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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는 그림

화가들의 도시, 파리 미술 산책


  • ISBN-13
    979-11-90314-30-5 (0365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 어떤책 / 에이치비 프레스
  • 정가
    26,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2-29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제라르 드니조
  • 번역
    김두완
  • 메인주제어
    회화
  • 추가주제어
    여행가이드: 박물관, 역사적장소, 갤러리 등 , 프랑스 , 파리 (도시)
  • 키워드
    #회화 #여행가이드: 박물관, 역사적장소, 갤러리 등 #프랑스 #파리 (도시)
  • 도서유형
    종이책, 양장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298 * 243 mm, 152 Page

책소개

천재 화가들이 감동받은 모습 그대로

프랑스 라루스 출판사 ‘파리 미술 안내서’ 프랑스대사관 출판지원작

화가들의 도시, 파리 미술 산책

 

세계 최고의 여행 도시, 세계 문화 수도로 손꼽히는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는 파리의 센강 유역을 세계유산으로 지정했다. 이 도시는 반 고흐, 르누아르, 모네와 같은 천재 화가들이 100여 년 전 감동받은 모습 그대로를 오늘에 전하고 있다. 그들이 아니었다면 센강도 몽마르트르도 지금처럼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파리는 수많은 명화를 낳은 도시이자 그 그림들로 인해 영원히 기억될 ‘예술의 수도’이기에. 

프랑스 역사·문화에 정통한 예술사학자가 예술가들이 사랑한 파리로 독자를 안내한다. 고흐의 ‘그랑드자트 다리’, 르누아르의 ‘퐁뇌프’, 수잔 발라동의 ‘몽마르트르’, 쇠라의 ‘에펠탑’… 그들이 사랑하고 작품을 남기던 그 시대의 그 거리는 오늘도 그림이다.

 

해묵은 지붕마저 세계유산 등재 후보

100년 전에도, 지금도 파리의 매력은 현재 진행형

 

“저 도시 옆에서는 모든 도시가 작아진다. 파리는 바다처럼 거대하다.” 빈센트 반 고흐

“너무도 빛나고 너무도 환하며 너무도 생기 넘치는 파리.” 카미유 피사로

“저곳이 오늘의 그림이다.” 에밀 졸라

“수많은 소설을 낳는 도시, 세계의 머리.” 오노레 드 발자크

 

도대체 파리란 어떤 도시길래 예술가들은 파리를 그리도 사랑한 걸까? 네덜란드 출신의 빈센트 반 고흐가 파리에 도착한 1886년 봄, 이곳은 전례 없는 예술적 변혁을 겪고 있었다. 인상주의, 분할주의, 점묘법, 클루조아니즘… 이 같은 새로운 발견에 감탄을 금치 못한 젊은 화가는 바로 그 현장에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길 고대했다. 그해 6월 몽마르트르로 이사한 반 고흐는 창밖으로 보이는 도시의 뛰어난 전망, 특히 도시의 지붕들을 살폈다. 그때 그린 ‘파리의 지붕 풍경’을 보자.

 

“테오와 마찬가지로 새로운 거처에서 보이는 ‘도시 전체의 뛰어난 전망’에 사로잡힌 그는 창가에 화판틀을 고정하고 도시의 지붕들을 살폈다. 그의 그림에서는 요동치는 하늘 아래에 도시의 큰 건물들을 뒤덮은 아연판이 끊임없이 움직이는 미광을 비추는 가운데, 석재의 우툴두툴한 질감은 점묘파에 가까운 기법으로 표현되었다.” – 106쪽 ‘파리의 지붕’ 중에서

 

예술사학자인 이 책의 저자 제라르 드니조는 “파리 시내 건물 지붕들이 이 도시만의 표정을 만들어 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말한다. 그도 그럴 것이, 『파리는 그림』에서 반 고흐의 작품은 물론 귀스타브 카유보트, 펠릭스 브라르, 샤를 에밀 퀴쟁 등 100여 년 전의 작품으로 안내한 파리 지붕 풍경은 지금 봐도 건재하다. 파리를 산책할 때 느껴지는 시적이며 약간은 우수 어린 정취는 여기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붕 풍경에서만큼은 주인공이 노트르담이나 루브르의 화려함이 아닌 평범한 주거 건물의 소박함임을 파리지엥 저자는 정확하고도 재치 있게 지적한다.

