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 일러스트 원화전 수상 작가,
로렌조 산지오와 파니 졸리의 ‘세상에서 제일 귀여운’ 신작!
귀여운 길고양이, 베베르와 함께 떠나는 세계 여행!
우연한 시작, 그러나 꼭 여행하고 싶은 길
어느 날, 우연히 세계 일주의 기회를 잡은 베베르는 그동안 꿈꿔왔던 일들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떠난다. 이 흥미롭고 우연한 출발은 우리에게도 비행기를 타고 떠날 때의 설렘을 안겨 준다. 베베르는 여행을 이어갈수록 다양한 문화와 만남을 거듭하며 자신의 세계를 넓혀 나간다. 먹고, 보고, 많은 친구와 만나며 이 세상이 얼마나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곳인지 깨닫는다. 이는 우연한 시작이었지만, 길에서 살아가던 베베르에게 이 여행이 얼마나 필요한 것이었는지 보여 준다. 길고양이는 늘 우리 곁에서 살아가는 존재다. 이처럼 친숙한 존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모습은 상황 자체가 낯설다 한들, 모든 걸 친숙하게 만든다. 이러한 모습이 우리에게 ‘대담한 마음으로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라’며 용기를 안겨줄지도 모를 일이다.
베베르의 여정은 도시에서 만나는 친구들과의 교류에서 시작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양이 가이드들은 각자 다른 환경, 다른 문화에서 살아가며 심지어는 종도 다르다. 그러나 이 만남은 베베르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그 지역의 문화와 특색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게 만든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이방인의 눈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도시를 이해하게 된다는 의미와도 같지 않을까. 베베르의 여행은 독자들에게도 가상의 여정을 통해 실제로 그 문화를 경험한 듯한 느낌을 전달한다. 이러한 경험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새로운 시각을 키우기 위한 출발선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새로운 문화와 우정이 베베르의 마음을 어떻게 변화하도록 만들었을까? 그러니까 어쩌면, 베베르는 ‘우연한 시작’이라는 게 얼마나 귀중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 우리에게 알려 주려 한 것일지도 모르겠다. 우리 삶을 풍요롭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여행의 목적은 아닐까.
새로운 문화, 낯선 곳으로 향할 것
베베르의 여행은 바르셀로나부터 시작해 세계 각국의 유명 도시를 거쳐 뉴욕까지 이어진다. 어느 곳이든 마찬가지겠지만, 이 도시들에서 베베르가 마주한 문화적인 특성, 예술, 음식은 그 지역의 생활을 조금 더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게 만드는 장치다. 그리고 우리는 이를 통해 각기 다른 나라의 삶과 그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베베르는 각 나라만의 특색 있는 기념품을 수집하며 일기를 쓴다. 이 나라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인 정체성과 역사는 우리가 한 번도 살아보지 못한 문화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베베르가 여행하며 겪는 다양한 문화적 충격과 즐거움은 우리에게 세상의 다양함이 이렇게나 많다는 것을 보여 주는 계기가 된다.
이 책은 이처럼 멋지고 아름다운 세계의 풍경, 그리고 귀여운 길고양이의 일상을 근사한 일러스트로 잘 표현했다. 2023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일러스트 원화전 수상의 영예를 안은 로렌조 산지오가 바로 이 일러스트를 그린 주인공이다. 세계적으로도 주목 받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원화를 통해 귀여운 고양이의 일상을 자세히 살펴볼 수 있으며, 도시마다 곳곳에 숨어 있는 ‘베베르’를 찾아보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다. 덧붙여, 로렌조 산지오는 베베르를 통해 세계 여러 도시의 각종 행사와 축제를 종이에 그린다. 도시의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낯선 듯 꽤 매력적이다.
이러한 그림들은 베베르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이 책을 읽는 우리 모두에게 이러한 문화가 가지고 있는 매력과 가치를 전달한다. 베베르의 여정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각 나라에서의 생생한 축제 현장을 직접 체험하듯 느낄 수 있다. 가고 싶었던 축제, 그리고 보고 싶었던 이국의 풍경이 있다면 지금이 바로 베베르처럼 떠나야 할 시점이 아닐까.
여행이 마주하게 한 오늘의 나, 발견하는 기쁨
베베르의 여행은 단순히 장소를 옮겨 다니기만 하는 여행이 아니다. 도시에서의 경험은 진짜 ‘나’를 발견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도시마다 만난 고양이 가이드 친구들과의 만남은 베베르에게 그 지역의 문화를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게끔 만들어 준다. 이러한 과정은 여행에서 진정한 자신을 발견할 수 있게 만드는 기회가 된다.
이 책을 쓴 파니 졸리는 베베르를 두고 ‘조금 활력이 없는 고양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그랬던 베베르가 기운을 차리며 눈을 반짝이기 시작하는 순간이 오는데, 그건 바로 첫 여행지에 도착했을 때다. 어색하고 쭈뼛거리던 베베르는 사라지고, 어느 순간 여행을 좋아하는 베베르 내면의 모습이 보이는 순간이다. 어떤 지역에만 있고, 어느 동네에서만 먹을 수 있고, 또 어떤 장소에서만 만질 수 있는 것들은 내 안에 있는 진짜 내 모습을 발견하게 만든다. 이는 여행이 주는 가장 중요한 가치일 테고, 우리는 이를 통해 더욱 성숙하고 포용적인 사람이 될 수 있다. 베베르의 여행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수많은 인파 속에 내가 있음을 느끼고, 그 속에서의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기쁨. 우리 삶에도 그런 새로운 도전과 다양한 마음이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준다.
베베르의 여행은 그가 처음으로 낯선 환경에 떨어지면서 시작된다. 그러나 무섭거나, 그것이 두려운 것이라 여기지 않는다. 베베르는 그저 설레는 마음으로 앞을 향해 뚜벅뚜벅 걷는다. 각 도시에서 겪는 새로움은 베베르에게 이 세상을 탐험할 용기와 영감을 준다. 이는 이 책을 우리에게도 다르지 않다. 책을 읽는 이들에게 자신만의 모험을 꿈꾸게 하니까. 베베르의 여정을 통해 우리는 나를 발견하는 기쁨을 느낄 수 있다.
베베르의 세계 일주는 결국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진다. 여행을 통해 얻은 교훈과 경험은 베베르에게 새로운 삶의 방향성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는 독자에게도 일상을 초월하는 삶의 의미와 가치를 탐색할 수 있게 한다. 베베르의 여행은 단순한 모험담이 아니니까. 그건, 우리 삶의 모든 여정을 꿰뚫을 수 있는 용기가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