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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속 지느러미


  • ISBN-13
    979-11-7213-063-3 (04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한겨레출판 주식회사 / 한겨레출판 주식회사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5-3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조예은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공포, 초자연소설
  • 키워드
    #소설: 일반 및 문학 #공포, 초자연소설 #인어 #세이렌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10 * 188 mm, 164 Page

책소개

“세상의 모든 노래를 단 한 사람의 목소리로만 듣길 바라는 마음이 

사랑이 아니면 무엇이지?”

인간이면서 물고기인 치명적 존재의 달콤한 저주 그리고 사랑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소설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해 어느덧 데뷔 8년 차에 접어든 조예은 작가가 신작 소설《입속 지느러미》로 야심 차게 돌아왔다. 《트로피컬 나이트》를 출간하며 애틋하고 섬뜩한 장르 소설 신드롬을 일으킨 그는 매혹적인 스토리와 독보적인 분위기로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해왔다. 《트로피컬 나이트》에 실린 단편 〈고기와 석류〉에서 인간을 먹어야만 생존하는 어린 괴물 ‘석류’와 중년 여성 옥주의 기묘한 동거를 다루기도 했던 작가는 괴물 이야기에 깊은 애정을 표한 바 있다. 특히 물속에 사는 괴물을 좋아하는데, 심해 생물 사진을 찾아보고 해양 괴담을 뒤적이며 어린 시절을 보냈다. 《입속 지느러미》는 어떤 작품보다 작가의 심도 높은 취향이 한껏 녹아 있다. 인어 이야기와 세이렌 신화를 결합해 잔혹하지만 아련하고 서글프지만 사랑스러운 서사로 독자를 새롭게 만난다. 

대학교 작곡 동아리에서 목소리가 아름다운 경주를 만나 밴드를 결성한 선형은 기쁨과 열정으로 가득한 20대를 보내지만 현실의 벽에 부딪힌다. 엄마의 등쌀에 못 이겨 공무원 시험 준비생으로 살아가지만, 음색이 탁월한 가수에게 곡을 주는 작곡가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지 못한다. 그의 외삼촌은 조선업계에서 일하다 IMF로 해고된 후 괴생명체를 들여오는 밀수 일에 발을 들이는데, 어느 날 산에 묻힌 백골로 발견된다. 얼떨결에 외삼촌의 수족관 건물을 상속받은 선형은 지하실 수조에 사는 혀가 잘린 인어 ‘피니’를 맞닥뜨린다. 처음에는 공포에 질려 도망치려 하지만, 대대로 내려오는 끈질김의 핏줄로 외삼촌이 그랬듯 피니의 소리에 단숨에 사로잡힌다. 밴드 작곡가 시절 만든 노래의 표절곡이 인기를 얻고 한때 너무나도 사랑한 경주와 지독한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 인어의 달콤한 저주에 걸린 선형은 기어코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는다. 피니의 혀가 자랄수록 광기를 닮은 사랑에 빠져드는 그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피니의 날카로운 이빨처럼 서늘하고 반짝이는 비늘처럼 매혹적인 《입속 지느러미》는 황홀한 목소리로 인간을 홀려 파멸로 이끄는 세이렌의 속성을 빌려, 상대에게 몸과 마음을 바치고 싶은 사랑의 잔인함을 섬세한 문체로 그려낸다. 소란한 장마의 습기를 머금은 듯한 피니와 선형의 사랑 이야기에 더해, 경제력이라는 냉혹한 현실에 맥없이 사그라들곤 하는 우리의 청춘과 무산된 꿈을 자장가처럼 어루만진다는 점에서는 조예은 월드의 새로운 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입속 지느러미 

 

작가의 말 

본문인용

고작 대화 한 번 해보지 않은 타인의 목소리가 사랑을 가능하게 한다고? 하지만 세상의 모든 노래를 단 한 사람의 목소리로만 듣길 바라는 마음이 사랑이 아니면 무엇이지? _11쪽

 

