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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쿠르는 처음이라


  • ISBN-13
    979-11-91383-46-1 (03690)
  • 출판사 / 임프린트
    빨간소금 / 빨간소금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6-14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지호
  • 번역
    -
  • 메인주제어
    스포츠: 일반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스포츠: 일반 #파쿠르 #야마카시 #놀이 #움직임 #체조 #모험 #에세이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0 * 188 mm, 236 Page

책소개

아이처럼 자유롭게 상상하고 움직이자!

전 세계에 34명뿐인 국제 공인 마스터코치 김지호의 파쿠르 이야기

 

올챙이배에 빼빼 마른 멸치 같은 몸으로 게임 중독과 우울증에 시달리던 열일곱 살 청소년이 우연히 영화 〈야마카시〉를 보고 파쿠르에 빠져든다. 파쿠르 창시자들과 야마카시 멤버들을 덕질하기 시작하고,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공부·훈련하고, 전 세계에 34명뿐인 국제 공인 마스터코치가 된다. 그리고 2021년 6월, 강남 빌딩 옥상을 건너뛴다. 이 책에는 김 코치가 말하는 트레이서로서의 삶과 파쿠르 철학, 파쿠르의 기본 개념과 기초 기술 등이 들어 있다.

 

하지만 김 코치는 이 책을 읽는 이들이 뛰어난 파쿠르 기술을 구사하거나 파쿠르라는 특정한 분야에 매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파쿠르를 잘한다고 해서 파쿠르의 관점과 해석을 잘 구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멋지고 화려한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보다, 별 볼 일 없지만 자기만의 언어와 질문을 끝까지 붙잡고 움직이는 사람이 더 파쿠르답다. 익숙한 도시, 사물, 주변 환경을 아이처럼 자유롭게 상상하고 움직이며 세상을 놀이터로 볼 수 있는 자세, 이것이 그가 바라는 전부다.

목차

책을 펴내며 나만의 언어와 질문으로 움직이고 있습니까

 

1부 나는 트레이서다

강남 옥상 점프를 결심하다

이 도전은 생각이 있으면 죽는다

내 인생을 바꾼 영화 〈야마카시〉

처음으로 온몸에 땀이 흘렀다

야탑역 4번 출구 앞

파쿠르하러 대학에 가다

파쿠르 때문에 휴학하다

파쿠르하러 프랑스에 가다

서울대 '샤' 정문에 오르다

파쿠르와 윤리

파쿠르 지도자가 되기로 결심하다

하버드 스타디움의 교훈

초등학생만 파쿠르를 하는 이유

놀이가 된 파쿠르

청소년들과 파쿠르하다

파쿠르와 흉터

파쿠르는 완전하지 않다

 

2부 파쿠르라는 세계

파쿠르를 왜 하나요

파쿠르에는 어떤 움직임이 있을까

파쿠르는 누가 만들었을까

파쿠르는 어디서나 가능하다

안전이라는 말의 위험성

어떻게 연습할까

착지부터 생각하라

낙법의 중요성

목적은 벽을 따라 달리기

약한 힘은 반복에서 온다

치타의 움직임이 아름다운 이유

힘의 의미

파쿠르는 진화 중!

경쟁이 시작되다

파쿠르 콘텐츠 노동자의 현실

기술이 전부가 아니다

파쿠르를 시작하는 어른에게 하고 싶은 말

 

3부 파쿠르를 배우자

어떻게 몸을 준비할까

바닥에서 시작하는 보행 움직임과 구르기

계단에서 시작하는 착지와 점프

난간에서 시작하는 균형잡기와 넘어가기

벽에서 시작하는 클라이밍 기초

 

마치며 장애물이 길이다

 

본문인용

열일곱 살의 나는 서서히 죽어 가는 느낌이었다. 태어나 보니 해야 할 일들이 모두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좋은 성적을 내서 좋은 대학에 간 뒤 취업 준비를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 좋은 사람과 결혼하고, 좋은 집과 좋은 차를 소유하고,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야 하는 세상. 심지어 좋은 장례식장까지 기준이 정해진 세상. 탄생부터 죽음까지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모든 것이 정해진 삶에는 인간 김지호의 삶이 들어설 틈이 없었다.(23쪽)

 

창문을 열고 찬바람을 들이켠다. 폐부까지 깊이 찔러 오는 찬 공기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한다. 신발을 신고 세상을 향한 첫걸음을 내디딘다.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 동네에서 목적 없이 발걸음을 옮긴다. 하얀 발자국이 남아 있는 놀이터에서 손으로 차디찬 난간을 잡는다. 뇌리에 장애물과 춤추는 즐거운 상상이 시작된다. 어느새 힘센 발을 움직여 난간 사이를 오르고 뒤집고 뛰어넘는다. 얼얼한 손바닥은 동시에 뜨거워진다. 거친 호흡에 흰 입김이 새어 나온다. 뛰는 심장만큼 감각은 또렷하다. 멀리서 구경하던 어린이가 다가와 저만치서 동작을 따라 한다. 표정이 살아난다. 아이가 다가와 말을 건다.

