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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꽃그늘에 고이 뉘어 줄까

세월호 10주기 추모 문집


  • ISBN-13
    979-11-977480-9-7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솔바람아래 / 도서출판 솔바람아래
  • 정가
    1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4-12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경기작가회의 편
  • 번역
    -
  • 메인주제어
    인물, 소설이외의 산문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인물, 소설이외의 산문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210 mm, 158 Page

책소개

세월호 10주기를 맞이하여 경기작가회의 회원들이 시와 산문을 모아 무크지를 엮었다.

4월 13일과 4월 14일 안산에서 세월호 참사에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한 추모 시집

목차

׀목차׀
■여는 시 홍일선 _ 4
1부 슬픔의 힘으로 십 년째 출항 중
슬픔 총량의 법칙 강성애 _ 12
늪 속의 노랑 강 순 _ 14
안드로메다 모자 강애나 _ 16
4월 권혁재 _ 18
이전과 이후의 세계 김명철 _ 19
망각의 역사를 기록의 역사로 김무하 _ 21
손바닥선인장처럼 김 문 _ 22
물속의 꽃봉오리 김송포 _ 25
끝나지 않은 기다림 김영주 _ 26
신발로 돌아온 사랑 김윤환 _ 27
다시 꽃이 되기 위해 김은후 _ 29
제주로 가자 김태영 _ 31
너의 이름 김현성 _ 32
2014년 4월 16일, 바다 나금숙 _ 34
아직은 더 분노하는 가슴이어야 한다고 문창갑 _ 36
4·16 청이 선생님 문창길 _ 38
오후의 파도 박남희 _ 41
좁혀진 공간 깊어진 마음의 우물 박몽구 _ 43
그날 박선욱 _ 45
에필로그 박설희 _ 47
소나무 박소원 _ 49
2부 이따 봐, 벚꽃
애기똥풀 박홍점 _ 52
포세이돈이여 배정빈 _ 54
노란 리본 서덕석 _ 57
낙동강 1 성두현 _ 59
이따 봐, 벚꽃 성향숙 _ 61
4월의 비 양소은 _ 63
제주 도두봉에서 양정자 _ 65
봄눈 백서 이남순 _ 67
봄날 저편 이다빈 _ 68
겨울밤 이덕규 _ 70
보통사람마녀열전 이문숙 _ 72
봄에도 살아남을 이용준 _ 77
꽃들아! 이종구 _ 79
팽목彭木 이주희 _ 83
식어가는 식탁 이지호 _ 85
기적을 울려라 이진욱 _ 87
나무는 겨울에 뜨겁다 이진희 _ 89
천일의 밤 임경묵 _ 91
동거차도 미역 임덕연 _ 93
304 장 건 _ 94
민들레 장봉숙 _ 97
3부 10년, 그림자 함께
피에타 전비담 _ 100
봄꽃 앞에서 정수자 _ 103
이야기가 잘 떠오르지 않는 봄날 정지윤 _ 105
촛불 가라사대 조삼현 _ 106
고래가 내게 왔다 조영욱 _ 108
구의역 그 아이 조 정 _ 109
냉이꽃처럼 주석희 _ 112
디아스포라 주선미 _ 114
세월호 유가족 10년 걸머진 십자가는 사랑 차옥혜 _ 116
겨울 저수지 최기순 _ 118
10년, 그림자 함께 한경용 _ 119
십 년째 당신도 울고 있네요 허정분 _ 121
엄마! 보고 싶다 홍영수 _ 123
난파선 홍순영 _ 125
노란 리본 황사라 _ 127
풍장 휘 민 _ 129
돋아나는 새잎을 보며 공광규 _ 131
집으로 가는 길 권미강 _ 133
하늘에서 보내온 편지 박명영 _ 134
4부 부끄러움의 좌표
활어회 김주욱 _ 136
유령 류정민 _ 141
왜 판박이 참사가 되풀이되는가? 박청용 _ 145
덧없는 노래 정수남 _ 152

본문인용

손바닥선인장처럼


김 문

 


어느덧 십 년, 얼굴에 바람 때가 까맣게 앉은 남자
세월호 참사 바람의 세월이었다고
자식을 도둑맞고 온몸은 텅 빈 호루라기가 되었다
어떤 절규 어떤 물음도 짐승의 포효에 그쳤으므로
공중을 떠도는 풍선처럼 바람에 의탁했다
그날 2014년 4월 15일, 제주도 수학여행 간다고
잠도 안 자고 카톡하고 통화하고 신이 난 고2들
풋사과 구르는 소리가 집안을 소란케도 했지
인천항에서 저녁 6시 출항할 배가 안개로 인해
밤 9시가 되어서야 배는 떠났지
갑판에다 여객실 증축하여 정원초과한 배
1,2층 화물칸 차량 180대로 30대 초과한 배
화물 675톤 적량에 1,157톤 적재한 배
배의 무개 줄이려고 평형수 뺀 배

