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우리가 하는 일이 헛되다는 사실을 마침내 깨달았을 때, 나는 너무나 좌절한 나머지 의학계를 떠나 아예 전혀 다른 분야를 택했다. 그런데 그 뒤로 겪은 이런저런 일들이 하나로 융합되면서 건강과 질병을 보는 내 기존의 관점이 근본적으로 바뀌게 되었고, 나는 새로운 접근법과 새로운 희망을 안고서 다시 의료계로 돌아왔다.
이것이 바로 떨어지는 달걀 꿈으로 되돌아온 이유다. 요컨대 달걀을 더 잘 받아내는 것이 이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비로소 깨달았다. 대신에 우리는 달걀을 던지고 있는 누군가를 막으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었다. 건물 꼭대기까지 올라가서, 그 누군가를 찾아내서, 끌어내릴 방법을 알아내야 했다. _〈본문 32~33쪽〉
1장 기나긴 게임: 느린 죽음이 만연한 세상에서 살아남기
내 환자들은 대부분 본능적으로 이 점을 이해한다. 처음 나를 보러 올 때 그들은 대개 장수가 건강이 점점 나빠지는 상태로 더 오래 질질 끄는 것을 의미한다면 “더 오래 살고 싶지 않다”라고 주장한다. 그들 중 상당수는 부모나 조부모가 그런 삶을 살아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살아 있지만 움직이기 힘들 만치 노쇠하거나 치매에 걸린 채로. 그들은 그런 늙고 병든 모습을 결코 재연하고 싶지 않다고 토로한다.
바로 이쯤에서 나는 그들의 말을 막는다. 나는 그들의 부모님이 힘겨운 모습으로 오래 살거나 안타깝게 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고 해서, 그들 자신이 그렇게 살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말한다. 과거가 미래를 규정할 필요는 없다. 당신의 장수는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가변성malleability 있다.
1900년의 기대수명life expectancy은 50세에 미치지 못했고, 대다수는 다양한 사고, 부상, 감염 같은 ‘빠른’ 원인으로 죽음을 맞이할 확률이 높았다. 그 뒤로 느린 죽음이 빠른 죽음을 대체해왔다. 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은 대부분 70대나 80대쯤 사망할 것이고, 거의 다 ‘느린’ 원인으로 사망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베이스 점프, 모터사이클 경주, 문자 메시지를 보내면서 운전하기 같은 극도로 위험한 행동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라고 한다면, 내가 ‘네 기사Four Horsemen 질병’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사망할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다. 바로 심장병, 암, 신경퇴행성 질환(치매, 알츠하이머병), 2형 당뇨병(그리고 관련 대사 기능 이상)이다. 장수를 달성하려면, 다시 말해 더 건강하게 더 오래 살려면 우리는 이 느린 죽음의 원인들을 이해하고 직시해야 한다. _〈본문 42~43쪽〉
건강 장수를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인 사용 설명서를 만드는 것, 당신이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살도록 돕는 안내서를 만드는 것, 이것이 내 목표다. 나는 시간과 노력을 충분히 들인다면 수명을 10년쯤 연장하고 건강수명을 20년쯤 연장할 수 있다는, 또래보다 20년 더 젊게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을 심어주고자 한다.
그러나 여기서 내 의도는 정확히 무엇을 하라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이런 일들을 어떻게 해낼지 생각하는 법을 배우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내게 이 작업은 카탈리나섬의 바위 해변에서 시작된 여정, 강박적인 연구와 반복의 과정이었다.
더 넓게 말하자면 장수는 의학에 패러다임 전환을 요구한다. 만성 질환을 막고 우리의 건강수명을 개선하는 쪽으로 노력의 방향을 돌려야 한다. 병에 걸리거나 인지 기능과 신체 기능이 이미 쇠퇴할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 실천에 나서야 한다. 이는 ‘예방 의학preventive medicine’이 아니다. ‘사전 대응 의학proactive medicine’이다.
나는 이 새로운 의학이 개인의 삶을 바꿀 뿐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겪고 있는 엄청난 고통을 덜어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이 변화는 의학계에서 저절로 일어나지 않는다. 환자와 의사가 요구할 때만 일어난다.
