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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

내 발목을 잡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죄책감과 수치심에 맞서는 심리학


  • ISBN-13
    979-11-5675-495-4 (0318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도서출판 푸른숲 / 심심
  • 정가
    21,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5-14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셰리 캠벨
  • 번역
    제효영
  • 메인주제어
    심리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심리학 #심리치료 #가정폭력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5 * 205 mm, 372 Page

책소개

★★★출간 즉시 베스트셀러★★★
★★★국내 9개 언론사에서 극찬한 책★★★

 

“누가 가족에서 자유로울 수 있겠는가? 이 책은 모든 이들의 필독서다.”

정희진 여성학 박사, 《아주 친밀한 폭력》 저자

 

해로운 가족과 관계를 끊고 정서적 안정을 확보하는 기술부터

2차 가해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까지 

가족과 단절한 심리학자가 안내하는 심리치료 16단계 

 

《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는 가족과 단절한 심리학자가 해로운 가족과 관계를 끊고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과 죄책감과 수치심에서 벗어나 정서적 안정을 되찾는 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심리 안내서다. 저자는 학대 생존자로서 본인이 겪은 경험과 심리 상담사로서 만난 생존자들의 다양한 사례에 정신의학 지식을 결합해, 해로운 가족으로부터 살아남은 이들이 상처를 치유하고 2차 가해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가이드를 총 16단계에 나누어 소개한다. 

 가족은 나와 가장 가까운 존재이며, 무슨 일이 있어도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라고들 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자기 가족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힌다. 저자는 해로운 가족과는 관계를 끊어도 되며, 내 행복에 계속해서 해가 되는 사람은 그게 누구든 관계를 정리해도 된다고 강조한다. 가족과의 관계를 끊는 일은 학대 생존자가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며, 그 무엇보다도 가장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말이다. 가족에서 벗어난 후 죄책감과 2차 가해로 고통받는다면, 이 책이 당신의 마음을 돌보아줄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다.

 

목차

추천의 말 7

머리말 그래도 된다 11

 

1부 관계 단절은 정당방위다

1. 해로운 가족과 단절해야 하는 이유 25

2. 해로우면서 무고한 사람은 없다 39

3. 가족에게 선을 그어도 된다 55

4. 당신은 슬퍼할 자격이 있다 75

5. 가족의 빈자리를 채우는 것은 내면의 힘이다 89

 

2부 치유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6. 근원적인 상처와 애착 문제 117

7. 학대가 발달 과정에 미치는 영향 143

8. 해로운 수치심에서 벗어나는 기술 165

9. 이유 없이 외로움과 공허함을 느낀다면 207

10. 무너진 마음을 내 손으로 복구하기 225

11. 공감과 자기애의 힘 245

12. 불완전해질 용기 263

 

3부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서 나를 지키려면

13. 보복 가능성 279

14. 2차 가해에 대처하는 법 285

15. 주변인과 사회적 상황을 이용한 괴롭힘 311

16. 중간에 낀 다른 가족과 관계를 유지하는 법 327

 

맺음말 자립으로 얻는 새로운 삶 345

감사의 말 367

후주 369

본문인용

가족과 연을 끊으면 두 가지 감정이 맞부딪힌다. 하나는 완전한 자유로움이다. 자신이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닫고, 그 권리를 마침내 스스로 지켜냈다는 자부심도 생긴다. 그러나 자신에 대한 불신과 끔찍한 수치심이 그 감정의 밑바닥에 깔려 있다. 이런 감정은 혼자 앞으로 나아가려는 발걸음을 붙들고, 내가 뭔가 크게 잘못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든다. 왜 그럴까? 상대가 가족이기 때문이다. 서로 아끼고 사랑해주는 가족이 필요하지 않거나 그런 가족을 원치 않는 사람이 있을까? 누구나 그런 가족을 원하고, 필요로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심리적인 학대를 가하는 가족은 자신들이 옳다고 믿는 방식 외에 다른 건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해로운 가족이 살아가는 방식은 한 가지뿐으로, 이들 가족의 체계는 변화와 다른 의견, 유연한 생각과 유연한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족의 그런 방식을 참고 견디려면 그들이 가하는 학대를 묵인해야 한다. (12쪽)

 

