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유라시아를 보자. 북에서 남으로 뻗어 있는 아프리카와는 달리 유럽은 대서양에서 시작해 태평양에 접해 있는 중국과 베트남 해안까지 동쪽으로 뻗어 있어. 즉, 유라시아는 (이렇게 표현해도 된다면) 키는 작고 허리는 굵어. 이게 무슨 뜻일까? 사람들이 유라시아를 태평양에서 대서양까지 횡단하는 동안 비교적 적은 기후 변화만을 경험한다는 뜻이야. 반면 아프리카에서는 이집트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가는 동안 다양한 기후대의 지역을 만나게 되지. _ 35쪽
생명이 위험한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기증자로부터 무료로 피를 제공받는 나라가 세상에는 아주 많아. 어떤 나라에서는 혈액 기증자가 피를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받기도 하지. 그런데 어떤 나라가 혈액 기증자가 더 많을까? 자신의 소중한 피를 제공하는 대가로 돈을 받는 나라일까, 아니면 무료로 기증하는 나라일까? _ 46쪽
일거리를 찾은 사람들은 맨체스터 공장이나 웨일스 광산의 숨막히는 공기 속에서 하루에 14시간 이상을 일했어. 당시 신문을 보면 영국에서는 되도록 일을 많이 시키기 위해서 10살짜리 아이들을 증기기관에 쇠사슬로 묶어놓았다는 것을 알 수 있어. 임신한 여인들이 콘월의 광산에서 힘들게 일하다가 갱도 안에서 아이를 낳는 일도 자주 있었단다. 같은 시기에 식민지와 남아메리카에서는 유럽의 노예 상인이 아프리카의 고향에서 납치해 교환가치로 판매한 노예들의 중노동을 바탕으로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었지. _ 65~66쪽
노동자 계급의 시작은 조상의 경작지에서 쫓겨난 농민들이었어. 이와 나란히 영국 농촌 지역에서는 초기의 기업가 계급도 생겨났단다. 기업가는 생산을 하기 위해, 그리고 지대와 임금을 지불하기 위해, 고리대금업자와 지주들에게 돈을 빌림으로써 부채를 졌어. 이렇게 해서 맨 처음 에 부채가 있게 되었고, 부채는 다시 이윤 자체를 목적으로 만들었지. 다시 말해 이윤은 처음에는 기업가, 그다음에는 노동자, 마지막으로 전체 시장사회의 생존을 위한 전제 조건이 되었단다. _ 81~82쪽
부채는 시장사회의 첫 번째 자원이야. 이 자원에서 무엇이 생산될까? 이윤이지. 시장사회에서는 잉여생산물이 이윤이라는 형태를 띠기 때문이야. 결국 이윤은 두 가지 종류로 변화해. 첫 번째는 새로운 기술(예를 들어 카본 프레임을 사용한 미칼리스 씨의 새로운 자전거)이나 일자리, 그리고 생산에 투자돼. 두 번째는 이윤을 차지한 사람들의 수중에서 부로 축적되지. _ 109쪽
시장사회의 기계화가 우리를 〈스타트렉〉의 유토피아로 데려가지 않고, 거꾸로 〈매트릭스〉의 방향으로 데려가버리면, 기계는 《프랑켄슈타인》의 창조물과 비슷해지겠지. 모든 세대가 위기의 제단 위에 제물로 바쳐지고, 사회는 기계의 승리에 대해 경련을 일으키는 것으로 반응할 거야. _ 143쪽
우리의 민주주의는 종종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불완전하고 썩어 있으며, 약자와 우리의 불안정한 환경에 대한 범죄 행위를 눈감아주고 있다는 것을 너도 잘 알 거야. 하지만 우리를 지구상의 멍청한 바이러스로 머물지 않도록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 여전히 민주주의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야. 민주주의는 스미스 요원의 말이 틀렸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우리의 유일한 희망이란다. _ 199쪽
분명히 너는 파란 약을 집지 않은 것을 자주 후회하게 될 거야. 하지만 네가 빨간 약을 선택했기 때문에 강자의 거짓을 꿰뚫어보고 강자의 추악함과 어리석음을 완전히 이해하는 순간들도 생기겠지. 그것이 너한테는 큰 보상이 되어줄 거야. _ 24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