의학에 접근하는 방식 자체를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지붕에 올라가서 달걀이 떨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_〈본문 57쪽〉
2장 의학 3.0이 온다: 만성 질환 시대를 위한 맞춤 의학
내가 만성 질환, 만성 질환 치료, 장기 건강 유지법을 새로운 방식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믿게 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의학 3.0’이라고 부르는 이 새로운 의학의 목표는 종양을 제거하고 수술이 잘 되었기를 바라면서 절개 부위를 꿰맨 뒤 퇴원시키는 것이 아니다. 애초에 종양이 출현하고 퍼지지 못하게 예방하는 것, 또는 첫 심근경색 사건을 피하거나, 알츠하이머병으로 나아가는 길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 이것이 의학 3.0의 목표다. 우리의 치료법, 예방과 발견 전략은 길고 느린 전주곡을 지닌 이런 질병들의 특성에 맞추어서 변해야 한다.
우리 시대의 의학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미 명백하다. 많은 전문가는 ‘개인 맞춤 의학personalized medicine’이나 ‘정밀 의학precision medicine’의 눈부신 새 시대가 열리리라 예측해왔다. 우리 각자의 필요에 맞추어서, 우리의 유전자 자체에까지 맞추어져 의료가 이루어지는 시대. 이는 분명히 가치 있는 목표다.
어떤 환자도 정확히 똑같지 않다는 점은 분명하다. 두 환자가 동일한 기도 질환을 앓는 듯이 보인다 해도 그렇다. 한 환자에게 효과 있는 치료법이 다른 환자에게는 무용지물일 수 있다. 면역계가 다르게 반응하거나, 세균이 아니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어서일 수 있다. 지금도 이런 차이를 구별하기란 지극히 어려우며, 그래서 아무 효과가 없는 항생제 처방이 수백만 건씩 이루어지곤 한다. _〈본문 73~74쪽〉
아마 의학 2.0과 의학 3.0의 가장 중요한 차이를 빚어내는 것은 바로 이 점이 아닐까? 의학 2.0에서 당신은 다소 수동적으로 배에 실려 가는 승객일 뿐이다. 의학 3.0은 당신에게 훨씬 더 많은 것을 요구한다. 당신은 충분한 정보를 습득해야 하고, 어느 정도 의학 지식을 갖추어야 하며, 목표가 명확해야 하고, 위험의 본질을 인식할 수 있어야 한다. 고착화된 습관을 기꺼이 바꾸고, 새로운 도전을 받아들이고, 필요하다면 안전지대를 벗어나 모험을 할 수 있어야 한다. 당신은 결코 수동적이지 않고 언제나 참여한다. 너무 늦을 때까지 문제를 외면하지 않으며 불편하고 무서운 문제라도 직시한다. 말 그대로 당신은 게임에 적극적으로 직접 뛰어든다. 그리고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
이 시나리오에서 당신은 더 이상 배의 승객이 아니다. 당신은 이 배의 선장이다. _〈본문 83~84쪽〉
3장 목표, 전략, 전술: 마인드셋과 생활습관 변화를 위한 로드맵
이 곡선은 이상적인 궤적을 나타낸다. 이궤도가 바로 우리가 원하는 것이다. 중년에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하는 대신에, 전반적인 건강수명이 50대 이상까지 똑같이 유지되거나 더 개선된다. 55세, 심지어 65세에도 45세보다 더 튼튼하고 건강할 것이고, 70대와 80대, 심지어 그 이상까지도 건강한 몸과 빠릿빠릿한 인지력을 유지할 것이다. 여권에 적힌 나이보다 10년, 아니 20년이나 더 젊은 사람처럼 보일 것이다. 이 곡선은 아래쪽 공간이 훨씬 넓은데, 이 공간은 더 길고 더 나은 삶을 의미한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열정을 추구하고, 여행을 다니고, 의미 있는 일을 계속하는 삶이다. 게다가 마지막에 쇠퇴하기 시작할 때는 하락이 가파르고 비교적 짧게 끝난다. 이를 ‘수명 곡선 넓히기squaring the longevity curve’라고 한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우리는 더 오래 산다. 그리고 더 오래 더 잘 산다. 우리는 기대수명보다 더 오래 살고, 노후의 삶에 대한 사회의 기대 수준도 뛰어넘는다. 엉망이 된 끝자락 10년 대신에 모든 차원에서 왕성하게 활동할 때 우리는 ‘덤 10년Bonus Decade’―또는 ‘덤 수십 년’―을 누린다. 이것이 우리 목표다. 죽음을 늦추고, 추가로 늘어난 여생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 이때 우리에게 남은 인생은 지루한 시간이 아니라 즐거운 시간이 된다. _〈본문 91쪽〉
의학 2.0과 의학 3.0의 핵심 차이는 우리 전술을 언제, 어떻게 적용하느냐와 관련이 있다. 대개 의학 2.0은 감염이나 골절처럼 급성 문제가 생길 때만 당면한 문제의 단기 해결책을 갖고 개입한다. 의학 3.0에서는 전술이 일상생활과 엮여야 한다. 말 그대로 전술과 함께 먹고, 함께 숨 쉬고, 함께 자야 한다.