 그런 정보를 열심히 읽고 연구한 시간이 내 성장에 엄청나게 큰 보탬이 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내게 꼭 필요했던 말, 즉 내 인생을 내가 알아서 살아갈 수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걸 전부 혼자 할 수 있다는 내용은 없었다. (…) 학대를 참고 견디면 계속해서 학대를 겪어야만 한다. 심리적 학대를 가하는 가족과 계속 연락하면서 지낼 수 있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 그런 관계를 유지하면 성장할 수 없고 건강한 사람이 될 수도 없다. (14쪽)

 

해로운 가족과의 단절은 자신을 보호하고 해방하기 위한 결정이다. 가족에게 해를 입히거나, 상처를 주거나, 화를 돋우려는 의도로 내리는 결정이 아니다. 관계를 끊겠다는 결심은 가족을 어떻게 하려는 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 꼭 필요한 일이다. (25쪽)

 

부모가 스스로 생각해도 실망스러운 행동을 하는 건 인간적이고 평범한 일이다. 건강한 부모가 그렇지 않은 부모와 다른 점은 자녀에게 상처를 줬을 때 속상해한다는 것이다. 그런 일이 생기면 부모는 자연스레 죄책감을 느끼고 후회한다. 부모의 그러한 감정은 아이가 입은 피해를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는 동기가 된다. 그런 감정을 느낀다는 사실을 수치스럽게 여기거나, 자녀 탓으로 돌려서 자기 잘못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하지만 해로운 가족은 다르다. 자존심이 약한 사람들은 기분 나쁜 순간을 남 탓으로 돌리는 것이 더 편하다고 느낀다. 해로운 부모는 자녀의 순수한 마음을 이용한다. (32쪽) 

 

여러분은 해로운 가족과 관계를 끊고 변화하고, 자신을 치유하고 더 건강해질 수 있다. 하지만 해로운 가족은 예전 그대로일 것이다. (34쪽)

 

우리 주변 사람들 중 최대 40퍼센트가 살면서 한 번은 가족과 관계가 소원해진 경험이 있다는 결과가 여러분이 내릴 결정에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가족과의 관계 단절을 고민하는 모두가 학대 경험을 밝힌다면 이 결과가 얼마나 달라질지 상상해보라. 40퍼센트는 훌쩍 넘길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학대당하고도 그런 사실을 밝히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의 비밀은 남들에게 말하면 안 된다는 식의 통제가 공공연히, 또는 은밀히 이루어지는 경우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37쪽)

 

상대방이 나를 학대하고 먼저 날 배신했는데, 어떻게 내가 한 일을 배신이라고 할 수 있을까? 배신자를 배신할 수 있을까? 그건 불가능하다. (42쪽)

 

학대하는 사람이 괜찮은 말과 행동을 하는 날이 있다고 해서 그 사람이 학대자라는 사실이 변하지는 않는다. (52쪽)

 

학대하는 가족과의 관계에 경계선이 생기면 상처가 치유되고 내가 원하던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와 방법이 열린다. 가족의 해로운 영향에서 벗어나면 행복해질 수 있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온전히 살 수 있다. 싫으면 싫다고 말할 수 있고, 의견을 밝힐 수 있고, 마음이 가는 대로 사랑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꼭 해야 하는 말을 할 수 있게 된다. 이 모든 일들이 자유로워진다. 원래 누렸어야 했던 삶이 시작된다. (57쪽)

 

가족과 단절하기로 한 건 본인의 선택 아니냐고, 그렇게까지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해서 고통을 자초한 것 아니냐고 쉽게 생각하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추측은 무지에서 나온다. 그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학대 생존자가 평생 어떻게 살아왔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내 결정을 지지하는 사람이 없고 내게 슬퍼할 자격도 없다는 생각이 들면, 극심한 분노와 거부당한 기분이 깊이 뿌리내리고 건강과 행복이 망가진다. 내가 처한 상황이 너무 슬프고 비통한데 주변에서 그런 감정마저 느끼면 안 된다고 반응하면 엄청나게 고통스럽다. 내적으로 고립된 기분마저 든다. (76쪽)

 

우리는 슬퍼하는 과정을 통해 다른 이에게 해를 가하고도 절대 사과하지 않는 사람도 있으며 그런 사람들은 그저 그렇게 살 뿐이라는 사실에 눈을 뜬다. 사과할 줄 ‘모르는’ 게 아니라 사과하지 ‘않는’ 것이다.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 있지만, 가족이 그랬다면 그들은 자기 자존심을 꺾는 일은 절대 못 한다는 사실을 드러낸 것이다. (…) 해로운 사람은 사과를 패배라고 여기지만, 사과는 관계 회복으로 가는 길이고 궁극적으로는 이기는 길이다. (86~87쪽)