이토록 아름다운 목소리는 노래를 불러야만 해. 그가 죽기 전 노래를 단 한 곡 부른다면, 그건 바로 자신이 만든 노래여야 했다. _11쪽

 

“노래 잘 들었다. 네가 만든 노래는 뭐랄까…… 지느러미 같아. 고막을 간질이는 지느러미. 나는 그 감촉을 알거든.” _22쪽

 

외가에는 대대로 집요함의 계보가 있었다. 큰삼촌은 장기에, 엄마는 뜨개질과 십자수에 몰두했다. 외증조할아버지는 무형문화재로 등록된 장구꾼이었으며 기사식당을 운영하던 작은이모는 30년간 아코디언을 연주했다. 핏줄을 타고 올라가다 보면 스님도 나오고 장인도 나왔다. 민영 삼촌도 마찬가지였다. 엄마는 노래와 밴드만 붙잡고 있는 선형을 보며 매일같이 삼촌에 빗대 욕을 해댔다. _23쪽

 

아버지는 나에게 이 이야기를 해주며 말했다. 민영이 넌 내가 만든 새끼들 중 가장 아버지를 닮았다고. 그러니 늘 곡조를 조심하라고 말이야. _32쪽

 

영상이나 책에서도 본 적 없는 기이한 생물체들이 그 안에 있었다. 단순히 처음 보았다는 이유로 낯설게 느껴지는 존재가 아니었다. 아마 누구라도 지하실을 보자마자 깨달을 것이다. 그것들은 예외적인 존재였다. 금기시되어온 무언가였다. 인간이 이름 붙이지 못하는, 붙여서는 안 되는 낯선 생명……. _39쪽

 

꼭 말을 거는 것 같았다. 이리 와. 내가 좋은 걸 줄게. 나에게 와. 그는 계속 더 깊은 곳으로 움직였다. _41쪽

 

음파가 고막에 그림을 그리는 듯했다. 분명 아주 섬세한 세밀화일 것이다. 찰박이는 소리가 계속되었다. 꼭 박자를 맞추는 것처럼. 아슬아슬한 리듬이 신경을 팽팽히 조였다. 끊어질 듯 끊어지지 않았고 계속될 듯 맥없이 고꾸라졌다. 귀를 박박 긁고 싶었다. 간지럽고 감미로우며 괴로운 이 소리를 외면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확신했다. _46쪽

 

지금껏 그의 귀를 거친 모든 소리를 소음으로 만들어버리는 달콤함이었다. 외이도와 고막을 지나 부드럽게 뇌를 쓰다듬는 곡조. 묵은 피로가 사라지고 약이라도 한 것처럼 구름 위를 뒹구는 기분. 황홀함을 맛본 귀는 뇌와 심장에 새로운 욕망을 전달했다. 허밍으로는 부족하다. 더 확실하고 분명한 다음이 필요했다. 가사가 필요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글귀를 선물하고 싶었다. _51쪽

 

한때는 세상의 모든 노래를 네 목소리로만 듣고 싶다고 생각했어. 그럴 수 있다면 내 귀도 팔다리도 바칠 수 있었어. _108쪽

 

뼈 주위를 수놓은 살점, 몽블랑처럼 다소곳이 쌓인 장기, 녹아내린 초콜릿같이 점도 높은 검붉은 웅덩이. 지옥을 닮은 풍경 한가운데에서 피니가 웃고 있었다. _127쪽

 

“피니, 내 이름은 알 필요 없어. 하지만 노래는 기억해줘.” _145쪽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방금처럼 내 노래를 불러줘.” _150쪽

 

찰박찰박. 얇고 축축한 지느러미가 바닥을 치는 소리가 고막을 간질였다. _150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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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조예은
제2회 황금가지 타임리프 공모전에서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로 우수상을, 제4회 교보문고 스토리 공모전에서 《시프트》로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칵테일, 러브, 좀비》 《트로피컬 나이트》, 장편소설 《뉴서울파크 젤리장수 대학살》 《스노볼 드라이브》 《테디베어는 죽지 않아》, 연작소설 《꿰맨 눈의 마을》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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