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꽃은 없다는 어느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매 순간 크고 작게 출렁이며 저마다 자기만의 질문을 품고 살아간다. 오랫동안 진로 상담사로 활동해온 저자가 상담 현장에서 만난 내담자들도 마찬가지였다. 사랑이 너무 어려운데, 어떻게 사랑해야 하나요? 사는 게 너무 힘든데,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어떤 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 모르겠는데, 어떻게 찾아야 하나요? 그들이 토로하는 삶과 사랑, 일에 관한 질문은 나이와 조건, 상황을 가리지 않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이대로 좋아해도 되는지 확신이 들지 않아서, 어딘가 마땅히 소속될 곳을 찾지 못해서, 오랫동안 몸담은 회사에서 퇴직을 앞두고 있어서,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서, 남보다 못한 나의 모습이 싫어서……. 저자는 사람들이 자기 앞에 놓인 문을 열지 못하고 주저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우리는 모두 새로운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무서워하는 안쓰러운 존재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책 속에 실린 사례자들의 고민 상담을 듣다 보면, 인생이란 모든 단계마다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오는 것만 같다. 이 책 《결국 나를 사랑하는 일》의 저자 또한 오래도록 헤매고 방황했다. 마음이 아픈 줄도 모르고 누군가에게 드러내 보이기 싫어 꾹꾹 눌러놓고 견디던 날, 매일 까치발을 하고 걸어 다니던 날, 그런 날에 저자는 자주 슬펐고 그보다 더 고통스러웠다.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한 채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몰라 버벅인 시간도, 괴로움을 견디다 못해 주변 사람들과 상황을 탓하고 원망하던 시간도 있었다. 그러나 물극필반(物極必反)의 이치처럼, 스스로에게 상처받고 상처 내기를 반복하던 고통의 터널 끝에서 비로소 저자는 진정한 나와 대면할 수 있었다. 그때 보이는 것들은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자신을 둘러싼 세상의 슬픔과 아픔과 눈물이, 미처 말하지 못하고 듣지 못한 자기 안의 깊은 사랑이 보이기 시작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것은 인생의 갖은 두려움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따뜻하게 환대하고 안아줄 때, 두려움이 있는 그 자리에 본래부터 존재하고 있던 사랑이 비로소 드러난다는 자명한 사실을 깨달은 덕분이었다.
사람들은 본래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싶어 한다. 쓸모 있고 필요한 존재가 되어 세상에 기여하고, 타인을 사랑하며 친밀하게 연결되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저마다 사랑의 범위를 확장하고,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발견하여 자기만의 빛깔을 드러내 보이며 살아가길 원하는 것이다. 결국 삶이란 ‘지금 여기’에 펼쳐진 내 삶을 사랑하는 ‘자기 사랑’의 여정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의 장점과 단점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인다는 의미라고 바꾸어 말할 수 있다. 때로 뜻하지 않은 좌절과 실패가 찾아와도, 자신만의 꿈을 향해 달려가다 걸려 넘어져도, 오직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다시 나아갈 힘이 이 지점에서 생겨난다.
이 책은 지금 이 순간 사는 게 두렵고 막막하고 불안한 당신에게 보내는 사과이모의 진심 어린 사랑과 응원에 다름 아니다. 슬플 때 슬퍼하고 기쁠 때 기뻐하면서, 그때그때 자기 가슴에 찾아온 감정을 오롯이 느끼며, 매 순간 당신이 지금 여기를 충실하게 경험하며 살기를 바라는 작은 기도를 고이 담았다. 길고긴 인생을 걷다 보면 예상치 못한 일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두렵고 무섭고 막막한 터널을 건너다가 종종 주저앉아 울고 싶어질 때도 찾아올 것이다. 그러나 그럴수록 저자는 결코 나를 사랑하는 일을 멈추어서는 안 된다고 힘주어 권한다. 결국 삶이란 나를 사랑하는 일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