 

“다 이겨낸 것 아니었어?” 혹은 “가족이 그런다고 아직도 놀라면 안 되지”와 같은 말을 들으면 의혹의 화살표가 자신에게 향한다. 생존자는 해로운 가족 안에서 스스로 깨우친 현실을 의심하도록 조종당하며 살아왔기에, 이런 반응을 마주하면 과거의 고통이 깨어난다. 인간의 뇌는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을 더 쉽게 믿는 특성이 있다. 부정적인 생각은 덩어리가 크고 분해하기도 어려워 긍정적인 생각과는 전혀 다른 영역에서 처리된다. 따라서 스스로 판단한 생각이 정당하다는 걸 확신하려면 더 치열하게 맞서야 한다. (105쪽)

 

필요하다면 더 광범위한 사회적 관계에 경계선을 긋고, 스스로 옳다고 판단한 선을 지키겠다고 모두에게 알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런 나를 받아들이거나 떠나는 건 사람들이 알아서 할 일이다. 이러한 조치가 내가 가진 권리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치유가 시작된다. (114쪽)

 

해로운 수치심을 느낀다고 해서 세상이 다 끝나는 건 아니다. 건드려봐야 괜히 고통스럽고 힘들어지기만 하는 문제 아닐까? 그건 맞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야 거짓에 감춰진 진실을 들여다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여러분이 해로운 수치심의 뚜껑을 열고 그 속으로 뛰어들 것을 권한다. 그 안에 진실이 있고, 치유와 평온함도 있다. 그러면 더 이상 수치심에 붙들리지 않고, 인생을 훨씬 나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144쪽)

 

내가 인생에 중대한 변화가 필요하고, 그걸 시작할 수 있겠다고 느낀 건 30대 후반이었다. 그때가 되어서야 나는 수치심 때문에 내 삶을 제대로 살지 못하는 상황이 어린 시절처럼 반복되고 있음을 확실하게 깨달았다. 나는 여러 번 밑바닥까지 떨어지고, 이혼하고, 혼란스러운 가족 문제를 겪은 후에야 마침내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홀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니이자 정서적으로 건강한 사람이 되었다. 힘들고, 두렵고, 구차하고, 외로운 여정이었지만 나는 해냈다. (162쪽)

 

해로운 가족의 생존자들은 공통적으로 다음과 같은 비정상적인 생각을 한다. ‘남들이 원하는 대로 해주지 않으면 그 사람들은 날 싫어하게 될 거야.’ 여러분에게도 익숙한 생각은 아닌가? 남들의 비위를 끊임없이 맞추고 그들이 원하는 모습을 완벽히 보여주려면, 어마어마한 정서적 에너지가 소모된다. 심지어 그런 노력이 정말로 남의 비위를 맞출 수 있는지도 알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그렇게 애쓰게 된다. 이는 정말 지치고 힘든 일이다. 겁먹지 않고 그냥 자신이 원하는 대로 하고 싶은데 왜 그러지 못하는지 울화가 치미는 순간도 불쑥불쑥 찾아온다. (172쪽)

 

자신의 본능을 믿는 법을 배운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처럼 관계를 유지하고, 개선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헤어지는 이 모든 변화가 시작되는 지점을 찾기가 애매하다고 느낄 수 있다. 관계를 너무 오래 붙들려는 충동, 너무 일찍 관계를 끊고 떠나려는 충동, 혹은 무엇에도 애착을 느끼지 않는 것은 복합성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결과다. (186쪽)

 

나를 포함한 생존자들은 감정이 크게 자극받는 상황에 놓이면, 현재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들이 자신을 어린아이 대하듯 다정하고 부드럽게 대해주길 바란다. 하지만 사람들은 생존자가 그런 욕구를 느낀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상처받은 사람에게 ‘어엿한 성인으로서 성취한 일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그들에게 중요한 건 연민이다. 자신이 겪은 일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고, 그 사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길 바란다. (217쪽)

 

상심이 너무 클 때는 자부심을 느끼기 힘들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 나는 내가 밑바닥까지 떨어졌을 때 내 가장 강인한 면이 드러난다고 느낀다. 그럴 때일수록 나를 지킬 사람은 오직 나뿐임을, 나에겐 나밖에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내가 기댈 수 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273쪽)

서평

“관계 단절은 정당방위다”

여성학자 정희진, 영국 공인심리치료사 안젤라 센 추천! 

