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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의 요람


  • ISBN-13
    979-11-89770-47-1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아프로스미디어 / 아프로스미디어
  • 정가
    17,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3-2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고태라
  • 번역
    -
  • 메인주제어
    범죄 및 미스터리: 사설탐정 / 아마추어 형사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범죄 및 미스터리: 사설탐정 / 아마추어 형사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88 mm, 360 Page

책소개

금단의 섬, 그 마굴에서 펼쳐지는 핏빛 참극

 

죽해도, 다도해의 이역. 원시적인 토속 신앙과 베일에 싸인 밀교 종파가 공존하는 이 섬은 예로부터 풍속신앙체風俗信仰體라고 불렸다.

고요하게 흘러가던 섬은 장기가 사라진 변사체가 발견되면서 연쇄 살인의 참혹한 무대로 변모한다. 주민들은 씻을 수 없는 부정을 입었다며 공황에 빠지고, 이를 비웃듯 사위스러운 수맥이 섬 곳곳에 요동치기 시작한다.

금기로 얼룩진 공간에서 일어난 일대 흉사, 정체불명의 사교 집단에 맞서 떠돌이 학자는 세속의 통념을 초월하는 지성으로 진상을 추적하는데…….

 

한국 추리 문학의 신성으로 떠오른 고태라 작가의 장편소설. 작가의 데뷔작 「설곡야담」은 2023년 계간 『미스터리』 봄호에서 신인상을 수상하며 “한국 미스터리의 외연을 넓히는 데 크게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신작 『마라의 요람』은 작가가 구축한 민속학 세계관의 연장선에 있는 작품으로, 기발한 트릭과 기이한 드라마가 어우러진 본격 미스터리를 지향한다.

 

목차

서장

1장 까치의 새로운 둥지

2장 부정 몰이

3장 회색 지대

4장 신앙의 기원

5장 사도

6장 연극의 3요소

종장

작가의 말

본문인용

25p

“잘 오셨습니다. 제가 나릿놀 이장 정승배입니다.”

“생각보다 젊으시군요. 저는 우름곶 이장 천재길입니다.”

나릿놀마을 정승배 이장이나 우름곶마을 천재길 이장이나 맨눈으로 보아도 인생에 잔뼈가 굵은 품새였다. 그러나 목소리를 내지 않은, 백색 모시 저고리 차림의 노신사가 그들의 관록을 묻어버리고 있었다. 서릿발처럼 새하얀 머리에 비녀를 꽂아 상투를 틀고 성성한 백미 눈썹을 꿈틀거리는데 안광이 남달리 형형했다. 그가 도사 같은 수염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어서 앉으시지. 박한기라고 하네. 누추한 곳까지 발걸음하시느라 고생 많으셨네.”

 

48p

어디에나 있을 법한 사무치는 원한에 의한 범죄는 아닐 것이다. 그리 안이하게 넘겨짚기엔 범인의 행보가 심히 과감하고 엽기적이다. 수법이 투박하고 불결한 것이 장기 매매를 위한 살인이라고 볼 수도 없다. 이런 번거로운 방식을 고수한 까닭은 대체 뭐란 말인가.

 

59p

어디를 가도 구성원 간의 충돌은 존재한다. 지역감정, 분양 주민과 임대 주민의 갈등은 도심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죽해리처럼 극단적인 사례는 내 평생 들어본 적이 없다. 게다가 두 마을의 불화를 제어하는 존재가 스님들이라니. 이건 특수하다고 볼 수 없나? 하긴 「전설의 고향」만 해도 지나가는 스님이 한 마을의 재액을 해결했다는 에피소드를 많이 우려먹었지.

 

125p

“논리적인 흐름, 본능적인 심리, 정서적인 동기. 이 예사의 개연성을 무참히 박살 내는 경우의 수가 하나 있습니다. 미신적인 신념만큼 맹목적이고 무서운 것도 없지 않습니까.”

그것이 민도치가 일찌감치 도달한 결론이었다. 다만 주장을 관철하려면 일반론부터 짚고 넘어가야 했다.

 

162p

“천기가 허락한다면 오늘, 추가 범행을 노리는 범인의 의표를 매질할지도 모릅니다. 한데 인력 지원은 여전히 기대 밖입니까.”

“여기서 또 초상이 나면 자네가 됐다고 해도 일손이 충원될 걸세.”

 

253~254p

이 섬은 사람의 정기를 좀먹는 토사물이 진득하게 묻어있다. 두 동네 주민끼리 서로를 증오하는 원인도 질병 같은 것에 감염되어서는 아닐까. 

서평

금기에 지배당한 섬에서 발생한 장기 적출 살인 사건

섬의 신앙을 장악한 정체불명의 사교 집단

그리고 이에 맞서는 민속학 탐정

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본격 미스터리!

 

영미권의 고전 미스터리부터 현대의 특수 설정 미스터리까지, 본격 미스터리는 후더닛(Whodunit)과 하우더닛(Howdunit)을 중심으로 진화와 발전을 끊임없이 모색해 왔다. 그러나 현재에 이르러서도 다수의 작품이 트릭과 반전을 비롯한 ‘기술’에 치중한 나머지 서사가 빈약하다는 고질적인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마라의 요람』은 기술적 접근은 중시하면서도, 기술 일변도의 작품에 도전장을 보내는 본격 미스터리이다. 공정성, 논리성, 의외성으로 규정되는 미스터리의 장르적 규칙을 엄격히 준수하는 가운데 집단 대 집단, 신념 대 신념을 충돌시켜 서사의 스펙트럼을 확장했다. 남북처럼 분단된 섬마을의 극단적인 갈등, 섬의 신앙을 지배한 사교 집단의 음모는 탐정의 활극을 보조하며 밥상을 더욱 풍성하게 꾸며 준다.

 

영감의 교류로 탄생한 한국형 추리소설

차별화와 현지화를 위한 도전

 

고태라 작가는 “에도가와 란포와 요코미조 세이시를 마음속 스승으로 모시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 대가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동시에, 우리 고유의 정체성을 재조명하고자 하는 열망을 드러낸다. 작가는 한국의 고대 설화와 무속신앙, 숭유억불이라는 역사적 배경을 다루면서 전우치 같은 실존 인물까지 활용해 독특한 세계관을 만들어 냈다. 민간 신앙이 뿌리 깊은 섬이라는 공간적 배경은 민속학 탐정이 마음껏 활약할 수 있는 최적의 무대로 기능한다.

작품은 거침없는 전개로 미친 몰입감을 선사한다. 크고 작은 사건이 연쇄 폭발처럼 잇달아 터지고, 그 사건들이 물고 물리면서 예기치 못한 국면으로 접어든다. 특히 교묘하게 배치된 복선을 절묘하게 회수하는 작가의 솜씨는 일품이라고 할 만하다. 수려한 문장과 맛깔나는 대사는 덤.

정교하게 구성된 퍼즐, 흥미진진한 플롯, 온갖 인간 군상의 악의를 포괄한 『마라의 요람』은 미스터리 애호가에게 지적 쾌감과 더불어 사유의 시간을 제공할 것이다.

『마라의 요람』은 한국 고유의 장식을 적극 활용했다는 점, 그러면서도 보편적인 공감대가 형성되는 갈등 구조를 구축했다는 점, 또 미스터리만의 장르적 재미를 추구했다는 점에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차별화 및 현지화를 위한 고태라의 도전처럼 한국형 추리소설이 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며, 이를 위해 독자들의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저자소개

저자 : 고태라
2023년 계간 미스터리 봄호 신인상 「설곡야담」으로 데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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