의학 2.0은 크게 시술(수술 등)과 약물 치료라는 2가지 전술 유형에 의존한다. 반면에 의학 3.0의 전술은 크게 5가지 영역으로 나뉜다. 운동, 영양, 수면, 정서 건강, 외인성 분자exogenous molecules다. 외인성 분자는 약, 호르몬, 영양제 등을 뜻한다. _〈본문 102쪽〉
4장 백세인의 비밀: 나이 들수록 더 건강해지는 비결
백세인의 삶에 더 가까운 인생 경로, 또는 그보다 더 나은 인생 경로를 사람들이 살도록 돕는 것, 이것이 의학 3.0의 목표다. 백세인은 더 오래 살 뿐 아니라, 건강한 상태에서 더 오래 산다. 그들 중 상당수는 덤 10년을 10년이나 20년 나아가 30년까지 더 누린다는 의미다. 90세인 그들이 60대의 평균적인 사람보다 더 건강할 때도 있다. 그리고 노쇠해질 때 기간은 대개 짧다.
신체 기능을 잘 유지하고 만성 질환 없이 더 오래 살다가 생애가 끝날 무렵에 더 짧게 앓다가 세상을 뜨는 것, 이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 원하는 바다.
차이점은 대다수 백세인이 유전자와 행운 덕분에 거의 우연히 장수와 좋은 건강을 얻은 듯한 반면, 우리 대다수는 같은 것을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다음 2가지 질문으로 넘어가게 된다.
백세인은 어떻게 만성 질환을 늦추거나 피하는 것일까?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하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_〈본문 127~128쪽〉
종합하자면 나는 백세인의 비밀이 한 단어로 요약된다고 본다. 바로 ‘회복력’이다. 백세인은 수십 년 동안 흡연을 하면서도 암과 심혈관 질환에 저항하고 그런 병들을 피할 수 있다. 그들은 안 좋은 식사 습관을 지니고도 이상적인 대사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그리고 또래들이 굴복한 지 오랜 세월이 지난 뒤에도 인지와 신체 노쇠에 저항한다._〈본문 137~138쪽〉
5장 장수약을 찾아서: 덜 먹고 더 오래 살게 만드는 약물들
국립노화연구소National Institute on Aging가 유망한 노화 억제 방안들을 검사하는 계획의 일환으로서 라파마이신과 같은 방식으로 엄격하게 레스베라트롤을 검사했을 때, 다양한 정상적인 생쥐 집단들에서 비슷하게 수명을 연장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니코틴아마이드 리보사이드nicotinamide riboside, 즉 NR 같은 과대 선전되는 영양제들도 마찬가지다. 이 물질도 생쥐 실험에서 수명 연장 효과가 없다는 것이 한결같이 드러났다. 당연히 이런 영양제들이 사람에게서 수명을 연장하거나 건강을 개선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데이터도 전혀 없다.
