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의 학습이 어떤 방향으로 이루어지는지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이가 자란 환경, 양육 방식, 부모와의 상호 작용, 배움에 대한 태도 등 많은 것이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21p
교사는 온몸으로 사회라는 세상을 느낀다. … 오히려 아이들 세상은 온갖 갈등과 감정들이 부딪히며 붐빈다. 갖은 실수와 시행착오가 혼란스레 펼쳐진다. 그래서 교사의 일은 고되고, 교육의 과정은 험난하다. 그러나 매일매일 조금씩 성장하는 아이들과 그들을 둘러싼 사회를 온몸으로 받아들이면 나날이 새롭다. 26p
교실에서 아이들은 사회를 배운다. 중요한 것은 상황과 처지에 대해 아이들이 의견을 나눠보는 것, 자신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음을 경험하는 것이다. 누구라도 자기 생각을 드러내도록 하는 것, 그 의견에 비판과 수용이 씨줄과 날줄로 엮이는 경험이 쌓여야 제대로 민주주의를 배우고 제대로 공동체의 일원(시민)이 되어간다. 35p
“선생님, 저는 이 친구가 우리 학교 애들이 많이 가는 중학교에 갔으면 좋겠어요. 다른 학교 아이들이 그냥 보면 너무 이상하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놀림을 당할 수도 있고요. 우리 학교 아이들이 많으면 우리가 이 친구의 특징을 설명하고 얘기해줄 수 있잖아요. 이상하다고 보지 않고 이해해 줄 수 있고 같이 지내다 보면 재미있는 친구라는 것을 알게 하고 싶어요.” 44p
모두가 참여하는 수업은 서로가 연결되어 있고 함께 사는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 그 다른 사람들 각자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출발이었다. 45p
교사가 아이의 인생을 바꿀 수 있을까. 가끔은 그렇다. 놀랄 만한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그것이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힘이다. 99p
정해진 교육과정의 목표에 도달하지 않았다고 하여 배움이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각자 다른 성정의 과정에 있듯 배움도 어려움도 개개인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의미가 있었다. 104p
삶을 사는 데는 기초학력만큼 기초 감각도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또 우리 교육은 이를 자주 놓친다. 국어, 수학 못지않게 음악도 기초, 기본 감각이 깨어나도록 초등 수업에서 충분한 자극을 받고 경험을 해야 한다. 110p
사람은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기 쉽다. 나 역시 그렇다. 그간에는 다른 아이들과 같은 선상에 놓고 능숙하게 치지 못하는 것에 대해 민석이가 속상하고 힘들어할 거로만 생각했다. 자칫 섣부른 내 지레짐작 으로 아이의 의욕을 꺾고, 아이가 경험하고 학습할 기회를 없앨 뻔했다. 116p
지 금 여기 내 삶에서 마주하고 있는 아이들은 모두 다르다. 아이들을 더 깊이 들여다봐야 단점 외에 강점도 보이고 처한 문제도 보인다. 혹여 아이와의 관계로 인한 어려움으로 교사가 감정이 상한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최대한 아이들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아이 의 강점을 찾아낸다면 수많은 학습 모형과 기술을 적용하여 구성하는 수업보다 더 적절한 학습 설계를 할 수 있다. 또한 이렇게 강점을 찾으면 교사의 따뜻한 시선 속에서 긍정적인 수업 환경이 구축될 수 있다. 126p
가르치는 사람도 음악을 즐겨야 한다. 그리고 배우는 아이들도 즐겨 야 한다. 우리는 누구나 음악을 누려야 하고 누릴 수 있다. 그러나 아이 들의 성장, 발달 속도와 때는 다 다르다. 아이들마다 배움이나 관심, 열망의 때도 다 다를 수 있다. 아이들의 음악적 즐거움을 따라 아이들 각 자의 속도에 맞게 수업을 만들어 가려는 교사의 고민이 있다면 모두 참 여 수업은 가능하지 않을까? 186p
나의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수업’들은 알파벳 종이 학습지에서 시 작해 보드게임 활용, 디지털 도구의 활용을 거쳐 교육을 위해 설계된 에듀테크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방향으로 진화해 왔다. 265p
에듀테크는 학생들의 다양한 요구 를 충족시키기 위해 맞춤화된 도구와 자료를 제공하는 소중한 도구라 는 것을 스스로 증명해 왔다. 나는 몰입형 플랫폼, 대화식 수업 및 개인화된 학습 경험이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끌어내는 것을 목격했다. 그렇다고 모든 것을 해결한 마법 같은 결과가 항상 따라오는 것은 아니었다. 에듀테크라는 기술은 그저 도구일 뿐 목적과 공감을 가지고 사용 되어야 했다. 266p
내가 자녀를 통해 경험하기 전에는 특수교육대상 학생들이 학교생활 중에 만나는 어려움을 세심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렇다고 마음이 좀 더 가까이 갔다 해서 교사로서 내가 그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대단한 변화를 일으킬 수는 없었다. 당장 나 자신부터 그 아이들을 어떻게 제대로 교육해야 하는지 분명히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278p
통합학급에서 학습 주제와 상관없는 다른 활동을 한다면 그건 엄밀한 의미에서 ‘통합’이 아닌 ‘분리’이기 때문이었다. 비록 겉모습은 친구들과 같은 공간에 앉아 수업을 받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배우는 내용에선 분리가 일어난 것이다. 283p
많은 학생을 지도하는 일반교사가 난이도를 수정하여 장애 학생까지 가르치는 게 쉽지는 않지만, 문제행동이라고 여겨지던 행동들이 줄어들고 자신감을 느끼는 걸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낄 수 있었다. 비장애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느끼는 것보다 성취와 만족감이 매우 컸다. 297p
아이들은 1년간 지호와 지내면서 우리가 ‘문제행동’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지호의 의사표현 방법이고, 그것마저 언어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비록 말로 소통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걸 받아들이고, 표정이나 소리로 지호 감정을 알아내려고 애쓰고 있었다. 352p
사회적 통합을 시작하는 곳은 사실 교실이고, 이를 이루는 기초는 교육과정의 통합이다. 357p
장애 학생의 참여는 곧 우리 반 모두의 참여와 협력으로 발전했고, 교사와 학생, 공동체와 학생들 서로의 관계를 매우 긍정적으로 바꾸었다. 결국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그래서 누구나 참여하고 배움이 가능한 수업은 나를 교사로서 더 성장시켰다. 35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