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소비의 세계로 들어선 어린이들에게 우리가 사들이는 상품이 누구의 손으로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우리에게 왔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이끈다. 그리고 우리가 값이 싸다고 쉽게 사들이는 행위가 세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값싼 상품이 생산자에게 적절한 이윤을 주는지, 과연 무엇이 슬기로운 소비인지 생각하게 한다.
2013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는 8층짜리 낡은 건물이 무너지면서 건물 안에서 옷을 만들던 1,134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보다 좀 더 앞선 1990년대에는 파키스탄에서 대여섯 살밖에 안 된 아이들이 우리 돈으로 시간당 60원을 받으며 온종일 축구공을 꿰맸다. 그리고 2018년 현재에도, 아프리카 카카오 농장에는 형편없이 적은 돈을 받으면서도 먹고살기 위해 아이를 비롯한 온 가족이 하루 종일 일해야만 한다.
사람들은 시장에 저렴하게 나온 옷을 쉽게 사고 유행 따라 버려 왔다. 아이들은 공장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제 또래 아이들이 만든 축구공을 차고 놀았고, 카카오 농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이 카카오를 원료로 만든 초콜릿 맛을 정작 모른다는 사실을 까맣게 몰랐다.
사람들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이런 불공정한 일들을 점차 알게 되었고, 상품 생산지의 실상도 속속 드러났다. 이런 불공정한 무역에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은 무역의 방식을 새롭게 생각하게 되었고, 생산자가 생산원가와 생계비를 보장 받을 수 있는 공정한 가격을 지불하는 ‘공정무역’을 대안으로 내놓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공정무역’의 발생 과정을 저자는 어린이 눈높이에서 차근차근 설명한다. 그와 함께 무역이 왜 생겨났는지, 무역은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어떻게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게 되었는지도 짚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