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 속에서
“중요한 건 누구나 구원받고 싶어 한다는 거야. 병에 걸리거나 돈에 쪼들리거나 사후가 걱정되거나 사는 게 까닭 없이 힘들거나, 누구나 많건 적건 걱정을 안고 살게 마련이지. 우리는 현세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지만, 현세에서든 내세에서든 꼬박꼬박 성실하게 보시하고 신앙생활을 한다면 당신은 반드시 구원받습니다, 라고 말해주는 거지. 그게 마땅한 일이라는 거야. 일가족이 알거지가 될 때까지 탈탈 털어먹거나 병을 고쳐주겠다고 허풍을 떨면 안 돼.”
“다케시타 씨가 종교 사업을 하는 이유는 아무래도 돈 때문입니까?”
종교 법인이 일반 법인보다 세제 면에서 파격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 유형무형의 자산을 모으기 쉽다는 것은 다쿠미도 지식으로는 알고 있었다.
44-45p.
“아아, 거기는 전혀 아니올시다입니다. 여승이 갖고 있는 땅인데, 그 근방에서는 절대 팔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여승인데다 여전히 팔팔하니까. 게다가 여승의 사찰이 독립 사찰이 아닐 겁니다. 종단에서 지켜보고 있어서 건드리기 힘들어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니까 내가 그만두라고 할 때 그만두는 게 좋을 겁니다. 괜히 시간만 낭비하게 될 거요.”
다케시타가 귀찮다는 듯이 말하고 낯을 찡그렸다. 해리슨 야마나카는 물러서지 않았다.
“이 물건의 시장 평가액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글쎄…… 90…… 아니, 백이 될지도 모르지.”
“백 억…….”
다케시타의 대답에 레이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거, 아무래도 안 되겠네. 매수인을 못 찾아.”
128p.
“역시 삭발은 어려운 조건이군요.”
다쿠미가 위로하듯 말을 건넸다.
“그렇다면 삭발 가발을 써볼까? 왜 그런 거 있지 않나요? 영화 같은 거 보면 배우가 특수 메이크업으로 뒤집어쓰고 나오는 거.”
거반 진심으로 레이코가 말했다.
“당연히 들통나지 않겠어요? 그야말로 할리우드급 분장을 하지 않는 한.”
176p.
“그러고 보니 저쪽에서는 요즘 난리가 난 것 같더군요. 지면사 때문에.”
마키타는 상대방을 차분하게 만들려고 문득 떠오른 화제를 꺼냈다. 오오가와라가 잔으로 뻗으려던 손을 멈추었다.
“뭡니까, 그 지면사라는 건.”
“뉴스 못 보셨습니까. 부동산 전문 사기꾼입니다. 난리도 아닌가 봐요, 요즘. 그 세키요하우스도 백 억인지 몇 억인지를 지면사에게 털렸다고 하던데요.”
“백 억이라면 당연히 난리도 아니겠지요. 세키요하우스가 그렇게 엉성한 회사였나?”
365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