『파리는 그림』은 지난 200년간 회화의 세계 수도로 자리잡은 파리를 화가의 시점으로 안내한다. 그 모습은 익숙하면서도 새롭다. 표지 그림인 조르주 쇠라의 작품 ‘에펠탑’을 보자. 파리에서 혹은 세계 어느 도시든 에펠탑에 필적하는 금속 건축물은 없을 것이다. 당대 작가와 예술가들에게 외면받았던 에펠탑이었지만, 건축가 에펠은 이렇게 맞섰다. “거대한 것에는 일반적인 예술 이론으로 설명되지 않는 매력, 고유의 흡인력이 있다.” 당대의 가장 대담한 화가인 조르주 쇠라는 건축이 완료되기도 전에 그림으로 에펠탑을 예찬했다. 쇠라는 신인상주의의 창시자답게 점묘법으로 시대의 새로운 상징이 드러내는 무한함과 세련된 웅장함을 훌륭히 표현했다. 1889년 쇠라 작 ‘에펠탑’은 그가 남긴 유일한 에펠탑 그림이기도 하다.

 

100년 만에 파리에서 열리는 2024년 하계올림픽에 대한 기대가 높다. 개회식 장소가 센강 전체로 알려지자 관심이 한층 고조되었다. 프랑스 수도를13킬로미터 길이로 가로지르는 ‘센강의 연안 파리’는 1991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었다.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확인하는 데 센강을 횡단하는 것만 한 방법이 있을까? 센강을 따라 감상자의 눈은 부지런히 움직이고 마음은 한껏 들뜨게 될 것이다.

 

“파리 12구 베르시의 현대적인 건축물에서 기욤 아폴리네르가 노래한 미라보 다리의 아치에 이르는 동안… 생트준비에브 언덕에서 마레 지구로, 생루이섬 연안에서 노트르담 광장으로, 알렉상드르 3세 다리에서 에펠탑으로…” – 18쪽 ‘센강이 낳은 도시, 파리’ 중에서

 

『파리의 노트르담』과 『레 미제라블』의 빅토르 위고는 “방황하는 자가 인간이라면, 산책(flaneur)하는 자는 파리지엥”이라고 말한 바 있다. 파리를 걸어 본 사람은 그 뜻을 이해한다. 파리는 에펠탑을 향해, 모나리자를 향해, 명품 쇼핑을 위해 거침없이 직진하는 것으로 충분한 도시가 아닐 것이다. 오늘은 한가로운 산책자가 되어 『파리는 그림』 속으로 들어가 보자. 반 고흐, 모네, 샤갈, 르누아르… 그들이 이 도시를 사랑하고 작품을 남기던 그 시대의 거리를 걸어 보자. 파리는 수많은 명화를 낳은 도시이자 그 그림들로 인해 오늘의 의미와 상징을 얻게 되었다는 걸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반 고흐의 한적한 거리들, 클로드 모네를 사로잡은 새로움, 르누아르의 즐거운 몽마르트르… (책을 덮기 전 ‘파리 지도에서 찾아보기’(150쪽)에서 그림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목차

프롤로그

센강이 낳은 도시 파리

파리의 다리

석조 건물의 기억

철의 시대

끝없이 펼쳐진 영감의 거리들

이상의 대로, 전설의 광장

파리의 사람들

파리의 밤

파리의 지붕

도시의 오아시스

과거의 파리, 이후의 파리

흐르는 계절 따라

파리 지도에서 찾아보기

본문인용

존중받을 만한 대상에겐 그에 걸맞은 대우를 해야 한다. 이 새로운(neuf) 다리(pont), 퐁뇌프는 펠릭스 발로통의 유화에 모티프가 되었을 때 이미 그런 대우를 받은 지 오래였다. 1577년 공사를 시작해 1607년에 완공된 이래 늘 그 자리를 지킨 유서 깊은 퐁뇌프는, 오래되어서가 아니라 애초에 객관적으로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근거들이 있어 중요한 가치가 있다. 퐁뇌프는 센강의 두 연안을 연결한 최초의 석재 구조물이자, 외곽 순환 도로의 두 고가 다리를 제외하고 파리에서 가장 긴 다리(238미터), 인도를 갖춘 최초의 다리다. 작품에서 발로통의 표현은 정제되어 있다. 의도적으로 단순하게 그려진 루브르 박물관 동쪽 측면이 그림에 없다면 시점의 위치를 찾기 힘들었을 것이다. 도시의 주변 경관 역시 육중한 다리 하부가 가린 강물과 마찬가지로 또렷이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 27쪽 ‘파리의 다리’ 중에서

 

생라자르역으로 이어진 폭이 넓은 선로 위를 지나는 유럽교는 봄날의 오전 분위기에 젖어 있다. 화가가 작품 오른쪽 부분에 그늘을 만들어 왼쪽 부분의 빛을 더 부각한 덕분에 처음 이 작품을 보면 감상자의 시선이 더블린 광장을 둘러싼 오스만풍 건물 정면까지 깊숙이 들어간다. 

