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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식증 일기


  • ISBN-13
    979-11-970922-1-3 (03860)
  • 출판사 / 임프린트
    아도니스 / 아도니스
  • 정가
    1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0-10-12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발레리 발레르
  • 번역
    -
  • 메인주제어
    인물소설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거식증 #자전소설 #인물소설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0 * 210 mm, 336 Page

책소개

1978년에 발표한 첫 책 〈거식증 일기〉로 '어른들의 세상에 던지는 한 아이의 냉엄한 증언'(「르몽드」)이라는 극찬을 받았다. 서평을 쓴 작가 크리스티안 로슈포르는 그 놀라움을 이렇게 썼다. “이런 목소리를 듣는 건 처음이 아닐까? 한없이 연약한 몸에서 나오는 이런 힘이라니!”

1961년 파리의 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엔지니어였고, 어머니는 대기업의 비서였다. 충분히 행복했을 가족이지만 부모의 불화로 가정은 이미 무너져 있었고, 발레리는 원치 않았던 둘째였다. 어린 시절 누려야 할 사랑과 관심 대신 무관심과 가정불화에 방치된 발레리는 그러나 지극히 예민하고 정신적으로 조숙한 아이였다.

열세 살 때, 가정불화의 잇단 충격으로 거식증이 시작된 발레리는 모든 음식을 거부했고, 체중은 31킬로까지 내려갔다. 그러나 부모와 의사들은 아이가 직면한 거식증의 진짜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대신 파리의 한 종합병원 '아동정신병동'에 그녀를 강제 입원시킨다. 입원 목적과 치료법은 단 하나였다. '밥을 먹여 체중을 늘리는 것.' 이후 4개월의 '감금생활'은 1970년대 서구 의학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무지와 억압과 부조리의 현장이었다. 2년 후, 발레리는 이곳에서 겪은 체험과 분노를 글로 쓰기 시작한다.

그 2년 동안 발레리는 자신을 치유할 길을 찾아 헤맸다. 늦춰진 학업은 곧 만회했다. 대학 진학을 앞두고 철학으로 진로를 정했고, 철학 교사와 지적으로 교류했다. 아울러 당대의 유명 희극인 아니 프라텔리니(Annie Fratellini) 밑에서 춤과 곡예를 익혔고, 이를 계기로 잔 모로와 함께 연극 「룰루 Lulu」에 출연하기도 했다. 발자크 소설 󰡔피에레트 Pierrette󰡕의 TV 드라마(1978)에 주인공으로 발탁되기도 했다. 그러나 공연과 영화는 육체적으로 너무 버거웠고, 그 현장은 '동화와 비현실의 세계'였다. 다른 길을 찾아야 했다. 소르본 문과에 입학, 글쓰기의 치유력을 발견했고, 재능과 소명을 느꼈다.

첫 책은 자신을 버린 아버지의 성 '사마마'(Samama) 대신 '용맹'을 뜻하는 단어 '발레르'(Valère)를 새로운 이름으로 삼았다. 출판 불가 통지에 이어 원고 수정 요청이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고, 유수의 스톡(Stock) 출판사에서 전격 출간을 결정한다. 출간 후 언론과 정신의학계가 경악했고, 열세 살 소녀가 겪은 혹독한 체험과 열다섯 살 앳된 여고생의 글이라고는 믿겨지지 않는 뜨거운 글쓰기에 온 프랑스가 경악했다. 수십만 부가 팔렸고, 소녀의 고통에 공감한 청소년들의 뜨거운 반응이 줄을 이었다.

이듬해인 1979년, 첫 소설 󰡔말리카 혹은 여느 날과 같은 어느 날󰡕을 발표했고, 당시 최고의 TV 문학 프로그램 '아포스트로프'(Apostrophes)에 출현하면서 하나의 아이콘이 되었다. 열여덟 살이 되어 경제적으로 독립, 글쓰기에 매진한다. 그러나 트라우마는 반복적으로 출몰했다. 1981년 두 번째 소설 〈하얀 강박관념〉을 발표한 뒤, 이듬해인 1982년 12월, 끝내 고통을 넘지 못하고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생을 마친다. 「르몽드」는 다시금 '작가 발레리 발레르의 죽음'이라는 제하로 그녀를 기리는 장문의 부음을 전한다.