반면에 2009년 이후에 이루어진 연구들은 라파마이신이 생쥐의 수명을 꽤 믿을 만하게 연장한다는 것을 계속 재확인했다. 또 효모와 초파리에게서도 그렇다고 드러났다. 유전자 조작으로 mTOR의 활성을 줄일 때도 같은 효과가 나타났다. 따라서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적어도 일시적으로 mTOR의 활동을 억제하는 것이 좋다고 결론지을 수 있다. 따라서 mTOR 억제제인 라파마이신이 수명 연장 약물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_〈본문 146쪽〉
6장 당뇨병과 대사 건강 위기: 오래된 유전자는 현대 식단에 대처할 수 있을까
간경화증은 심각한 질환이긴 하지만 내가 여기서 걱정하는 종착점은 간경화증만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에 더 신경 쓴다. 그리고 당신도 그래야 한다. 이 두 질환이 인슐린 저항성에서부터 2형 당뇨병에 이르기까지 현재 전 세계에 퍼져 있는 대사 이상 유행병이라는 빙산의 꼭대기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2형 당뇨병은 학술적으로 보자면 혈당 수치를 통해 아주 뚜렷하게 정의되는 독자적인 질병이다. 하지만 나는 이것이 고인슐린혈증, 당뇨병 전단계,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비롯한 몇 개의 역을 지나는 철도 노선의 마지막 역이라고 본다. 자신이 이 노선의 어딘가에 있다면, 설령 비알코올성 지방간 질환의 초기 단계라 할지라도, 당신은 네 기사 질병(심혈관 질환, 암, 당뇨병, 알츠하이머병)을 하나 이상 겪을 가능성이 높다. 다음 몇 장에 걸쳐서 이야기하겠지만 대사 기능 이상은 이 모든 질병의 위험을 대폭 증가시킨다. 따라서 먼저 대사 기능 이상에 대처하지 않는다면 네 기사 질병과 맞서 싸울 수 없다. _〈본문 171쪽〉
2018년 89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제럴드 리븐도 동의했을 것이다. 그는 인슐린 저항성이 2형 당뇨병의 주된 원인이라는 주장을 인정받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싸워야 했다. 지금은 널리 받아들여진 개념이다. 그러나 당뇨병은 인슐린 저항성이 야기하는 위험 중 하나일 뿐이다. 인슐린 저항성이 암 위험(12배까지), 알츠하이머병(5배), 심혈관 질환 사망률(거의 6배) 같은 질병의 위험도 대폭 증가시킨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와 있다. 이 모두는 대사 기능 이상을 치료하거나 더 나아가 예방하는 것이 내 장수 접근법의 한 주춧돌이 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_〈본문 196~197쪽〉
7장 심장병이 급습할 때: 지구상에서 가장 치명적인 살인마에 맞서기
심장병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이 으레 내놓는 첫 번째 수치인 우리의 ‘총콜레스테롤’은 사실 심혈관 위험과의 관련성을 따지면 그저 눈 색깔보다 조금 더 관련이 있을 뿐이다. _〈본문 207쪽〉
우리가 맞서야 할 마지막 속설은 심혈관 질환이 주로 ‘노년층’에서 나타나며, 따라서 20대나 30대, 더 나아가 40대는 예방에 굳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개념이다.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나는 2014년 댈러스공항에서 식사를 할 때 앨런 스나이더먼이 툭 던진 퀴즈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65세 미만인 사람 중 몇 퍼센트가 심근경색을 겪는지 아나?” 나는 높을 것이라고, 4명 중 1명이라고 추정했지만 너무 낮게 잡았다. 65세 이전에 심근경색, 뇌졸중, 스텐트나 다른 어떤 이식 수술 등 온갖 주요 급성 심혈관 질환 사건을 겪은 사람이 남성은 꼬박 절반, 그리고 여성은 3분의 1이었다. 이런 일을 겪은 남성 중 4분의 1은 54세 이전에 겪었다.
그러나 이런 사건 자체가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듯 보일지라도 이 문제는 여러 해 동안 숨어서 진행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죽상경화증은 서서히 은밀하게 진행되는 병이며, 이것이 바로 내가 이 문제에 적극적으로 매달리는 이유다. 이런 ‘사건’의 위험은 생애 후반기에 급증한다. 그러나 일부 과학자는 이 사건의 토대를 이루는 과정이 청소년기 말에, 심지어 10대 초반에 시작된다고 믿는다. 이 위험은 평생에 걸쳐서 누적되며, 시간이 핵심 요인이다. 따라서 심장병이 어떻게 발전하고,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이해함으로써 진행을 늦추거나 멈추려고 시도하는 전략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_〈본문 211쪽〉
8장 암, 고삐 풀린 세포: 악성 종양이라는 살인마에 맞서는 새로운 방법
암과의 전쟁을 펼친 지 50년이 지난 지금 어떤 단일한 ‘완치법’이 나올 가능성은 없다는 것이 명백해지는 듯하다. 오히려 예방, 더 명확하게 표적을 겨냥한 효과적인 치료법, 포괄적이면서 정확한 조기 검출이라는 이 세 전선 모두에서 암을 공략하는 더 나은 방법을 찾아내는 쪽이 가장 희망이 있어 보인다. _〈본문 250~251쪽〉
어떤 기적에 가까운 돌파구가 일어나 암을 완전히 예방하거나 ‘완치하는’ 방법을 터득하는 일은 내 생애에는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그런 일이 가능해지기 전까지는 개별 암이 가 장 취약한 단계에 있을 때 적절한 요법으로 공략할 수 있도록 암의 조기 검출에 훨씬 더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항암의 첫 번째 법칙이 “암에 걸리지 마라”라면, 두 번째 법칙은 “최대한 빨리 잡아라”다.
