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맘이 딱 맞는 세 마녀의 이야기
세 마녀를 만나려면 문구점으로 오세요
아이들은 종종 자질구레한 장난감에 열광한다. 팝잇, 말랑이, 액체 괴물……. 무얼 할 때 쓰는지도 모를만한 생소한 물건들이다. 아이들은 그것들을 구하려고 문구점에 갈 시간을 꼽는다. 그러니 문구점이라는 말만 들어도 호기심이 펑펑 솟아오르는 게 당연하다. 그곳은 그들에게는 천국과 같은 곳이다.
하지만 아이들은 바글바글 몰려와서 좋아하는 것 고른다고 물건을 엉망으로 헤집어놓고 쓸데없는 질문도 한없이 늘어놓는다. 주인 입장에서는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응대해야 하니, 여간 피곤한 일이 아니다. 이 책의 할머니처럼 아이들이 좋아서 문구점을 열었다면 몰라도.
멜랑도라는 그 지긋지긋한 문구점 대신 꽃가게나 향수가게, 아니면 커피점을 열고 싶다. 그래서 할머니가 여행을 떠나자 이때다 싶어 ‘마녀의 문구점에 오지 마세요’라는 글을 열 장이나 써서 붙인다. 손님을 끊어내 할머니가 문구점을 더 이상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도 양 갈래, 홀쭉이, 뚱뚱이가 막무가내로 쳐들어와서 마구 어질러놓자 멜랑도라는 차라리 마녀가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한다. 잠시 후, 진짜 마녀 미란다가 들어와서 부탁을 들어주면 마법을 나눠주겠다고 제안하면서 마법 지팡이와 주의사항이 적힌 종이를 건넨다. 멜랑도라는 이제 마법으로 아이들을 쫓아내면 되겠다고 생각한다.
멜랑도라가 한가롭게 홍차라도 마시려 할 때, 홀쭉이가 찾아와 팝잇을 찾으면서 건너편 대형 문구점과 비교해서 말한다. 화가 난 멜랑도라는 마법을 써서 팝잇을 수도 없이 쏟아낸다. 홀쭉이는 놀라서 도망치더니 아이들을 잔뜩 끌고 와서 대형 문구점보다 할머니의 낡은 문구점이 훨씬 좋다고 떠벌린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고른다며 문구점을 난장판으로 만들자, 멜랑도라는 아이들을 모두 팝잇으로 만들어 버린다. 멜랑도라는 뒤이어 들어온 뚱뚱이는 만두 말랑이로, 양 갈래는 액체 괴물로 만들어서 팝잇으로 변한 홀쭉이와 함께 밖에 내다 버린다. 마침 청소부 할아버지가 왔다가 물건을 아끼지 않는다며 잔소리하자, 멜랑도라는 할 수 없이 팝잇과 만두 말랑이, 액체 괴물을 진열대 구석에 처박아 둔다.
대형 문구점 주인이 와서 꼬마들을 시켜서 손님을 빼갔다고 따지자, 멜랑도라는 그제야 셋의 마음을 알고 마법으로 되돌려 놓으려고 한다. 하지만 웬일인지 마법이 도통 걸리지 않는데…….
할머니가 돌아오기 전에 멜랑도라는 아이들을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을 수 있을까?
할머니와 미란다가 문구점을 계속하고 싶은 이유는 물론 그곳에서 둘이 만나서이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맘이 딱 맞기 때문이다. 할머니와 미란다는 자유가 없는 마녀 세계에서 도망쳐 나온 마녀들이다. 할머니의 옛이야기를 듣고 자기가 진짜 마녀라는 것을 알게 된 멜랑도라는 가슴이 벅차오른다.
마녀와 함께 실컷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해 볼 수 있는 문구점이 정말로 있을까?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나면 마녀 문구점을 찾고야 말겠다면서 집을 나설지도 모른다. 그만큼 이 책은 생생하고 재미있고 또 감동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