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의 쉼터 오두막에서 만난
아홉 명 친구들과 그들의 이야기
지친 하루 끝 따뜻한 위로의 순간을 전하는 오두목 작가의 〈파란 문의 오두막〉이 출간되었다. 오두목 작가는 위로 한마디가 간절한 순간에 모두가 듣고 싶었던 말을 담담히 풀어내는 힘이 있다. 그런 위로의 순간들이 모여 만든 이야기를 고르고 엮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었다. 서로의 쉼터 오두막에서 아홉 명의 친구들이 만나 서로 이어지고 때로는 돌아가지만 결국 함께 나아가는 이 이야기는 곧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가장 소중한 존재를 잃고 끝없는 어둠 속을 헤매고 있을 때, 내가 가지지 못한 결핍이 나를 더 작아지게 만들 때, 상처받을까 두려워 단단한 척 쌓아 올린 벽이 무너졌을 때. 우리는 크고 작은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가벼운 상처는 금방 아물지만 생각지도 못한 큰 상처는 자꾸만 덧나고 만다. 이럴 때 괜찮다고, 다 괜찮다고 말해 주는 존재가 있다면 얼마나 든든할까. 〈파란 문의 오두막〉은 그런 위로를 전해 준다. 그저 이 슬픔은 곧 지나갈 테니 온전히 아프고 다시 세상에 나오라고 토닥여 준다.
여기 이 오두막은 말이야,
너의 마음에 쉼터가 되어 줄 거야
지치고 힘들 때 언제든 와서 쉬어도 좋아
〈파란 문의 오두막〉은 아홉 개 캐릭터에 우리 모습을 담았다. 이 책의 저자이자 오두막에 사는 오두목은 수많은 감정을 품은 채 살아가는 평범한 소녀다. 엄마의 아픔, 반려묘를 잃은 슬픔으로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고양이를 만나 위로를 받는다. 그렇게 서로 채워 주고 덜어 주며 빈자리를 사랑으로 채운다. 선인장과 꽃물고기는 서로 가지지 못한 결핍에 대해 이야기한다. 꽃이 없는 선인장은 언젠가 필 꽃을 믿고, 화려한 꽃이 늘 피어 있는 꽃물고기는 꽃을 믿지 않는다. 가끔씩 결핍은 끌림을 주고 또 다른 결핍을 건드린다. 그리고 선인장과 꽃물고기는 역설적이게도 결핍이 결핍을 채우는 관계로 이어진다.
재미없는 어른이 된 먹구름과 천진난만한 코끼리는 기억 너머 잊힌 꿈을 떠올리게 한다. 어릴 적 꿈꿨던 어른의 모습, 내가 바란 청춘의 모습을 말이다. 꿈으로 뒤덮였던 과거를 곱씹으며 잠들었던 꿈을 건드린다. 산타와 루돌프는 나이가 들수록 주변의 시선과 평가에 주눅 들어 꺼내지 못한 채 마음에 꾹꾹 눌러 담은 우리의 목소리를 그린다. 마지막으로 반죽이는 외로움, 불안, 자기 방어로 가득한 미완의 존재다. 강한 척, 괜찮은 척 상처받지 않기 위해 높게 쌓은 벽 안에 홀로 덩그러니 남겨진 모습은 어쩌면 남에게 가장 보여 주기 싫은, 나의 가장 여린 모습일지도 모른다.
우리 마음에는 현실과 이상, 강함과 약함, 안정과 불안이라는 역설적인 감정이 공존한다. 이 역설적이면서도 다채로운 감정을 아홉 개 캐릭터에 담았다. 아홉 개의 캐릭터가 다양한 고민과 솔직한 생각을 풀어놓으며 그 모습에서 우리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모두의 쉼터 오두막에 모여 서로의 고민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모습을 담은 〈파란 문의 오두막〉은 곁에 두고 오래오래 보고 싶은 책이다.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친구에게, 따뜻한 위로 한마디가 필요한 친구에게, 할 수 있다는 용기와 응원이 필요한 친구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자. 스스로의 내면을 살피고 모든 감정에 주저하지 않는 그런 삶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