내 발목을 잡는 가족에게서 벗어나 죄책감과 수치심에 맞서는 심리학 

 

모든 이들이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가족과의 관계가 불편하다고 여기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 2015년 미국의 한 연구에서는 응답자의 40퍼센트 이상이 일생 중 어느 시점에 가족과 관계가 소원해진 적이 있다고 답했다(35쪽). 또한 가정은 보이지 않는 학대가 끊임없이 일어나는 곳이기도 하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 아동학대의 81.3%는 가정에서 발생하며(〈2022년 아동학대 연차보고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 중 9가지 항목의 부정적 가족생활 사건 중 적어도 한 번의 경험을 했던 아동이 전체의 8.8%, 청년이 14.2%였다(〈생애주기별 학대 및 폭력 연구〉, 2019.). 이처럼 가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지 못하거나 신체적·정서적으로 학대를 당하는 이들이 많지만, ‘화목한 가족’을 중요시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에 그런 사정을 드러내지 못한다. 오히려 ‘그래도 가족인데 참고 넘어가라’, ‘네가 예민해서 그렇다’라고 하며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경우도 많다. 

 

《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원제: Adult Survivors of Toxic Family Members, 심심刊)》는 해로운 가족 때문에 관계 단절을 고민하는 사람부터 단절 후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 알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사람까지, 가족의 학대로부터 살아남은 모든 생존자가 아픈 마음을 돌보고 자신의 삶을 보호할 수 있도록 지침을 제시하는 책이다. 저자 셰리 캠벨은 가족과 단절한 심리학자로,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에게 끊임없이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당했다. 그는 가족의 괴롭힘을 견디며 살아오다, 40대가 되어서야 완전히 관계를 끊고 자신을 우선시하는 삶을 살아가기 시작했다. 저자는 “학대하는 가족과 관계를 유지하라는 건 겁에 질려서 마음을 닫고 학대를 꾹 참으며 계속 살라는 소리”(14쪽)라고 강조하며, 학대 생존자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가족과 경계선을 명확히 긋고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치유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해로운 가족에게서 벗어나는 법을 총 3부에 걸쳐 안내한다. 1부에서는 해로운 가족이 지닌 특성과 생존자가 해로운 가족과 단절해야 하는 이유, 자신의 결정을 스스로 지지하기 위한 방법들을 안내한다. 2부에서는 가족의 학대가 발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심리학 이론을 토대로 설명하면서, 해로운 수치심과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과정을 단계별로 소개한다. 3부에서는 관계 단절 후 생존자가 가족의 보복과 2차 가해에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해롭지 않은 다른 가족은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 등 사회적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실용적인 조언을 담뿍 담는다.

 

가족 문제를 다루는 전문가나 그들의 조언을 담은 책은 많이 있지만, 대다수는 각자의 사정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가족으로서의 관계를 원만히 유지하자는 중립적인 조언을 하는 데에 그친다. 이와 달리 저자는 가족에게 학대를 당한 생존자이자 단절 후 찾아오는 아픔과 수치심을 모두 겪어온 경험자로서 가해자를 단호하게 비판하고, 생존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희망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관계를 끊겠다는 결심은 무엇보다도 자신을 돌보고 챙기기 위한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는 그의 말은(25쪽) 수많은 생존자의 마음을 치유했고, 미국 아마존과 굿리즈에는 “이 책 덕에 처음으로 나 자신을 좋아하게 되었다”와 같은 찬사가 500건 넘게 쏟아졌다. 해로운 가족과의 문제로 생긴 마음의 상처를 남몰래 감추고 있다면, 이 책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다. 

 

해로운 가족과는 관계를 끊어도 된다. 

여러분의 행복에 계속해서 해가 되는 사람은 그게 누구든 관계를 정리해도 된다. 

화가 나면 화내도 된다. 자신을 챙기고 필요한 것들을 얻어라. 상대가 용서해달라고 해도 순진하게 다 받아주지 않아도 된다. 

내 인생은 내가 선택한 방식으로 돌봐도 된다. 나를 지키려면 그런 결정을 내려야만 했다고 일일이 이유를 설명할 필요는 없다. (19쪽)

 

 

 

“가족이 무고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가? 

