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경제학을 공부하려면 수학을 아주 잘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들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상담하러 오는 학생 중 수학의 기초가 부족해 경제학을 공부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경제학에서 수학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잘 알고 있는 현실이다. 그리고 경제학에서 사용되는 수학이 자못 복잡하고 어려운 것도 감히 부정하기 힘들다.
그러나 복잡하고 어려운 수학과 씨름해야 하는 것은 경제학자들이지 학부과정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약간의 예외가 있을 수 있지만, 학부과정의 경제학 수업에서는 미적분의 기초만 알고 있으면 거의 아무런 문제가 없을 정도다. 그리고 경제학 공부를 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미적분의 기초를 닦는 것이 결코 어려운 일은 아니다.
나는 경제학도들에게 공연히 수학 때문에 겁을 먹지 않아도 좋다는 말을 꼭 해주고 싶다. 솔직히 말해 나도 아무런 수학의 기초 없이 경제학 공부를 시작한 사람 중의 하나다. 내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문과의 수학에서는 미적분을 전혀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대체 미분이 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경제학 공부를 시작했으니 지금 생각해 보면 아찔할 정도다.
이 책에서 나는 학부수준에서 경제학을 공부하는 데 꼭 필요한 수학만을 골라 가능한 한 최대한으로 쉽게 풀어 설명하고 있다. 이런 정도의 수학만 제대로 이해하고 있어도 경제학을 공부하는 데 별 어려움을 느끼지 않으리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런 정도의 수학을 이해하는 데 어마어마한 노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수학 때문에 공연한 걱정을 하는 경제학도들에게 마음의 위안을 주려는 목적에서 이 책을 썼다는 점을 밝히고 싶다.
2024년 3월
이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