대

 

3장. 박경리 《토지》: 향토 내음 가득한 경상도 음식 향(香)

 

-지리산과 남해를 품은 하동

여름철 별미이자 보양식 콩국수

속 달래 주는 호박풀떼기

귀한 술과 안주로 제격인 매화주와 어포

사시사철 다양한 나물류

 

-간도 한인 사회 속 해산물

제사상에는 반드시 탕국

바로 잡아 바로 먹는 생선회

말려 두고 먹는 건청어

 

-풍성한 식재료가 가득한 진주

선짓국과 함께 먹는 진주비빔밥

각종 경조사에 빠지지 않고 올라간 떡

천혜의 조건이 만들어 낸 과일

여름철 시원하게 즐긴 챗국

 

-산해진미를 즐긴 음식 문화

아름다운 참꽃술과 흔했던 꿩고기

구수한 맛이 일품인 시래깃국

버릴 것 하나 없는 알짜 생선 대구

제철에 잡은 생선으로 만든 자반 고기

 

-밥상에 자주 올라간 단골 반찬

시원하면서도 구수한 홍합 된장찌개

군침 돌게 하는 된장 속 콩잎장아찌

그 시대 간편 음식 미역 설치국

 

4장. 박경리 《토지》: 아픔이 서려 있는 일제 강점기 음식 한(恨)

 

-구한말 경제난과 구황 작물

꽁보리밥과 싸라기밥마저 귀했던 시기

힘겨운 삶을 지탱한 보리죽, 시래기죽, 강냉이죽

산과 들에서 캐낸 칡뿌리와 고구마

 

-일제 강점기 속 사라진 우리 음식 문화

농촌 붕괴 그리고 도시화와 매식 문화

전통주 말살과 밀주 제조

일제의 식량 수탈과 소작농 몰락

 

-활발한 외래문화 유입과 음식 교류

중국에서 건너온 호떡과 배달 요리

일본인들의 상권 확대와 양과자점

동경 유학파의 엘리트 문화와 서양 음식

 

5장. 이상과 심훈: 문화 대격동 근대 시기 음식 반(反)

 

이상 작품 속 음식 미학

심훈 《상록수》 속 음식 담론

이상과 심훈이 사랑한 한식

 

6장. 판소리 다섯 마당: 그 시대 삶을 읽어 내는 민중 음식 정(情)

 

《춘향전》 화려한 음식 잔치

《심청전》 효를 상징하는 음식

《흥보전》 배불리 먹고 싶은 소망

《토끼전》 바다 음식의 향연

《적벽가》 음식은 힘과 권력의 상징

 

나가는 글

참고문헌

본문인용

《혼불》에는 조선 시대 명문가의 죽 만드는 풍습과 전통이 고스란히 재현되어 그 모습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소설에는 죽 하나를 두고도 많은 이야기를 전한다. 실제로 밥은 아무나 해도 죽은 아무나 못 쑨다고 하면서 집안 가장인 이기채의 죽과 미음만은 언제나 딸인 효의가 손수 준비한다. 건강한 사람도 밥에 질리면 때로 한 끼는 죽 먹는 것이 입맛에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양갓집에서는 자릿조반이라 하여 조반 대신 맛깔스러운 흰죽을 올리기도 하며, 초례를 갓 치른 신랑 신부가 첫날밤을 새우고 나면 이른 새벽에 잣죽이나 깨죽을 들여 넣어 주는 것이 관습이었다.

-26쪽, 정성이 담긴 일상 보양식 죽

 

《미망》 속에서 빈번히 등장하며 개성 음식 문화를 대표하는 음식이 바로 편수다. 변씨만두라고도 불리는 편수는 살찐 늙은 닭을 고아 다져 잣가루를 많이 넣어 밀가루 반죽을 한다. 그리고 얇게 민 밀가루 반죽을 귀나게 썰어 귀로 싼 다음 닭 곤 물에 삶아 초장에 찍어 먹었다고 한다. 얇게 민 만두피와 곱고 어여쁘게 빚은 만두 모양에서 우리는 개성 음식의 정성 들인 정갈함을 엿볼 수 있다.

-92쪽, 정성껏 마음 들인 정갈함

 

《토지》에서는 된장에 묻어 둔 콩잎 한 접시를 보고 군침을 삼키며 콩잎 하나를 밥 위에 얹어 먹는다는 표현이 나온다. 이처럼 된장에 묻어 둔 콩잎장아찌는 짭조름한 맛과 향이 입에 군침을 돌게 하여 예로부터 기호도가 높았다. 경상도에서는 콩잎장아찌를 단풍콩잎장아찌라고 부르는데, 이는 단풍이 든 콩잎을 따서 장아찌로 만들기 때문이다. 늦가을 서리가 내린 후 낙엽이 들 때 콩잎을 따서 된장에 파묻는다. 그런 다음 누렇고 부드러워질 때까지 삭혀서 양념에 버무려 먹는 남도 농촌의 별미 반찬이다.