해로우면서 무고한 사람은 없다”

 

 저자는 이 책에서 건강한 가족과 해로운 가족은 명백히 다르다고 말한다. 해로운 가족과 건강한 가족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일까? 건강한 가족이라면 상대에게 “상처를 줬을 때 속상해하는 것”(32쪽)이 정상이다. 건강한 가족은 상대에게 상처를 줬다는 사실에 죄책감을 느끼고, 다시는 그런 일을 일으키지 말아야겠다고 반성하고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해로운 가족은 자신이 잘못해도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네가 더 착하거나 덜 보채는 아이였다면 자신도 부모 노릇을 더 잘했을 거다’라는 식으로 책임을 돌리거나 온갖 언어적·비언어적 수단으로 가족을 위협한다. 결국 해로운 가족에게 비난의 화살을 맞아온 아이는 자신이 ‘나쁜 아이’라고 믿게 된다(32쪽). 학대 생존자는 해로운 가족이 자신에게 가한 학대 행위가 보통 가정에서도 흔히 일어나는 일인지, 아니면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학대당하고도 ‘이만하면 학대가 맞다’고 스스로 확신할 수 없어서 오랫동안 그 일을 합리화”하기도 한다(208쪽). 

 

학대 생존자가 겪는 문제는 각각 다르지만, 생존자들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해로운 감정이 있다. 바로 ‘죄책감’과 ‘수치심’이다. 가족에게서 벗어난 학대 생존자들이 죄책감과 수치심에 시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존자들이 해로운 가족의 조종과 심리적 지배에 오래도록 짓눌려 자기 긍정감이 낮고, 자신의 판단력을 신뢰하지 못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해로운 수치심에서 벗어나야 건강한 마음을 되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해로운 가족의 생존자들은 영아기 때부터 성장 과정 내내 해로운 가족의 학대가 끼치는 부정적인 영향에 노출되어, “자신이 얼마나 나쁜 아이이기에 나를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사랑해주지 않”을까 하는 자기 회의감에 빠진다. 그래서 이들은 ‘나는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다’, ‘나는 사랑받을 수 없는 존재다’라는 근원적인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118~119쪽). 저자는 생존자가 이런 상처에서 벗어나려면 마음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트라우마를 들여다보고, “그들이 주입한 자신에 대한 거짓말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121쪽). 저자는 생애 발달 단계와 각 단계별로 생존자가 겪은 애착 문제, 생존자의 뇌에 남은 트라우마를 심리학적으로 분석해, 생존자가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받아 자신을 불신하게 되는지 밝힌다. 이를 통해 생존자는 자신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차분히 돌아보고, 어떻게 부정적인 생각을 자신을 긍정하는 말로 바꿀 수 있을지 파악할 수 있다. 

 

 

“허락은 자신에게만 구하면 된다”

해로운 가족으로부터 경계선을 긋고 불필요한 죄책감에서 벗어나

자립하는 길로 나아가는 마음가짐 

 

해로운 가족이 주는 영향에서 벗어나 마음을 치유하고 싶다면 가족과 자신의 접촉을 분리하는 경계선을 분명하게 그어야 한다. 경계선을 긋는 법으로는 선을 넘는 사람에게 그런 행동은 불편하다고 직접 알리는 방법, 대응하지 않고 침묵하는 방법이 있다(62쪽). 가족으로서의 명칭을 굳이 부르지 않는 것(69쪽)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아무리 해로운 가족이라도 이렇게 경계선을 정하고 가족에게서 벗어나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가족의 울타리에서 나온다는 건 자신이 속하던 가장 가까운 사회집단에서 벗어나 온전히 홀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가족과의 관계에 선을 그으려면 어마어마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래서 완전히 관계를 끊기까지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을 위하는 사람들과 관계를 유지하고 자신을 긍정하는 건강한 삶을 찾기 위해서라도 경계선을 정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저자는 가족에게 경계선을 그어도 될지 망설이는 생존자들에게 먼저 관계를 끊은 학대 생존자로서의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하며 용기를 불어넣는다. 자신감이 있어야만 가족과 선을 그을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나를 안전하게 지켜야 한다고 알리는 내면의 느낌이 경계선을 그을 때 필요한 유일한 허락”이라고 하며 생존자들을 격려한다(60쪽). 마음의 소리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고 이를 충실하게 따라가면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고, 행복을 지키기 위한 용기를 낼 수 있다.