 

목차

거식증 일기 9

옮긴이의 말 323

부록 : '어른들의 세상에 던지는 한 아이의 냉엄한 증언' (「르몽드」, 크리스티안 로슈포르) 332

본문인용

책 속에서

“이 이야기를, 아주 사소한 것과 그때 나눈 대화를 포함해서 최대한 객관적으로, 또 아주 솔직하게 쓰려고 무던히 애쓰고 있습니다. 내 기억력이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모든 것을 너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애초에 더욱 상세한 이야기를 상상했고, 단지 내 장난 같은 것이라고 여겨야 했습니다. 그러므로 이것은 누군가를 헛된 꿈에서, 정신병에서 구원하려고 갖은 애를 쓰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고통과 분노는 더욱 확대해야 했고, 각각의 문장은 좀 더 신랄하게 날이 서도록 다듬어야 했으며, 그 끔찍하고 절망적인 측면을 한층 더 부각해서 되살려내야 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복수하는 척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말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객관적일 수도 없다는 것을 이미 깨닫고 있습니다. 물론, 바로 '그들'이 죽음으로부터 나를 '구했다'는 사실은 인정합니다.

소위, 그들은 나를 완치시켰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도 매번 분노하며, 그 여자, 즉 나의 어머니라는 존재는 내 머릿속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정신적 균형이 잡혀 있다고 해봐야 기껏…….

이제는 모두가 잊고 있는 사실이지만, 나는 아직도 그곳에 있습니다. 슬프고, 우울하며, 의심하면서도 비겁합니다. 그저 살아가는 척만 합니다. 그리고 울고 싶으면 우선 내 몸부터 깊숙이 숨겨야 합니다. 그들은 어쩌면 신경쇠약이라는 이유를 대고 나를 다시 잡아 가둘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다시 만났다고 하면서 무척이나 반가워할 것입니다. 나는 여전히 그들의 손아귀에 잡혀 있고, 강제 수용으로 인한 불안감, 부당함에 대한 억압된 분노, 무기력함에 따른 극심한 고통을 지금도 내 안에 깊이 간직하고 있습니다. 내 기억은 지금도 너무 생생해서, 언제든 그때와 유사한 상태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도 버스를 타고 그 병원의 담장 앞을 지나가면, 그 담벼락들이 내 피부를 할퀴며 상처를 입히는 것만 같습니다. 또 공원이라도 가면, 그곳에 있는 철책이 내 얼굴을 향해 뛰어올라 덤벼드는 것만 같습니다. 지금 이 글쓰기에 집중하면서 나는 다시 고독을 찾습니다. 너무도 피곤하지만, 나의 의혹과 그들의 협박에도 불구하고 계속 써내려가려는 의지는 또 다른 감옥에 들어가는 것과 비슷합니다. 그곳, 27호 병실에, 나의 거부 그리고 살아야 한다는 고통과 함께 여전히 머물러 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을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108~109쪽)

 

“가장 참을 수 없는 일은 나 자신과 내가 쓴 문장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것입니다. 지금 다시 읽어보니, '어리석다', '바보 같다', '잘못 생각하다'와 같은 눈에 너무도 거슬리는 표현들 때문에, 나 자신도 무척이나 짜증이 납니다. 일단 시작된 논리적 반증 거리를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으려다 보니 그런 것 같습니다. 정말 어리석은 표현들밖에 찾아낼 수 없었던 것은 분명하지만, 그렇게만 생각했었다면 나는 이 글을 아예 쓰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찾고자 한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이 이야기를 읽으며 짜증이 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한참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다가, 중간쯤에 갑자기 멈춰버리는 것과 어느 면에서는 비슷합니다. 물론 당신이 그 이야기에 전혀 관심을 두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또는 불현듯 자신의 재능에 회의를 느껴, 표현상의 서투름 혹은 어색함을 스스로도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면서 말입니다. 이런 이유로 인해 나는 그때의 일을 심도 있게 다루지 못했고, 그것들을 절반쯤 베일에 싸인 채 보류 상태로 내버려두어야 했습니다. 적어도 그들의 진실을 알아차리게 될까 봐 두려워서 그런 것은 아니지 않겠습니까? 내가 그들의 비밀을 피상적으로나마 간신히 언급했다는 확신이 들 때마다, 곧바로 제정신에서는 그들이 쌓아놓았던 것이 무너져 내렸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나면, '나는 기껏해야 불가능한 추론밖에는 못하는구나'라고 혼잣말을 하곤 합니다.” (164~165쪽)