이것이 바로 내가 조기 검진을 주창하는 이유다. 암이 진행되어 치료를 회피할 수 있는 돌연변이가 생기기를 기다리기보다 돌연변이가 더 적은 더 작은 종양을 치료하는 편이 훨씬 쉽다는 것은 명백한 진리다. 암을 조기에 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적극적인 검진뿐이다. _〈본문 298쪽〉
9장 치매, 기억과 자아 상실: 알츠하이머병 등 신경퇴행성 질환 이기는 법
내가 스테파니에게 강조하려고 애쓴 또 한 가지는 시간이 그녀 의 편이라는 것이었다. 알츠하이머병은 약 65세 이전까지는 임상적으로 질병이라는 진단이 내려질 정도로 진행되는 일이 거의 없으며, e4를 쌍으로 지닌 사람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현재 쓸 수 있는 도구를 이용해 이 끔찍한 병의 발생을 막거나 늦추는 노력을 할 시간이 약 25년이나 있다. 그사이에 연구자들이 더 효과적인 치료법을 내놓을지도 모른다. 스테파니의 사례는 전형적인 비대칭 상황,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사실은 가장 위험한 행동 방침인 상황이었다. _〈본문 306쪽〉
1. 심장에 좋은 것은 뇌에도 좋다. 혈관 건강(낮은 apoB 수치, 낮은 염증, 낮은 산화 스트레스)은 뇌 건강에 대단히 중요하다.
2. 간(그리고 췌장)에 좋은 것은 뇌에도 좋다. 대사 건강은 뇌 건강에 대단히 중요하다.
3. 시간이 핵심이다. 우리는 더 일찍부터 예방을 생각해야 하며, 유전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사람일수록 더 일찍부터 예방에 힘써야 한다. 심혈관 질환은 아주 기나긴 싸움을 벌여야 한다.
4. 인지력 감퇴를 예방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는 운동이다. 우리는 식사요법과 대사를 많이 다루어왔지만 운동은 다방면으로(혈관, 대사) 뇌 건강을 보존하는 역할을 하는 듯하다. 3부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지만 운동―많은 운동―은 알츠하이머병 예방 프로그램의 한 토대다. _〈본문 344쪽〉
10장 전술적으로 사고하기: 자신에게 적합한 원칙으로 기본 틀 구축하는 법
의학 3.0은 누군가의 건강을 개선하기 위해 우리가 공략할 수 있는 전술 영역이 5가지라고 본다. 첫 번째는 ‘운동’이다. 나는 운동이 수명과 건강수명 양쪽에서 월등한 차이로 가장 강력한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운동은 한 가지가 아니다. 그래서 나는 운동을 유산소 효율, 최대 산소 섭취량, 근력, 안정성으로 나누어 자세히 살펴보려 한다. 두 번째는 ‘식단’ 또는 ‘영양’이다. 나는 이를 ‘영양생화학’이라고 부르는 쪽을 더 선호한다. 세 번째 영역은 ‘수면’이다. 의학 2.0이 비교적 최근까지도 과소평가하던 영역이다. 네 번째 영역은 ‘정서 건강’을 관리하고 개선하는 도구 집합을 포함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 영역은 의사가 의대와 그 이후에 배운 다양한 약, 영양제, 호르몬 같은 것이다. 나는 이것을 하나로 묶어서 ‘외인성 분자exogenous molecule’라고 부르고자 한다. 몸 바깥에서 들여오는 분자라는 뜻이다.
이 절에서는 앞서 이미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들(지질 저하제, 라파마이신, 장수 효과가 있을 가능성을 놓고 임상 시험 중인 당뇨약인 메트포르민 등) 말고는 외인성 분자를 그다지 다루지 않을 것이다. 대신에 나는 다른 네 영역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의대나 전공의 과정에서 사실상 전혀 다루지 않고 아예 언급조차 없는 영역들이다. 우리는 운동, 영양, 수면, 정서 건강에 관해 거의 아무것도 배운 적이 없다. 이런 상황은 서서히 바뀌고 있는 듯하다. _〈본문 350~351쪽〉
11장 운동: 가장 강력한 장수약
이 책을 읽고 딱 하나 새로운 습관을 들이려 한다면 운동 영역에서 택해야 한다. 현재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운동 프로그램을 재고하고 수정하고 싶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현재 운동을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면 당신만 그런 것이 아님을 알아두자. 미국 인구의 77퍼센트가 그렇기 때문이다. 이제는 바꿀 때다. 지금 당장.
