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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르륵, 돈 먹는 돼지입니다만


  • ISBN-13
    979-11-980184-9-6 (74810)
  • 출판사 / 임프린트
    반달서재 / 반달서재
  • 정가
    12,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4-11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금수정
  • 번역
    -
  • 메인주제어
    어린이, 청소년 소설: 일반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어린이, 청소년 소설: 일반 #한국창작동화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유아/어린이
  • 도서상세정보
    168 * 220 mm, 100 Page

책소개

꿈을 이루게 도와준 아이들에게 선물을 남기고 떠난 돼지 저금통  

소기의 목적 달성을 위해 의기투합한 현실 남매  

마음속에 영원한 친구를 얻은 아이들과 희망에 찬 가족

 

만세는 오늘 동네에 새로 생긴 무인 가게에서 돼지 저금통을 샀다. 평범한 저금통이 아니었다. 착한 일을 해서 모은 돈만 먹는 돼지 저금통! 그뿐인가? 저금통이 말도 했다. 딱 열흘만 키우면 자기는 하늘을 나는 돼지가 된다나? 그토록 키우고 싶던 반려동물이 생기는 데다, 말하는 돼지를 키운다면 핵인싸가 되는 건 시간문제였다. 하지만 가뜩이나 용돈이 부족한데 착한 일을 해서 모은 돈만 먹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동생 만아와 힘을 합해 돼지 저금통을 키우기로 했다. 만세, 만아와 어울리게 이름도 ‘만돈이’라고 지어 주었다. 만돈이는 배고프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가만 보면 하루 세 끼에 간식을 먹는 만세와 만아보다 더 먹는 것도 아닌데, 만돈이가 억울할 만도 했다. 

 

사춘기가 되었는지 만세는 요즘 부모님이 말할 때 자꾸 토를 달고, 마음과 달리 거친 말이 툭툭 튀어나와서 뒤늦게 후회한 적도 많았다. 그러나 어린이가 돈을 벌려면 집안일을 돕고 용돈을 받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 자연히 부모님과 동생 만아를 대하는 태도를 스스로 점검하게 됐다. 눈치 빠른 만아도 오빠와 함께 할 수 있는 착한 일을 잘 만들어 냈고, 덕분에 만돈이는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랐다. 그리고 어느새 열흘이 지났다. 만돈이가 ‘하늘을 나는 꿈’을 이루려면 돼지 저금통의 배를 갈라야 한다. 새처럼 멋지게 날아 이곳저곳을 여행하면서 멋진 이야기를 만들고 싶다던 만돈이는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목차

이상한 돼지 저금통 ----- 6

돼지가 살아 있다 ----- 21

돈 모으기 대작전Ⅰ ----- 32

돈 모으기 대작전Ⅱ ----- 47

내놔! 안 내놔! ----- 61

작별 ----- 77

날아라! 백만돈 ----- 90

본문인용

“오, 오빠, 쟤 뭐야?”

“뭐긴 뭐야. 돼지지.”

“살아 있어? 말을 해? 대박!”

만아는 입을 다물지 못했어. 그러거나 말거나, 만세는 만아에게 눈길조차 건네지 않았어. 좀 전까지만 해도 돼지 저금통이 꿈쩍도 안 해서 가슴이 쿵 내려앉았거든. 주머니에 넣고 오는 동안 숨이 막혔나, 배가 고프다더니 기절을 했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니까.

“야! 너 진짜…… 죽은 줄 알았잖아!”

“죽긴 왜 죽냐? 문밖에서 인기척이 느껴지길래 죽은 척한 거지. 그런데 가만히 듣자 하니까, 너보다는 네 동생이 밥을 더 잘 줄 것 같더라. 아, 몰라 몰라. 누구라도 좋으니까 착한 일 많이 해서 나 밥 좀 줘.”

“누가 돼지 아니랄까 봐. 아! 나 돈 있어!”

만세는 돼지 저금통을 사고 남은 돈 오백 원이 생각났어. 그거라면 적어도 저녁때까진 밥 달라는 소리를 안 하지 않겠어? 용돈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라 몹시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눈 딱 감고 오백 원짜리 동전을 돼지 등 위에 난 구멍에 넣었지.

그런데 아무리 동전을 넣으려고 해도 들어가지 않는 거야. 넣으면 튀어나오고, 다시 넣으면 또 튀어나오고.

그 모습을 본 만아가 골똘히 생각하더니, 자기 방으로 뛰어가서 오백 원을 가져왔어.

“눈 똑바로 뜨고 잘 보시라!”

“촵촵촵촵촵.”

만아가 오백 원짜리 동전을 구멍에 넣자 돼지 저금통에서 밥 먹는 소리가 났어. 만세와 만아는 신기한 눈으로 돼지 저금통을 바라보았지.

“아, 이제 살겠다. 아까는 하늘이 노래지더라니까.”

“왜 내 돈은 안 들어가고 얘 돈은 들어가?”

“난 알지롱. 이건 아빠 안마해 드리고 받은 돈이거든.”

“오, 역시! 새 주인님께 정식으로 인사드리옵니다. 저는 하늘을 나는 돼지입니…….”

“야! 너를 사 온 건 나라고, 나!”

만세가 씩씩거렸어. 그 모습에 만아는 깔깔깔 웃었지.

“어차피 하루에 용돈 벌 수 있는 기회가 그리 많지 않잖아. 나랑 같이 키우자. 엄마한테는 비밀로 할게, 응?”