“다른 것도 보여 주세요.”(88쪽)

 

길거리에서 파쿠르를 하다 보면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파쿠르를 왜 하나요?”라는 질문을 가끔 받는다. 대체로 “그냥 좋아서요”라고 가볍게 넘기지만, 속으로 되묻는다. '당신은 언제 파쿠르를 그만두었나요?' 

어린 시절을 떠올려 보자. 혹은 주변의 아이들을 관찰해 보자. 똑같은 코스로 걷는 아이들은 없다. 직진하면 빠른 길을 지그재그로 뛰어다닌다. 앞서가는 사람이 있으면, 기다리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요리조리 피한다. 걸어야 하는 곳에서 뛰고, 뛰어야 하는 곳에서 점프한다. 담장 위를 걸으면서 환호하고, 놀이터에서는 가장 높은 곳을 향해 거침없이 올라간다. 고정관념 없이 지형지물을 가지고 자유롭게 노는 모습, 파쿠르 본연의 모습이다. 단지 나이가 들면서 상상력을 잃고 움직임을 멈췄을 뿐이다.(92쪽)

 

현실의 위험을 '데인저(danger)'와 '리스크(risk)'로 구분한다. 데인저는 인간이 통제할 수 없는 천재지변, 통제가 불가능한 위험의 영역이다. 리스크는 반대로 인간이 통제할 수 있고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다. 예를 들어 암벽등반은 떨어질 것을 대비해서 하네스와 로프를 활용한다. 그래서 인간이 통제하는 위험(risk)이 된다. 이렇게 예측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하는 것을 '리스크 테이킹(위험 감수)'이라고 부른다. 많은 사람이 파쿠르를 생명을 내던지는 익스트림 스포츠로 오해하지만, 파쿠르는 인간이 예측하고 관리할 수 있는 위험 감수 훈련이다.(112쪽)

 

위험을 감수하고 두려움을 극복한 성공 기억은 자신감뿐 아니라, 매사에 긍정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부정적인 상황에 직면하더라도 긍정적인 상황으로 뒤집을 힘을 준다. 파쿠르 수업을 마치고 좋은 경험을 얻어 가는 사람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지금까지 배운 것은 다 내려놓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파쿠르는 소유하지 않는 마음일 때만 제대로 기쁨을 만끽할 수 있다. 파쿠르는 무상한 행위이기에 즐거움과 기쁨을 느낀다면 충분하다.(166쪽)

서평

강남 빌딩 옥상을 건너뛰다

2021년 6월, 강남 빌딩 옥상을 건너뛴 젊은이가 있다. 전 세계에 34명뿐인 국제 공인 마스터코치 김지호다. 2020년 1월, 그는 일본에서 봄에 열릴 예정인 ‘국제체조연맹 파쿠르 세계선수권대회’ 스피드 코스 종목 출전을 앞두고 훈련에 매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대회가 갑작스레 무기한 연기됐다. 그 순간 다큐멘터리 〈루프컬쳐 아시아(RoofCulture Asia)〉가 생각났다. 이 다큐멘터리는 영국 파쿠르 팀 스토러(Storror)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4대 도시—싱가포르, 홍콩, 서울, 도쿄—의 빌딩 옥상을 도구나 장비 없이 맨몸 하나로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담았다.

 

파쿠르 커뮤니티 내부에 스토러 팀의 행동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었다. 위험천만한 옥상 점프는 건물주와 시민, 아시아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비도덕적인 행동이라고 비난받았다. 그 또한 막연한 거부감이 있었다. 하지만 스토러 팀이 방문한 강남 빌딩 옥상을 답사하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스토러 팀의 탁월한 신체 능력과 정신력,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태도에 경외감이 들었다. 스스로 질문을 던졌다. 파쿠르에 관한 생각과 철학, 제도와 시스템, 물건 등에서 과연 내가 최초로 시도한 것이 있을까? 내가 지금 누리고 생산하는 것은 이미 누군가 해 놓은 것을 똑같이 따라 하고 주석을 단 수준은 아닐까? 나의 고유한 길, 나만의 독립적인 사유를 생산하고 싶은 욕망이 자라기 시작했다. 그는 강남 빌딩 옥상을 건너뛰기로 결심하고 꼼꼼한 준비를 거쳐 실행한다.

 

전 세계에 34명뿐인 국제 공인 마스터코치 김지호의 파쿠르 이야기

중·고등학생 때 김 코치의 몸은 올챙이배에 빼빼 마른 멸치였다. 매일 컴퓨터 게임만 하며 앉아 있었고, 운동은 상상하지도 못했다. 그는 서서히 죽어 가는 느낌이었다. 태어나 보니 해야 할 일들이 모두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좋은 성적을 내서 좋은 대학에 간 뒤 취업 준비를 열심히 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가 좋은 사람과 결혼하고, 좋은 집과 좋은 차를 소유하고,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야 하는 세상. 심지어 좋은 장례식장까지 기준이 정해진 세상. 탄생부터 죽음까지 마치 공장의 컨베이어 벨트처럼 모든 것이 정해진 삶에는 인간 김지호의 삶이 들어설 틈이 없었다.