매일 조금씩 운동하는 것조차 전혀 하지 않는 것보다 훨씬 낫다. 매주 운동을 전혀 하지 않다가 일주일에 겨우 90분 운동을 하면 모든 원인에 따른 사망 위험을 14퍼센트 줄일 수 있다. 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약물을 찾기란 너무나 어렵다. _〈본문 362쪽〉
러레인의 발자취를 따르려면 우리는 그저 점심시간에는 반드시 일립티컬을 밟아야 한다는 식으로 의무감으로 하는 무의미한 운동을 멈추어야 한다. 우리는 더 잘할 수 있다. “난 멋진 백세인이 될 거야.” 이런 아주 구체적인 목적을 갖고 운동을 시작하기를 권한다. 내 환자들이 백세인 10종 경기 선수보다 멋진 50세인이 되는 데 더 관심이 있다고 말할 때 나는 이렇게 대답한다. “100미터 떨어진 과녁을 맞히는 훈련을 하는 양궁 선수가 50미터 과녁을 더 정확히 맞히는 것처럼, 100세(또는 90세나 80세)를 겨냥한 궤적을 설정하는 것이야말로 멋진 50세가 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백세인 10종 경기를 목표로 삼는다면 우리는 10년이 지나고 다시 10년이 지나도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예전에 오로지 자전거나 수영, 권투 등 어느 한 종목에 맞추어 품었던 것과 똑같은 열정으로 지금 백세인 10종 경기를 목표 삼아 운동하고 있다. 어느 하나를 아주 잘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꽤 잘하려고 한다. 백세인 10종 경기 선수로서 우리는 어느 한 종목을 위해 훈련하는 대신 전혀 다른 유형의 운동선수가 되기 위해 훈련한다. 바로 ‘삶의 운동선수’다. _〈본문 387쪽〉
12장 운동의 기본 익히기: 백세인 10종 경기를 준비하는 법
장수 원칙에 따라 우리의 운동 방식을 최적화할 예정이다. 어떤 방식을 조합해야 만성 질환의 발병과 죽음을 늦추는 한편 최대한 오래 건강수명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까?
이 질문은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낮추는 방법보다 더 복잡하다. 변수가 더 많고, 각 변수 안에 더 많은 선택지가 있기 때문이다. 일차원 문제가 아니라 삼차원 문제에 더 가깝다. 우리가 체력을 최적화하고자 원하는 삼차원은 심폐 체력(유산소 지구력과 효율), 근력, 안정성이다. 나이 들어도 건강과 체력을 유지하려면 이 3가지가 필요하다(그리고 앞서 살펴보았듯이 수명도 연장한다). 그러나 심폐 체력과 근력은 대다수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미묘하며, 안정성은 더욱 이해가 덜 되어 있다. _〈본문 390쪽〉
나는 근력 운동을 일종의 퇴직 연금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부상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우리가 즐기는 활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충분한 근육(그리고 뼈 밀도) ‘연금’을 지닌 채 노년에 이르고 싶다. 여생을 살아가기에 충분한 돈을 모아놓고서 퇴직하기를 원하는 것처럼 말이다. 50대에 뒤늦게 통장에 남은 잔금을 박박 긁어모아서 주식 시장의 신들에게 도와달라고 기도하면서 애원하는 대신 수십 년에 걸쳐서 조금씩 돈을 모을 수 있도록 미리 저축하고 투자하고 계획하는 편이 훨씬 낫다. 투자와 마찬가지로 근력 운동은 누적되며, 혜택도 복리 양상으로 늘어난다. 일찍부터 더 많이 저축할수록 장기적으로 더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_〈본문 420쪽〉
13장 안전성 훈련하기: 부상과 만성 통증을 예방하는 법
내가 배운 교훈에 따르면 다쳐서 몇 달 동안―또는 영원히―운동을 멈출 수밖에 없다면 어떤 유산소 체력도 근력도 소용없어진다. 대학생 때 운동선수로 활동하다가 부상을 당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중년 이후 삶의 질이 지속적으로 낮아졌다고 한다. 부상은 신체만이 아니라 심리에도 수십 년 동안 계속 영향을 미친다. 나도 오랫동안 부상으로 고생하면서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능력이 전반적인 삶의 질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모든 연구 결과와 나 자신의 경험은 내가 주창하는 운동의 첫 번째 계명을 뒷받침한다. “첫째, 절대로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 마라.”