가라앉는 배 안에서 당황하고 참담했을 나의 고2들
다다를 곳 없는 물의 계단이 네 몸을 오르고 또 오를 때
눈 속까지 차오르는 짠물에 숨 막히고 두려운 순간들
생의 끄트머리에서 서로 부둥켜안고 체념으로
죽음을 맞이했을 너희들을 생각하면 숨이 막혀온다
지난겨울 예식장 옥상정원에서 봤지 여기저기
화분마다 데친 야채처럼 누워있는 손바닥선인장들
애고 얼어 죽었네 했더니, 봄이면 다시 살아난다고
그렇게 천년을 산다고 천년초라고 한단다
한겨울은 죽은 몸처럼 누웠다가
봄이면 살아나는 손바닥선인장 노란 꽃 핀다
끝내 돌아오지 않은 다섯 명의 고2들아
어디서든지 손바닥선인장처럼 천만년 살거라
섭리란 원래 오묘하고 비밀스러운 것
어느 세상에서든지 천년초처럼 오래오래 살거라
아비가 간다
슬픔의 나이테를 온몸에 둘둘 감고
바람을 가르고 비를 맞고 눈을 헤치며 간다
너를 응시하고 너를 읽고 너를 쓰며 간다
네가 기억하는 길이란 길을 다 걸어간다
너를 만나는 그곳에서 어미고 아비다

어느 황량한 벌판이어도 좋고 그늘 하나 없는
막막한 사막이면 어떠랴
생이 온통 고름으로 범벅된 물음표인 것을

 

 

물속의 꽃봉오리


김 송 포

 


꽃은 입을 다물었다
침묵하였다
꽃을 밟았다
환하게 피우려다 꿈틀하던
비운의 꽃인가요 저격인가요
그랬다 저항하지 않던 입은 싸우려 하지 않았다 울음을 터트렸을 때 이미 늦었다는 통한에 칼을 들었을 것이다
어쩔 줄 모르고 침몰당한 함성
굳게 입을 다문 모란이 얼마나 겹겹이 포개어 토했을까요
지나가던 여우도 사슴도 고양이도 꽃 앞에서 모른 척 지나가더니
몸을 틀어 소리 지른 비명은 물방울에 갇혀 거품만 올라오고

 

노란 리본


서 덕 석

 


출근길 열차에서
책가방에 달린 노란 리본을 본다
무겁지, 여기 내 무릎 위에 놓으렴
웃으며 괜찮다고 사양하는 것을
냉큼 끌어당겨 안는다
10년 전의 세월호를 아직도 잊지 않고
때 묻은 리본으로 기억해 주는
또래들의 고운 마음이
책가방의 무게로 전해지면서
맹골수도에서 가라앉았던 세월호가
거꾸로 돌리는 필름처럼 물 위로 떠올랐다
아무것도 해 줄 길이 없어
그저 눈물짓고 서명하며 노란 리본을 달고
뜨거운 아스팔트를 걸으며
잊지 않고 진실을 건져 올리겠다고
수없이 다짐하던 그때로 돌아가 본다
아무것도 달라진 것 없이

또 다른 참사를 되풀이하는 이 나라에서
살아가야 하는 팔자도 참…
한숨을 내쉬는데 덜컹거리며 열차가 선다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하는 아이에게 가방을 건너 주며
손목에 찬 노란 팔찌를 슬쩍 보여준다
잘 가렴, 기억해 줘서 고마워

서평

■ 여는 시
바리데기들이여
우투리 소년들이여
지금 어디쯤 오셨는가

 


홍 일 선

 


천도복숭아 설화 사모하여
아기 복숭아나무 두 그루 나란히 심었는데
한 그루는 바리데기 복숭아나무
또 한 그루는 우투리 소년 복숭아나무
그날 팽목항 그 비보
두 귀 막고서 두 눈 감고서 입 틀어막고서
청맹과니 천치 십 년간이었는데
바리데기 공주들 소원
꿈에도 꿈에도 잊지 못하여
우투리 소년 장수들
겨드랑이 은빛 날개 감추지 못하여
먼길 떠나는 것 붙잡지 못하였는데
복숭아꽃 시나브로 흩날리는 봄날
십 년 생 천도복숭아꽃 눈부신데
선남선녀 우리 선근善根들이시여
그대들 지금 어디쯤 오셨는가
어디쯤 어디쯤 오고 계신가

저자소개

저자 : 경기작가회의 편
경기작가회의 회원
강성애 강순 강애나 권혁재 김명철 김무하 김문 김송포 김영주 김윤환 김은후 김태영 김현성 나금숙 문창갑 문창길 박남희 박몽구 박선욱 박설희 박소원 박홍점 배정빈 서덕석 성두현 성향숙 양소은 양정자 이남순 이다빈 이덕규 이문숙
이용준 이종구 이주희 이지호 이진욱 이진희 임경묵 임덕연 장건 장봉숙 전비담 정수자 정지윤 조삼현 조영욱 조정 주석희 주선미 차옥혜 최기순 한경용 허정분 홍영수 홍순영 황사라 휘민 공광규 권미강 박명영 김주욱 류정민 박청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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