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세상을 보는 시각장애인, 카밀의 지루할 틈 없는 유쾌한 스토리!
카밀은 일곱 살이고, 위로 한 살 차이가 나는 누나가 있어요. 누나의 이름은 주지아이고, 카밀처럼 밤색의 머리카락을 지니고 있죠. 하지만 카밀은 자신도 그렇고 누나의 밤색 머리칼이 무슨 색인지 알지 못해요. 태어날 때부터 앞이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앞이 보이지 않는 건 굉장히 불편한 일이에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꼭 필요하니까요. 그래서 카밀이 불행하냐고요? 음, 이 책을 보면 아시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앞이 보이지 않을 뿐, 카밀은 여느 아이들처럼 공놀이도 하고, 물놀이도 하고, 자전거도 타고, 전철도 타고, 동물원과 박물관에도 가고, 대통령이라는 장래 희망도 가지고 있답니다.
카밀은 날마다 만나게 되는 사람들을 통해 ‘장님’, ‘장애인’, ‘불구’라는 말을 종종 듣습니다. 카밀은 그 말에 상처받을 때도 있지만, 오히려 자신을 당당히 인정하고 사람들에게 자신의 상태를 잘 설명해 줘요. 으레 장애인이라는 편견으로 카밀을 대하던 사람들은, 카밀과 얘기를 나누는 사이 자연스레 카밀을 이해하게 되어 카밀을 배려하고, 카밀과 어울려서 함께 놀고, 때로는 카밀의 도움도 받게 됩니다. 이 책에 나오는 미끄럼틀을 타던 남자아이들, 박물관 관장님, 음식점 웨이터와 손님들, 말벌에 쏘인 남자처럼요.
《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은 총 20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져 있어요. 앞이 보이지 않는 카밀이 주지아 누나와 집에서 티격태격하는 이야기, 카밀을 볼 때마다 불구 조카라고 불쌍히 여기는 헬렌카 고모가 낭패를 당하는 이야기, 동물원에서 말벌에 쏘인 남자를 카밀이 도와주는 이야기,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 카밀이 어깨 깁스를 한 이야기 등 각 에피소드에는 시각장애인으로서 카밀이 겪는 다채로운 이야기가 웃음 코드와 감동 코드가 더해져 읽는 내내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답니다. 아이가 읽어도 어른이 읽어도 하하호호 웃음이 나고, 코끝 찡한 뭉클함을 안겨 주는 《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 여러분의 인생 책으로 감히 추천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이 볼 수 있는 것보다 불편한 것에는 틀림없지만,
볼 수 없는 세상이 불완전한 세상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카밀은 볼 수 없는데도, 어떻게 여느 아이들처럼 똑같이 지낼 수 있을까요? 그것은 장애인을 대하는 마음이 동정심이 아닌, 배려하되 공평한 기회를 나누는 것임을, 보이지 않는 세상도 완전한 세상임을, 카밀도 그렇고 《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에 나오는 사람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자 토마시 마우코프스키는 작가의 말에서 앞을 못 보는 카밀에 대한 이야기를 쓴 것은, 눈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어떤 것인지 또 시각장애인과 같은 장애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하면 좋을지를 보여 주기 위해서라고 했습니다. 《손으로 보는 아이, 카밀》을 읽으며 우리의 도움이 필요한 장애인을 대하는 마음이 배려하되 공평한 기회를 나누는 것임을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