164쪽, 군침 돌게 하는 된장 속 콩잎장아찌

 

당시 농촌에서의 빈부 대립은 심각해졌으며 무전 농민들의 숫자는 갈수록 증가했다. 급기야 화전민이 되어 하루하루 목숨을 연명하는 사람들도 늘어만 갔다. 사당패 출신으로 세석에서 술집을 하다가 남편이 죽은 후에는 지리산 화전민이 된 춘매도 고구마를 삶거나 수수, 옥수수 등을 가루 내어 죽을 쑤어 먹는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 강냉이 가루를 끓인 뻑뻑한 죽 한 사발이 산간 지역 화전민의 주식량이었다. 이렇듯 《토지》에서는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로 시간 흐름에 따라 식량 사정은 점점 악화되고 꽁보리밥을 먹던 농민들은 이제 보리죽, 시래기죽, 강냉이죽으로 목숨을 겨우 연명하고 있음이 잘 묘사되어 있다.

179쪽, 힘겨운 삶을 지탱한 보리죽, 시래기죽, 강냉이죽

 

《어리석은 석반》이란 제목에서 추측되듯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어리석은 저녁밥이지만 그것이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을 할 수 없이 인정한다. 사실 예민한 미각으로 늘 힘들었던 이상 그도 음식을 먹고 생명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세속적인 인간임을 고백하고 있다. 그러니 살기 위해 먹을 수밖에 없는 음식을 이제는 존경지심까지 가지고 대한다는 것이다. 생리적인 것을 해결해야 살 수 있는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하고 있다.

219쪽, 이상 작품 속 음식 미학

 

《상록수》에는 농촌을 배경으로 한 소설답게 많은 나물이 등장하고 있다. 참죽나무에 순이 나면 못자리를 하는 풍경이 묘사되기도 하고, 양념이 귀하여 장물을 찔끔 친 갯나물, 짠지 등이 반찬으로 등장하기도 한다. 또 새우, 준치, 숭어도 등장하고 거기다 사정이 좀 나아지면 새우가 들어간 충청도식 지짐이도 등장한다. 지짐이는 국물이 찌개보다는 적고 조림보다는 많은 짭짤하게 끓인 음식으로 동혁이 형제의 상찬으로 나온다.

230쪽, 심훈 《상록수》 속 음식 담론

 

《춘향전》은 판소리 다섯 마당 중 가장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음식이 등장한다. 이는 《춘향전》의 배경인 전라도가 풍부한 곡식과 해산물, 산채 등 식재료가 풍부했고, 넓은 평야로 부유한 토반들이 대를 이어 살면서 좋은 음식을 대대로 전수했기 때문이다. 또한 수박, 사과, 고추 등 외래 농작물도 눈에 띄는데 조선 후기에 외래 농작물 유입이 조선 전역으로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다.

247쪽, 《춘향전》 화려한 음식 잔치

 

《흥보전》에는 귀한 고기 음식과 다양한 종류의 떡이 많이 등장한다. 《흥보전》은 민중의 희망을 표현한 작품으로 평소 가장 좋아하고 먹고 싶어 한 음식이 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백성들은 일상식으로 밥에 김치, 간단한 나물로 허기를 채우는 정도였다. 따라서 기름지고 맛있는 고기 요리는 늘 먹고 싶은 갈구의 대상이었다.

275쪽, 《흥보전》 배불리 먹고 싶은 소망

서평

한식파 독자를 위한 필독서!

맛깔스러운 우리 음식을 문학 속에서 만나다

 

우리는 한식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문학으로 차린 밥상》은 우리가 일상에서 먹고 있는 음식을, 우리 조상들이 먹었던 음식을 문학 속에서 만나 보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우리가 만나는 문학은 대부분 인간을 다루고, 그 속에는 음식이 필연적으로 등장한다. 음식이 인문학적 주제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전통 향토 음식을 알고자 할 때 문학의 가치는 빛났다. 문학은 시대와 사회, 문화 속에서 인간의 삶이 가지고 있는 갈등 구조를 가장 잘 표현하고 있으며, 문학 속에는 배경이 되는 그 사회의 문화, 풍습, 역사가 녹아 있기 때문이다.