이 계명을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안정성’이 핵심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마인드셋의 변화도 필요하다. 우리는 매번 헬스장에 갈 때마다 몸을 불살라야 한다는 마인드셋을 물리쳐야 한다. 즉 매일 가장 무거운 하중을 가장 많은 횟수로 들면서 모든 운동을 돌아가며 다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가 깨달았듯이 안정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줄곧 그렇게 자신을 밀어붙이다가는 거의 필연적으로 부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계속 몸을 불사르려고 애쓰면 몸 자체의 ‘속임수’에, 몸에 깊이 배어 있지만 위험할 수 있는 움직임 패턴에 의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는 접근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 몸이 원래 설계된 대로 작동하고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안전하면서 이상적인 움직임 패턴을 함양하는 쪽으로, 운동을 올바르게 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너무 열심히 하기보다 현명하게 하는 편이 낫다. _〈본문 433~434쪽〉
DNS 운동의 배경이 된 이론은 아이가 걷는 법을 배우는 과정에서 하는 일련의 움직임들이 무작위적이거나 우연한 것이 아니라 올바로 움직이기 위한 우리 능력에서 핵심적인 신경근 발달 프로그램의 일부라는 것이다. 이런 일련의 움직임을 거치는 동안 우리 뇌는 몸을 제어하고 움직임의 이상적인 패턴을 계발하는 법을 터득한다.
(…) 연구진은 우리가 성장할 때 건강한 사람들이 사실상 정반대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말해 우리는 이런 자연스럽고 건강하며 거의 몸에 새겨져 있던 움직임 패턴을 잃는다.
우리 집 막내아들 에어턴은 무릎을 깊이 구부려서 작은 엉덩이가 사실상 바닥에 닿을 만치 앉으면서도 완벽하게 균형을 잡고 힘을 낼 수 있다. 완벽한 풀 스쿼트ass-to-grass squat, 완벽한 엉덩이 접기다. 나는 볼 때마다 감탄한다. 완전 대가의 자세다. _〈본문 442쪽〉
14장 영양, 잘 먹는 법: 식사법을 넘어 영양생화학으로
식사법 대신에 우리는 ‘영양생화학nutritional biochemistry’을 이야기해야 한다. 그러면 이념과 종교―무엇보다 감정―의 세계에서 벗어나서 과학의 세계로 확고히 복귀하게 된다. 우리는 이 새로운 접근법을 ‘영양 3.0’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과학적으로 엄밀하고, 고도로 개인별 맞춤이 이루어져 있고,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이념과 꼬리표가 아니라 피드백과 데이터를 토대로 삼는 영양학이다. 무엇을 먹을지 알려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자신의 몸과 목표에 적합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기 위해서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점은 그 식습관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도다. _〈본문 480쪽〉
15장 영양생화학 적용하기: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식단 찾는 법
표준 미국 식단은 몸의 대사 균형을 교란한다.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우리 능력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우리가 지방을 사용해야 할 때 오히려 저장하도록 만든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인이 섭취하는 열량의 주된 원천은 파이, 케이크, 과자 같은 ‘곡물 기반 디저트’라는 범주에 속한 것들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가장 많이 먹는 ‘식품군’이다. 치즈케이크 전문점 같은 곳에서 곡물 기반 디저트를 잔뜩 먹는다면 혈당 수치가 치솟을 것이다. 그리고 앞에서 보았듯이 이런 일이 계속 되풀이된다면 이윽고 그 모든 열량을 안전하게 처리할 수 없게 될 것이다. 표준 미국 식단은 본질적으로 우리의 대사 건강과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시간이 충분하다면 우리 대다수는 이 전쟁에서 질 것이다. _〈본문 502쪽〉
