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걷기는 결국 ‘나’라는 존재가 ‘내 발’을 통해 ‘땅’을 만나는 활동입니다. 그러니 나를 알고, 내 발을 알고, 땅을 알고, 걷는 행위를 알고, 맨발걷기를 실천하였을 때 내가 어찌 되는지를 알면,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질병을 치료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몸으로 체득한 바를 학문적인 토대를 근거로 확인할 때, 혹은 반대로 이론적으로 아는 내용을 몸으로 체득할 때 실행하거나 실행을 지속하는 힘을 얻게 되니까요. (21쪽)
걷기를 가장 효과적으로 하는 방법은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고 가늘고 길고 깊은 호흡을 하여 호흡이 단전까지 도달하게 하면서 몸을 관조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몸의 변화와 기운의 흐름을 직간접적으로 인식할 수 있습니다. 맨발걷기를 충실하게 하면서 몸의 변화를 관찰하면 위에서 언급한 기운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이러한 현상은 등쪽 척추 라인과 머리 쪽에서 열감과 더불어 왕성해지는 기운의 흐름과 세포 활동성의 증가로 드러나고, 전면의 얼굴과 가슴, 복부로 내려가며 안정된 감각과 활발한 장의 운동성으로 드러납니다. 최종적으로는 이렇게 앞뒤로 일어나는 과정이 통일되어 하나 되는 일체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30쪽)
발바닥은 만물과 소통하면서 만물의 기운을 흡수해 인체의 구조를 튼튼히 합니다. 이는 거꾸로 소통이 가로막히면 만물의 기운을 흡수하지 못하게 되고 인체구조는 약해지겠죠. 이런 소통을 가로막는 대표적인 것이 신발입니다. 신발을 신으면서 발바닥 중에서도 엄지발가락과 연결된 옴폭 들어간 아치 부분의 자극이 가장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이곳은 한방에서 비장과 연결된 경락이 흐르는 지점으로, 비장은 우리 몸의 재활용 공장이며 조혈의 중심이고 면역의 총사령관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45~46쪽)
맨발걷기가 노안이 사라지게 하지는 못합니다. 하지만 시력 저하를 막아주고 눈의 피로를 해소하며, 눈물이 나거나 침침한 것을 해소해줍니다. 이런 효과는 눈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이명과 청력감퇴 환자에게도 개선효과가 뚜렷했습니다. 노년기에 드러나는 오관의 감각 퇴화를 지연시키고 일부 개선시키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거죠. (79쪽)
맨발걷기의 시작은 단전의 기운이 발바닥의 용천(湧泉)혈을 통해 땅과 기운을 주고받는 것이며, 땅과의 소통으로 우리 몸의 탁기를 배출시키고(화강, 火降), 우리 몸의 기운을 땅의 기운과 결합하여 상승시키는(수승. 水升) 적극적인 운동법입니다. 이때 용천혈은 부신을 직접 자극할 수 있는 경혈점이며, 맨발걷기는 수승화강(水升火降)의 흐름을 완성하는 활동입니다. 따라서 맨발걷기를 충실하게 하면 피로가 풀리기도 하지만, 수승의 과정을 등에서 머리로 맑은 기운이 전율처럼, 시원한 물로 씻어내는 것처럼 흐르는 것을 실제로 느낄 수 있습니다. (90쪽)
생체리듬은 하늘과 땅과 나를 일치시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리듬입니다. 따라서 하늘이 바뀌거나 땅이 바뀌거나 생활리듬을 바꾸어야 하는 상황이 되면 맨발걷기를 합시다. 예를 들어, 시차가 큰 곳으로 여행하는 경우 맨발걷기를 하면 그 지역의 주기와 나의 생체주기가 쉽게 동조되어 사차적응이 쉽게 됩니다. 또 주야 교대근무로 생체리듬이 흐트러졌을 경우 맨발걷기를 30분 이상 하고 잠을 잡시다. 맨발걷기가 일정 수준 이상 이루어졌을 경우 잠잘 준비가 된 상태가 되어 쉽게 잠을 잘 수 있습니다. 기상 후에도 피로가 풀리지 않았을 경우 맨발걷기를 다시 합니다. 이때도 30분 이상 맨발걷기를 하면 눈과 머리의 피로가 풀리면서 상쾌한 하루를 시작할 수 있습니다. (158쪽)
단전을 기준으로 중심을 앞에 두고 땅을 움켜쥐듯이 걷는 호보 자세로 걸으면 초반에는 오히려 신경이 쓰이고 부자연스러운 걸음걸이가 되고, 실질적으로 다리의 근육이 매우 힘들어 비명을 지르게 됩니다. 체중과 운동 에너지가 발가락부터 시작해 다리 관절 주위의 근육과 인대에 가해지면서 발가락과 발목, 무릎까지 엄청난 부담이 발생합니다. 걷기 운동 초반에는 이런 운동 부하로 나와는 맞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걷다 보면 발가락부터 점점 강인해져 발목이 튼튼해지면서 몸의 주춧돌인 땅을 디디는 발이 강해집니다. 결국 발바닥과 발의 건강에서부터 출발하여 골반, 척추로 이어지는 몸 전체 건강이 증진됩니다. (203쪽)
이론적으로 맨발걷기가 가장 필요하고 가장 효과가 높은 계층은 성장 과정에 있는 어린이들입니다. 맨발걷기를 하는 목표는 다양한 작용이 합해져서 최종적으로 인체라는 구조의 완성에 있기 때문입니다. 성장 자체도 활발해지고,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완성된 성장을 도모하는 것입니다. 성장이란 보편적으로 잘 먹고, 잘 자고, 잘 뛰어노는 것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산으로 들로 나가 뛰어놀아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니 지금의 상황에서는 잘 뛰어노는 것은 운동이라 말할 수 있습니다. 단, 즐기면서 해야 놀이가 되겠죠. (217쪽)
이러한 순환 사이클을 완성하는 시간은 개인에 따라 운동 강도에 따라 달라지지만, 최소 30분이 걸립니다. 건강하고 젊을수록, 기혈의 통로가 막히지 않고 원활할수록 짧은 시간에 순환고리를 완성합니다. 반대로 몸이 약하거나 기혈의 순환통로가 좁거나 운동 강도가 낮으면 순환고리를 완성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히 엄중한 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 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고 오랫동안 맨발걷기를 하여도 완성된 고리를 못 만드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이때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묵묵하게 실행하다보면 어느 순간 명확하게 완성된 고리를 만들게 되고 질병은 소리소문없이 사라집니다. (223~22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