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음을 느끼며 누리고 싶은 마음. 유연한 삶의 말랑함을 음미하고 해방감을 내게 필요한 것으로 온전히 받아들여 만끽할 수 있는 용기. 쉼은 우리에게 그런 것들을 주고자 하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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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때문에 피로를 호소하는 워크홀릭들이 왠지 멋있어 보이고 쉼에게 좀처럼 틈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일의 양이 그 사람의 능력치를 대변해 주는 것만 같다. 그렇듯 우리는 쉼보다는 일에 호의적이다. 그렇기에 빠르게 성장해 올 수 있었던 것은 맞지만 그래서 여유를 가지고 주변을 돌아보며 천천히 성장하는 법을 배울 기회는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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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과 변화라는 단어는 참 긍정적이지만 어찌 보면 관성의 법칙을 거스르는 듯한 개념이라 특별한 계기나 의지 없이 자연스럽게 그리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소중한 것들을 지키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나를 잘 알아 나에게 맞는 방법으로 나를 성장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는 성찰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하다. 성찰과 사색의 공간이 되어 주는 쉼으로 나를 만날 시간을 갖는 것, 그것이 우리의 또 다른 쉼의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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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몸과 마음이 쉼을 원한다는 사실과 내가 원하는 쉬는 방법까지 모두 잊어버린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쉬고 싶어도 쉴 시간이 없는 사람들, 어떻게 쉬어야 하는지 쉼이 어색해져 버린 사람들, 이따금씩 쉬고는 있지만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들, 그리고 마음이 번잡스러워 맘 편히 쉴 수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이미 쉬는 방법을 잘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 시간의 의미를 발견하게 해줄 것이고 쉬는 방법을 잊었던 사람들에게는 다시 나만의 쉼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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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에 올린 손가락을 받치고 있는 손목에 지구의 중력이 그대로 느껴지고 ‘왜 이걸 하고 있는 거지?’라는 대장에서부터 올라오는 질문에 아무런 이유를 찾지 못해 방황하던 상태. 의미를 묻는 그 ‘왜’라는 질문에서 목표 지향적이고 진취적인 느낌보다 이미 내적 동기를 잃은 자의 반항끼가 흘러나오고 있음을 알았던 날들. 번아웃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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