 

《문학으로 차린 밥상》은 오랜 시간 소설을 짝사랑한 저자의 이야기이자 평생 영양학 길을 걸었던 저자의 연구 결정체다. 음식과 이야기가 있는 이 책은 문학 작품 속에 등장한 음식으로 역사, 문화, 시대상을 이야기한다. 이 시대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소설, 수필, 시, 판소리 문학 작품을 다양하게 살펴보고 그 속에서 우리 한식을 만나 본다. 이야기 마지막에는 작품 속 음식으로 푸짐하게 한상을 차려 보는 재미도 더했다. 그 시대 그 밥상을 실제로 만나 볼 수 있는 재미난 시간이 될 것이다.

 

한식에 담긴 혼魂, 미美, 향香, 한恨, 반反, 정情

문학 속 음식으로 한국인의 정체성을 읽어 내다

 

이 책의 1장에서는 최명희 《혼불》 소설을 다룬다. 한국 음식의 본향이라 불리는 전라도 음식에 담긴 우리의 ‘혼魂’을 살펴보고 전라도 일상 음식, 세시 음식 그리고 통과 의례 속 음식 이야기를 다룬다. 2장은 박완서 《미망》 소설을 통해 잊힌 개성 음식의 ‘아름다움美’을 이야기한다. 분단된 현실에 사라져 가는 개성 음식 문화를 살펴보고 당시의 가치관이나 생활을 통해 개성 음식을 이 시대에 다시 불러낸다. 3장과 4장에서는 박경리 《토지》 소설을 다룬다. 경상도 향토 음식 문화에 담긴 ‘향香’을 그리며 음식 시대적 변천사를 살펴본다. 또 개화기, 일제강점기라는 ‘한恨’이 담긴 시대를 겪으며 근대화와 서구 문물이 우리 가치관과 식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지 알아본다. 5장은 같은 시대를 살아간 근대 작가임에도 ‘정반대反’의 세계를 보여 준 이상과 심훈, 그들이 사랑한 한식에 대해 이야기한다. 6장에서는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민중 음식 문화 단초를 판소리 다섯 마당에서 찾아보고, 그 시대 삶을 읽어 내는 민중 음식의 ‘정情’을 이야기한다.

 

이처럼 문학에는 우리의 혼(魂)과 아름다움(美)이 녹아 있고, 우리 민족의 향(香)과 정(情)이 담겨 있으며, 우리 역사의 한탄스럽고(恨) 반하는(反) 감정이 섞여 있다. 우리의 정체성인 한식을 이제 문학 속에서 살펴볼 때가 왔다. 문학을 읽는다는 건 우리 삶을 그대로 담은 살아 있는 역사 속 한 페이지를 펼치는 것과 같다. 그 역사 속에서 우리가 먹었던 때로는 간절하게 소망했던 음식을 살펴보며 우리의 음식, 한식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최근 비건 식단이 사랑받고, 채식 위주 식단이 각광받으면서 자연히 한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한식이야말로 이 시대의 자연 친화적인, 건강 지향적인 밥상이다. 과식의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어쩌면 절제된 소식과 거친 음식이 필요한 때인지도 모른다. 문학 작품 속 음식으로 엮어 본 이 이야기가 한식이 더 풍요로워지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저자소개

저자 : 정혜경
늘 소설 읽기를 좋아하다 소설 속 음식 이야기를 엮은 이 책으로 꿈을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호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이며, 고려대학교 객원교수로 음식 인문학을 강의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이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식생활문화학회 회장과 대한가정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대학에서 서구 영양학을 공부했지만 한식 요리를 배우면서 한국 음식 문화와 역사 그리고 과학성에 매료되었다. 30년 이상 학생들과 함께 호흡하면서 한국의 밥, 채소, 고기와 생선, 장, 전통주 문화에 관한 연구와 고조리서 연구, 종가음식 등 다양한 방면으로 음식 연구를 지속해 왔다. 이 밖에도 한식의 과학화를 위해 김치 품질 측정기, 기능성 솔잎 맛김, 한방맥주, 닭발을 이용한 전약 제조 등 제품 특허를 받기도 했다.

《서울의 음식문화》를 시작으로 《한국음식 오디세이》(2007 세종도서 교양부문), 《천년 한식 견문록》, 《정혜경 교수가 들려주는 우리 음식 이야기》, 《조선 왕실의 밥상》(2019 세종도서 교양부문) 등을 썼고, '음식 4부작'으로 《밥의 인문학》(2015 세종도서 교양부문), 《채소의 인문학》(2018 국립도서관 사서 추천), 《고기의 인문학》(2020 세종도서 교양부문), 《바다음식의 인문학》을 펴냈다. 이 밖에 《옛 그림 속 술의 맛과 멋》, 《세계의 한식을 맛보다》 등 식문화에 관한 글을 여럿 썼으며 공저로 《한국의 먹거리와 농업》, 《한국인에게 장은 무엇인가》, 《한국인에게 막걸리는 무엇인가》, 《식생활 문화》, 《선비의 멋 규방의 맛》, 《한국 음식문화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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