 

한번은 인터뷰 중에, 해로운 가족과 관계를 끊을 자신감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이 있냐는 질문을 받았다. 나는 가족과 관계를 끊을 때 내게 특별한 방법이나 자신감 같은 건 전혀 없었다고 대답했다. 다른 수많은 생존자와 마찬가지로, 내가 가족과 연을 끊은 건 내 가족이 내게 지속적으로 가한 심리적인 피해가 너무나 커서 가족에게서 벗어나는 것 외에 유익한 선택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내게 남은 마지막 선택은 불길에 휩싸인 건물에 그냥 머무르거나 뛰어내리는 것, 둘 중 하나였다. 나는 더 행복하고 더 건강한 삶을 살아갈 기회를 얻고 싶어서 뛰어내리는 쪽을 택했다. (49쪽)

 

자기 마음을 있는 그대로 느끼고 온몸으로 슬퍼하는 것도 치유에 꼭 필요한 과정이다(4장). 해로운 가족의 학대를 지속적으로 받은 이들은 슬픈 감정과 생각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잘 알지 못한다. 해로운 가족 안에서는 슬픔·분노·상심을 표현하면 그만하라는 소리를 듣거나, 비난당하거나 무관심한 반응을 겪기 때문에 생존자는 건강하게 슬퍼하는 법 대신 슬픔을 밀어내는 법을 먼저 배운다(78쪽). 저자는 비록 아프더라도 느껴지는 감정을 온전히 느껴야 마음을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하며, “가족이 나를 학대하고 무시하면서 내 인격을 잘못된 방법으로 다루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슬퍼”하고, “내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아서 관계가 깨졌다는 생각”을 곱씹는 대신 “나를 내 아이처럼 사랑”하라고 조언한다(79~84쪽). 이렇게 마음을 돌보는 과정을 꾸준히 이어나가면 자신을 아끼고 긍정할 수 있게 되고, 가족의 빈자리를 채울 내면의 힘을 키울 수 있다(5장). 나를 보듬어줄 가족이 없다는 상실감을 완전히 없앨 수는 없지만, 두려움을 조금씩 마주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가겠다고 스스로를 격려하는 일은 가능하다. 이런 깨달음을 거치면 건강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나에게 유해한 사람들을 밀어내는 방법도 터득하게 된다.

 

 

 

선을 넘는 사람들에게서 나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해로운 가족의 보복과 지속적인 괴롭힘,

주변 사람들의 2차 가해에 대응하는 실용적인 가이드

 

 이 책의 특장점은 해로운 가족과 관계를 끊은 이후 생존자가 겪을 수 있는 위협적인 상황을 다양하게 제시하고, 이에 대비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준다는 것이다. 해로운 가족은 단절 이후에도 제삼자를 이용해 접근하거나, 사회적 상황을 빌미로 괴롭힘을 시도하며 생존자의 인생에 계속해서 끼어든다. 생존자의 사정을 잘 모르는 이들이 2차 가해를 하기도 한다. 2차 가해는 “생존자와 친분이 없는 사람이 가족과의 불화에 끼어들고, 생존자가 끔찍한 인간이라는 해로운 가족의 주장에 물들어 그 가족과 함께 생존자를 비난하는 형태로도 발생”할 수 있다. 비난의 화살을 생존자에게 돌리려는 가해자의 주장을 받아들여 무심코 학대에 동참하는 것이다(286쪽). 2차 가해의 형태로는 선물과 카드 보내기, 경제적으로 위협하기, 질병과 사망 소식을 이용해 접근하기 등이 있다.

이외에도 해로운 가족은 자세한 사정을 굳이 알 필요 없는 남이나 생존자와 친밀한 사람 을 끌어들여 자신에게 유리한 이야기만 하거나(312쪽), 생존자에 대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험담을 늘어놓거나(317쪽), 연휴와 가족 행사를 통해 접근하는 등(319쪽) 다양한 방법으로 생존자의 삶을 위협한다. 또한 관계를 끊은 가족과 생존자 사이에 낀, 생존자에게 직접적으로 해를 가하지 않는 다른 가족을 대해야 할 일도 생긴다(16장). 

