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서 깨우쳐야 할 최우선 과제인 '릴랙스'의 의미를 우리 학생들에게는 '연체동물이 되어라', '탈골시켜라'라는 말로 바꾸어 자주 한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힘을 빼는 것이라고 입이 닳도록 강조하지만 다음 날이 되면 또 힘을 주고 엉뚱하게 연습하는 학생들을 자주 보는데, 내가 골프를 배울 때 그랬듯이 학생들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한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내가 오랜 시간에 걸쳐 몸소 깨우친 것들을 우리 학생들은 하루라도 빨리 깨우쳐 더 어린 나이에 프로로 전향할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프롤로그 중에서
골프의 모든 동작을 아무리 열심히 연습해도 마지막에 릴리스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소용없다. 그래서 릴리스 타이밍은 평생 연습해야 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아마추어 골퍼들은 연습이 아니라 연구만 하는 경향이 있다. 즉, 연습은 부족한데 볼을 잘 맞히는 방법에만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는 절대 실력이 늘지 않는다. 자신의 스윙에서 릴리스 타이밍에 대한 연습을 수도 없이 해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볼이 날아가는 방향, 구질 등을 파악하게 되고 그 편차를 줄여가는 연습을 통해 실력이 향상된다.
-p.138 중에서
구력이 5년이 넘어도, 10년이 넘어도 여전히 90대 타수를 치고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한 번의 전환점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스스로 변화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새로운 세계의 전혀 다른 공기를 마셔 봐야 하는데 너무 빨리 포기한다. 다운 블로우를 구사하려고 시도는 해보지만 오랜 습관 때문에 앞땅이 아닌 자꾸 뒤땅을 치게 되다 보니 필드에서는 볼이 아예 뜨질 않는다. 그러면 일단 볼을 앞으로 보내야 하니까 결국 걷어 올리는 샷을 구사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고충을 한 번은 겪고 넘어가야 한다. 만약 자신이 뒤땅을 쳤다면 다음에는 그보다 더 앞땅을 쳐봐라. 그런데도 안 맞는다면 아예 볼을 지나 더 앞땅을 쳐봐라. 하지만 그렇게 칠 수 있는 능력이 있을까? 어차피 앞땅을 치려고 해도 뒤땅이 나는데 말이다.
자, 일단 당장의 시합이나 라운드는 생각하지 말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자. 이제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잘 칠 수 있는 연습을 해야 한다. 클럽을 내려칠 때 땅을 치는데 그렇게 치면 볼은 솟아오른다. 반대로 걷어 올리면 볼은 그냥 뜬다. 이런 샷은 치지 말자는 것이다. 우선 찍어 쳐보자. 그것도 아주 심하게 찍어 쳐보자. 그러면 볼의 탄도가 엄청 낮게 날아갈 것이다. 다운 블로우로 깊게 찍어 칠 줄 아는 사람이 얇게 찍어 치는 것도 알게 된다. 즉, 그 깊이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볼을 걷어 올리는 골퍼는 라이가 좋은 상황에서는 괜찮지만, 좋지 않은 상황에서는 잘 치기 어렵다. 가령 러프에서 볼이 잔디 위에 잘 떠 있다면 그나마 볼을 걷어 올릴 수 있지만, 잔디가 짧거나 맨땅이라면 과연 볼을 제대로 칠 수 있을까? 필드에서 항상 좋은 라이에서만 볼을 칠 수 있을까? 절대 그럴 수 없다.
-p.157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