 

그런 그가 열일곱 살에 친구 따라 영화 〈야마카시〉를 보고 파쿠르에 빠져든다. 〈야마카시〉는 초등학생 시절 모험 놀이를 떠오르게 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경찰에게 쫓기면서도 건물과 건물 사이를 점프하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장면은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라는 열망에 불을 지폈다. 남들이 시키는 대로, 정해진 대로만 살아온 자신과 달리 그들은 진심으로 자유로워 보였다. 영화 속 주인공들은 그의 마음속에 영웅으로 자리 잡았다. 파쿠르 창시자들과 야마카시 멤버들을 덕질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에서 자료를 찾고, 〈야마카시〉 개봉 이후 회원 수가 5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큰 동호회가 된 다음 카페 ‘야마카시 코리아’에서 활동했다. 야탑역 4번 출구 앞에서 모임을 주도한 적도 있다. 아버지가 마음대로 지원한 대학교를 사전 답사했다가 파쿠르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장소는 없다는 생각에 입학했다. 그리고 많은 노력과 우여곡절을 거쳐 파쿠르 지도자가 되었다. 게임 중독과 우울증에 시달리던 청소년이 국제 공인 파쿠르 마스터코치가 된 것이다. 이 책에는 이러한 김 코치의 여정, 그가 말하는 트레이서로서의 삶과 파쿠르 철학, 파쿠르의 기본 개념과 기초 기술 등이 들어 있다.

 

아이처럼 자유롭게 상상하고 움직이자!

파쿠르는 인간의 보편적인 움직임 활동이다. 걷고, 뛰고, 달리고, 매달리고, 균형 잡고, 올라가는 일련의 움직임이다. 특별한 교육을 받지 않아도 누구나 자연스럽게 지형지물에 따라 반응한다. 시대적 상황과 목적에 따라 이름과 형태가 달라졌을 뿐이다. 따라서 파쿠르를 스포츠인지, 예술인지, 무술인지, 놀이인지, 체육인지 분류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분류한다고 하더라도 파쿠르의 정체성을 하나의 관점으로 제한하게 된다. 파쿠르를 정의하기 어렵기 때문에 파쿠르의 명칭은 움직임의 예술(L’art du Déplacement), 파쿠르(Parkour), 프리러닝(Freerunning) 등 다양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쉽게 알 수 있다. 똑같은 코스로 걷는 아이들은 없다. 직진하면 빠른 길을 지그재그로 뛰어다닌다. 앞서가는 사람이 있으면, 기다리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요리조리 피한다. 걸어야 하는 곳에서 뛰고, 뛰어야 하는 곳에서 점프한다. 담장 위를 걸으면서 환호하고, 놀이터에서는 가장 높은 곳을 향해 거침없이 올라간다. 고정관념 없이 지형지물을 가지고 자유롭게 노는 모습, 파쿠르 본연의 모습이다. 단지 나이가 들면서 상상력을 잃고 움직임을 멈췄을 뿐이다.

 

따라서 김 코치는 이 책을 읽는 이들이 뛰어난 파쿠르 기술을 구사하거나 파쿠르라는 특정한 분야에 매진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파쿠르를 잘한다고 해서 파쿠르의 관점과 해석을 잘 구현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멋지고 화려한 기술을 구사하는 선수보다, 별 볼 일 없지만 자기만의 언어와 질문을 끝까지 붙잡고 움직이는 사람이 더 파쿠르답다. 익숙한 도시, 사물, 주변 환경을 아이처럼 자유롭게 상상하고 움직이며 세상을 놀이터로 볼 수 있는 자세, 이것이 그가 바라는 전부다.

저자소개

저자 : 김지호
2004년 겨울, 친구 따라 영화 <야마카시>를 보고 파쿠르를 시작했다. '경쟁하는 파쿠르 선수 되기보다 평생 건강하게 움직이는 삶'을 목적으로 하는 웰 에이징(well-aging) 파쿠르를 실천해 왔다. 전 세계에 34명(2024년 기준)뿐인 국제 공인 파쿠르 마스터코치다.
한국에 처음 파쿠르 아카데미와 코칭 체계를 마련하고 국내외 파쿠르 지도자와 커뮤니티를 육성했다. 여러 대안교육 영역에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파쿠르를 지도한 공로로 '2018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았다. 현재 대한체조협회 파쿠르 위원장, 국제체조연맹 파쿠르 심판으로 활동하고 있다.
종종 꿈속에서 파쿠르를 연습하다가 깬다. 취미는 BMW (Bus, Metro, Walking)를 타고 떠나는 모험과 사색, 그리고 여행하며 돌탑 쌓기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것을 할 수 있는 인문학, 그리고 움직임 놀이를 좋아한다. 가끔 나무늘보처럼 집콕, 물구나무서기, 명상, 프리다이빙, 요가를 즐긴다. 동네에서 짝궁과 함께 파쿠르 놀이터와 소박한 움직임 체육관을 운영하는 게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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