 

저자는 그럴 때일수록 생존자가 스스로 정한 경계선을 더욱 굳건히 지켜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대에게 어떤 사정이 있어도 ‘이것만은 절대로 타협할 수 없다’고 명확하게 기준을 정해놓으면, 생존자는 자신뿐만 아니라 해로운 가족에게 이용당하는 제삼자까지 모두 지킬 수 있다. 만약 제삼자가 해로운 가족 편이라 생존자에게 적극적으로 위협을 가하는 경우, 정면으로 맞서거나 해명하는 대신 알아서 지나가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좋다(317쪽). 생존자는 자신의 사정을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본인이 처한 상황을 지나치게 세세히 설명하기도 하는데, 저자는 그렇게까지 설명해줄 필요는 없으며 그냥 ‘신경 써줘서 고맙다’는 식으로 간단하게 답하면 된다고 조언한다. 해롭지 않은 가족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로, 단절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는 하지 않기로 합의하고 이는 타협할 수 없는 경계선임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332쪽). 

공감 능력이 높은 생존자들은 혹시 이렇게 선을 긋는 태도가 다른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까 봐 걱정하기도 한다. 하지만 저자는 생존자가 지켜야 할 것은 생존자 자신의 마음과 삶이며, 다른 사람들의 기분은 다른 사람들 몫이니 너무 염려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해로운 가족에게 당한 것을 되갚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 내면의 평화와 행복을 찾고 멋지게 잘 살아가는 것”(347쪽)이라는 말도 잊지 않는다.

 

우리가 반드시 책임져야 하는 관계는 자기 정신건강과의 관계밖에 없다. 다른 사람보다 자신을 챙기는 게 중요하며, 남들은 각자 알아서 자신을 챙기면 된다. 자신의 정신건강을 최우선으로 여겨야 한다. 악순환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가족에게서 겪은 잔인함과 조종을 똑같이 되갚아줄 수도 있지만,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 익숙한 방식을 버리기로 마음먹는 건 공감할 줄 아는 현명한 사람만이 내릴 수 있는 결론이다. 경계선을 확립하는 건 바로 그 결론을 실행에 옮기는 일이다. (342~343쪽)

 

이처럼 이 책은 생존자들이 자신의 결정이 옳은 것인지 확신이 없어질 때 되돌아보면 좋은 조언과, 내적·사회적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안내하는 실용적인 팁을 수록해 생존자가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살펴보고 주변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내 마음을 망가뜨리는 가족과 선을 긋고 싶다면, 혹은 선을 그은 후에도 내 삶을 존중받지 못해 고통받고 있다면, 이 책이 여러분의 삶을 지키고 불필요한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열쇠를 제공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셰리 캠벨
미국 공인 심리학자이자 가족 문제 전문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가족의 신체적·정서적 학대를 견디며 살아오다, 45세에 이르러 가족과 완전히 관계를 끊었다. 가족 학대 생존자로서 겪은 경험과 심리학자로서 쌓은 지식을 토대로, 좀 더 의미 있고 목적 있는 인생을 살기 위해 가족과 헤어지려는 사람들을 돕고 있다. 뉴욕 BBM 글로벌 네트워크BBM Global Network와 튠인 라디오Tune-In Radio에서 방송된 '닥터 셰리 쇼'를 진행했고 여러 언론에 가족 문제 전문가로 출연하고 있다. 《그래도 가족인데But It's Your Family……》, 《부모의 정서적 학대 생존자Adult Survivors of Emotionally Abusive Parents》 등의 책을 썼다.
《가족을 끊어내기로 했다》는 해로운 가족에게 받은 오랜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외부의 편견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전략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가족과의 관계를 끊는 일은 학대 생존자가 자신만의 삶을 살아가기 위한 출발점이며, 그 무엇보다도 가장 용기 있는 결정이라고 말한다. 생존자를 향한 사려 깊은 공감과 가해자를 향한 단호한 태도를 담은 이 책은 수많은 생존자들의 마음을 치유했으며, 미국 아마존과 굿리즈에서도 500건 넘는 찬사를 받았다. 해로운 가족과의 문제로 생긴 마음의 상처를 남몰래 감추고 있다면, 이 책이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줄 것이다.
번역 : 제효영
성균관대학교 유전공학과와 성균관대학교 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옮긴 책으로는 《몸은 기억한다》, 《과학이 사랑에 대해 말해줄 수 있는 모든 것》, 《버자이너》, 《우울에서 벗어나는 46가지 방법》, 《펭귄들의 세상은 내가 사는 세상이다》, 《또 화내고 늘 후회하고 있다면》, 《생각이 나를 괴롭힐 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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