 

“나는 세상 하나를 되찾기 위해 나름대로 애쓰고 있습니다. 가장 나쁜 것을 선택하기 전에 가능한 길을 모두 살펴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 표시도 없고, 누구도 기꺼이 손을 내밀어주려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그 어떤 것도 붙잡고 싶지 않은 것입니다. 내 심장이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점점 죄어듭니다. 이제는 외로움이 예전보다는 훨씬 덜 아름답습니다. 진실인 듯한 겉모습은 있지만, 어쩌면 그것도 거짓이기 때문입니다. 더욱 고통스러운 것입니다. 살아간다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잘 모르겠습니다. 다시 말해, 이번에는 내가 진정한 길을 찾았는지 잘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320쪽)

 

 

서평

언론평, 독자평

“이 책에 빠져 이틀 밤을 꼬박 새웠다. 글이 한없이 끌어당겼기 때문이다. 또 그녀의 병이 나았는지, 아니 그녀가 지금 어떤 상태인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이 영민한 아이가, 고작 열다섯 살짜리 아이가 죽음을 무릅쓴 용기를 내어 철옹성 같은 침묵을 깨고, 자신을 다 드러내 분명하게 스스로를 표현한, 우리 어른들을 보는 그녀의 시선, 그녀의 진실이 우리를 뒤흔들었기 때문이다.” ― 크리스티안 로슈포르, 「르몽드」

 

“발레리는 세대를 넘어 가장 어린 독자들에게 다가와, 서로의 상처와 아픔을 나누고 위로를 건넨다.” ― 옮긴이

 

“발레리의 글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불의 세계로 진입한다. 그녀의 감정은 어정쩡하지 않다. 활활 불타오르고, 거듭 타오른다. (……) 20년 전 특별했던 증언은 이제 하나의 사회문제가 되었다. 그녀의 이야기는 모든 부모들에게 던지는 외침이다. 자신의 자녀를 더 살펴보라는.” ― 이자벨 클레르크 (발레리 발레르 평전 󰡔눈길 한번만 주었더라면󰡕 저자)

 

“로트레아몽과 레몽 라디게처럼 이 땅에서 이십여 년 남짓 살다 간 찰나의 운명들 중 하나.” ― 파트리크 푸아브르 다르보 (프랑스 방송인, 작가)

 

“어린 시절을 빼앗긴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힘차고 감각적인 글.” ― '발레리 발레르.com' 운영자
 

“발레리 발레르의 작품은 20세기 지적, 미학적 경향뿐 아니라 오늘날의 인도주의 문제에 큰 반향을 던지고 있다.” ― 리처드 A. 마자라 (「프렌치 리뷰」, '발레리 발레르의 작품에 나타난 실존주의와 본질로의 탈출')

 

“종이 위에 꾹꾹 눌러 쓴 글이다. 간호사로서 어린 소녀의 슬픔과 혼란을 낱낱이 느꼈다.” ― 클레르 (프랑스 아마존 독자)

 

“글을 읽으면서 계속 궁금했던 것은 어떻게 열다섯 살 소녀가 2년이 지난 뒤 그 모든 것을 이처럼 자세히 기억할 수 있을까였다. 정말 놀랍고 용기 있는 글이다.” — 레베카 (독일 독자, 14세)

 

“아주 강하고, 사실적이고, 직설적인 책이다. 자신의 체험을 밝힌 발레리는 정말 용감하다. 그 이상이다.” ― 산드라 델가도 (스페인 독자)


“병원, 가족, 사회에 대한 그녀의 비판은 정말 놀랍다.” ― 마르타 춘도쿠 (스페인 독자)

 

“모든 점에서 이 책은 걸작 문학이다. 뛰어난 문체, 명료한 추론, 더없이 성숙한 정신에서.” — 나타샤 (독일 아마존 독자)

 

“놀라운 관찰력, 예민한 감수성, 풍부한 어휘력, 이 아이는 정말 영민하다.” ― 바이킨만 (스페인 독자)

 

 

저자소개

저자 : 발레리 발레르
발레리 발레르 (Valérie Valère, 1961~1982)
열일곱 살에 첫 책을 발표, 천재 작가의 출현을 알렸으나 스물한 살의 나이로 안타깝게 생을 마감했다. '프랑스문학의 유성', '여자 랭보'로 불리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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