 

- 본문 중에서 -

서평

◎ 서로에게 선물이 된 만돈이와 아이들  

만세와 돼지 저금통은 무인 가게에서 우연히 만났다. 눈을 유혹하는 재미난 장난감과 맛있는 간식들 사이에 푹 빠져 있을 때, 만세의 귓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배고파, 배고파.” 돼지 저금통이 밥 달라고 내는 소리였다. 이쯤 되면 우연이라기보다 돼지 저금통이 만세를 선택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돼지 저금통은 열흘만 키워 주면 그 뒤로 자기는 하늘을 나는 돼지가 된다고 했다. 어릴 적 놀이동산에서 풍선을 샀다가 놓치고 속상해했던 기억 때문에 만세는 잠시 망설였지만, 어쨌거나 돼지 저금통은 만세네 집에서 열흘 동안 기거하게 되었다. 마치 먹을 걸 맡겨 놓은 것처럼 시시때때로 배고프다고 당당하게 요구하는 저금통이었지만, 아이들 눈에 제법 귀엽긴 했던 모양이다. 깍쟁이 만아까지 나서서 자기들 이름의 앞 글자를 따 ‘만돈이’라는 이름까지 지어 준 걸 보면. 그리고 어쩌면 처음부터 만세는 하늘을 날고 싶다는 만돈이의 꿈을 이뤄 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하늘로 날아가 버린 풍선을 기억하고, 재개발 때문에 정든 친구들과 집을 떠나 온 애틋함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어린이니까. 조건 없이 만돈이에게 동전을 먹여 주고, 그 동전을 모으려고 착한 일을 찾아서 하는 만세와 만아는 분명 만돈이에게 선물 같은 존재일 것이다. 그런데 자기의 꿈을 아이들에게 투영시키고,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만세네 가족이 소중한 시간을 함께할 수 있게 만들어 준 만돈이야말로 멋진 선물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현실 남매, 목적 달성을 위해 뭉치다! 

피아노 학원이 끝나고 자기를 데리러 온 사람이 엄마가 아니라 오빠라는 사실을 알자 만아는 입을 삐죽거린다. 집까지 나란히 걸어가지도 않는다. 손 붙잡고 가기를 바란 건 아니지만 픽 하고 웃음부터 났다. 흔하디흔한 남매의 단상을 보는 느낌이었다. 이런 두 아이가 만돈이 일이라면 끔찍하다. 당장 눈앞에서 배고프다고 외쳐 대니 동전을 안 먹일 수도 없는 노릇이지만, 만돈이 입에 들어갈 동전만큼은 내 손으로 꼭 벌겠다는 자세가 분명했다. 자녀의 일이라면 물불 가리지 않는 부모님 마음이라고 해야 할까. 평소 같으면 서로 잘못을 일러바치기 바빴을 텐데, 착한 일을 하고 용돈을 받아야 하니 아주 선량한 오빠와 동생이 되었다. 게다가 어른도 도와주기 어렵다는 두발자전거 마스터에 도전한 남매! 넘어지고 다친다고 울기 없기, 못한다고 화내고 구박하기 없기를 단단히 약속하고 집을 나섰지만 약속은 어디까지나 약속일 뿐. 윽박지르는 목소리와 앙칼진 대답이 하늘을 찌른다. 하지만 곧 마음을 가라앉힌다. 만아가 오빠 덕에 두발자전거를 마스터하면 용돈을 받을 수 있고, 만돈이를 배불리 먹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단 그런 이유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빠가 자기에게 그랬듯, 만세도 동생 만아에게 든든한 오빠가 되고 싶은 마음이 왜 없었겠는가. 온 식구가 두발자전거를 타고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모습을 상상하자 미소가 지어졌을 것이다. 아무튼 남매의 돈 모으기 대작전이 갸륵하다.

 

◎ 짝이 되는 동무, 반려 

우리는 언젠가부터 반려동물, 반려식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반려’의 의미가 ‘짝이 되는 동무’이고 보니 이 단어와 나란히 쓰이는 무엇은 그만큼 소중한 존재라는 의미가 된다. 만세와 만아에게 만돈이는 어떤 존재였을까? 아마 처음에는 그저 신기한 장난감 정도로 여겨지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두 아이는 만돈이의 보호자이기를 자처하는 모습이었고, 때로 만돈이에게 의지하기도 했다. 열흘이라는 시간 동안 셋은 서로에게 점점 ‘반려’가 되어 갔던 셈이다. 본문의 문장 속에서도 아이들의 마음 변화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 있었는데, 앞에서는 만돈이를 ‘가져오(가)다’로 표현하지만 뒤에 가서는 ‘데려가다’로 표현한 것을 볼 수 있다. 가게에서 돈 주고 사 온 한낱 돼지 저금통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반려이고, 가족으로 받아들여진 느낌이 들어서 좋았다. 더불어 이 느낌을 이어받아 동화의 마지막 문장이 아주 간략하고 함축적인 것이 퍽 마음에 들었다. 만세가 만돈이를 향해 외치는 한마디인데, 만돈이에게 자신과 같은 백 씨 성을 붙여 불러 주었다. 그리고 만돈이의 꿈과 만세 가족의 희망이 한데 어우러져 날아오르는 기분까지 들었다. “날아라, 백만돈!” 만돈이는 지금쯤 어디를 날고 있을까?

저자소개

저자 : 금수정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고, 세상을 품는 어린이들을 만나고자 동화 작가가 되었다. 청년이야기대상, 119문화상, 마로니에여성백일장에서 수상했다. 가장 낮은 자세로 세상을 마주하고 어린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 한다.
그림작가(삽화) : 이주혜
대학에서 디자인을 전공했다. 아이들에게 그림책 읽어 주던 즐거움이 커져 그림책 짓는 일을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밤에도 놀면 안 돼?』, 『이잘닦아 공주와 이안닦아 왕자』, 『더 높은 곳의 고양이』, 『공룡 티셔츠』 등이 있고, 그린 책으로는 『뿌지직, 우주 똥꼬 전쟁』, 『우당탕탕 시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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