결국 최고의 영양 섭취 계획은 자기 자신이 계속할 수 있는 것이다. 3가지 식사요법, 즉 열량 제한, 식이 제한, 시간 제한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우리 각자에게 달려 있다. 그 계획이 우리가 관심을 갖는 모든 매개변수들―혈당과 인슐린 수치뿐 아니라 근육량과 지방량, 더 나아가 체중까지도―을 개선하거나 유지하면서 가장 가까이 다가온 네 기사 질병 또는 질병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우리의 영양 목표는 각자의 위험 양상에 따라 달라진다. 대사 기능 이상나 심혈관 질환 위험이 더 높은가? 모든 사람에게 적용되는 하나의 정답 같은 것은 없다. 각자는 나름의 균형,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 _〈본문 563쪽〉
16장 수면, 질과 양 높이기: 뇌에 최고의 약, 잠을 사랑하는 법
잠은 몸에도 중요하지만 뇌에는 더욱더 중요할 수 있다. 양뿐 아니라 질 측면에서 볼 때 좋은 잠은 우리의 인지 기능, 기억, 더 나아가 정서 균형에도 대단히 중요하다. 우리는 밤에 잠을 푹 자고 나면 모든 면에서 훨씬 상쾌해진다. 무의식 상태에서도 우리 뇌는 여전히 작동하면서 생각과 기억과 감정을 처리하고 있다(따라서 꿈을 꾼다). 더 나아가 수면은 도시가 거리를 청소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뇌를 청소한다. 또 숙면이 늙어갈 때 인지력을 보존하고 알츠하이머병을 예방하는 데도 필수적이라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_〈본문 569쪽〉
여기서 가장 중요한 점은 밤의 숙면이 어느 정도는 낮에 각성 상태에서 얼마나 잘 보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운동, 야외 활동, 사려 깊은 섭식(밤늦게 간식을 먹지 않는 것 포함), 최소한의 음주 또는 무음주, 적절한 스트레스 관리, 업무를 비롯한 스트레스 요인들의 적절한 한계가 어디인지 아는 것 등이 그렇다. _〈본문 602쪽〉
17장 정서 건강 보살피기: 내가 정서 건강을 무시한 대가와 교훈
이런 유형의 문제는 자살률이 시사하는 것보다 훨씬 더 널리 퍼져 있다. 자신의 건강, 삶, 인간관계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기쁨을 앗아가고, 살아가는 대신에 그저 죽음을 기다리게 만든다. 이것이 바로 내가 정서 건강이 건강수명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나타낸다고 믿게 된 이유다. 행복, 충만함, 사람들과의 연결이 어느 정도 존재하지 않고서는 장수란 사실상 별 가치가 없다. 그리고 비참함과 불행은 암, 심장병, 신경퇴행성 질환, 골절만큼 확실하게 신체 건강을 훼손할 수 있다. _〈본문 617쪽〉
예를 들어 의학 2.0이 감염이나 급성 질환 같은 문제들에 대처하고 해결하고자 할 때 주로 쓰는 질병 기반 모델은 이런 식이다. 증상들을 치료한 다음 환자를 집으로 돌려보내는 것이다. 내 사례처럼 상황이 더 심각하다면 환자를 2주 동안 회복의 다리 같은 곳에 보낸 다음 집으로 돌려보낸다. 만세, 문제 해결.
이 접근법이 심리 분야 쪽으로는 그다지 성과를 내지 못하는 한 가지 이유는 정신 건강과 정서 건강이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신 건강은 임상적 우울증과 조현병 같은 질병 상태들을 포함한다. 복잡하면서 치료하기도 어렵지만 알아볼 수 있는 증상들을 드러내는 사례들이다. 반면에 여기에서 우리는 ‘정서 건강’ 쪽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서 건강은 정신 건강도 포함하지만 훨씬 더 폭이 넓다. 그리고 범주로 분류하고 질병 코드를 부여하기가 더 어렵다. 정서 건강은 감정을 조절하고 인간관계를 관리하는 일과 더 관련이 깊다. 나는 정신 질환은 지니고 있지 않았지만 행복하고 잘 적응한 삶을 살아가는 능력에 지장이 생길 만치 정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그 결과 내 삶 자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었다. 의학 2.0은 이런 상황에 잘 대처하지 못한다.
우리 정서 건강을 돌보려면 의학 2.0에서 의학 3.0으로 넘어가는 것과 비슷한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_〈본문 628쪽〉
에필로그
에릭은 내게 말했다.
“나는 미래를 생각하는 일을 멈출 때 사람들이 늙는다고 생각해. 사람들의 진짜 나이를 알고 싶다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봐. 옛날 일을 이야기하고 예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만 떠들어댄다면 그들은 늙은 거야. 자신의 꿈, 열망을 이야기한다면 지금도 미래를 내다보고 있는 거야. 젊다는 거지.”
이것이 바로 나이를 먹으면서도 젊음을 유지하는 비결이다. _〈본문 66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