그림 오른쪽에는 흰색 작업복을 입은 한 노동자가 철도 수송 광경을 내려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다. 그리고 왼쪽에는 인도의 중심을 차지한 세련된 커플이 챙 달린 모자를 쓰고 뒷모습을 보인 다른 노동자 한 사람을 막 지나치고 있다. 이 두 계층은 아주 가까운 거리에 있지만 서로 눈길을 주지 않는다. 실크해트를 쓴 멋쟁이는―혹시 카유보트 본인이 아닐까?―작은 양산 안에 몸을 숨긴 도도한 동행인에게 모든 관심을 쏟고 있는 반면, 일터를 빠져나온 노동자들이 철재 교량에 모여든 모습이 대조적이다. 사회적 계급에 대해 알 리 없는 개 한 마리가 역사를 통해 처절하게 대립한 두 진영의 관계를 확인시키듯 그림 맨 앞쪽에 있다는 사실은 함의하는 바가 있다. 카유보트가 그림을 그릴 때 코뮌의 비극[1871년 노동자 중심의 혁명 정부인 파리 코뮌이 정부군과의 전투에서 학살당한 사건]이 여전히 모두의 기억에 남아 있음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 34쪽 ‘파리의 다리’ 중에서

 

파리의 거대한 도로망에서 오페라 거리는 정비의 기교적 측면과 함께 극적인 배치라는 측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17세기에 바로크식 무대 설계를 선도한 이들은 연출 공간으로 열린 무대 전후면을 꿈꾸었는데, 오스만이 이것을 프랑스 제2제정 때 실현한 셈이다. 「겨울날 아침 맑은 날씨의 오페라 거리」에서 화가의 시선은 나무 그늘이 지고 분수의 노래를 만끽하는 코메디 프랑세즈 광장을 출발하여 화려한 오페라 가르니에까지 이어진다. 샤를 가르니에(Charles Garnier)가 고안하고 만든 이곳은 하늘 높이 솟아올라 대로를 무한으로 이끈다. – 68쪽 ‘이상의 대로, 전설의 광장’ 중에서

 

한밤중에 수많은 불빛으로 빛나는,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이 카바레 물랭루즈는 파리 9구와 18구의 경계가 되는 블랑슈 광장 깊숙한 곳에 우뚝 서 있다. 이곳에서는 특히 에두아르 자위스키가 그린 그림에 어느 정도 표현되었듯 즐거움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이에 못지않게 비극적이고 끔찍한 사건도 종종 있었다. 실제로 1871년 5월 23일 파리 코뮌 시절에 베르사유 군에게 무릎을 꿇은 수많은 여성이 여기서 재판 없이 처형당했고, 이러한 만행은 삶의 환희를 상징하는 장소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다. – 94쪽 ‘파리의 밤’ 중에서

 

장 베로는 파리의 소소한 면들을 잘 포착한 인물이다. 그래서 불로뉴 숲에서 당시로서는 최신 운동인 자전거 타기를 어설프게 해 보려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는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쉬렌 다리 근처에 위치한 ‘자전거 별장(Chalet du Cycle)’은 1900년대에 유행을 선도한 곳인데, 여기서 블루머[아랫단을 고무줄로 잡아매 활동하기 편한 여성용 바지]는 단호히 모던함을 지향하는 최신 유행으로 인정받았다. 그림에는 자전거를 타는 여성들이 남성 여가의 변함없는 상징인 카노티에[챙이 좁고 납작한 모자]를 머리에 쓴 모습도 보인다. 이 여성들은 어리둥절해하는 행인들 앞에 살집 있는 종아리를 드러낼 만큼 대담한데, 품위를 지켜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에 건전한 반항의 조짐을 보이는 셈이다. – 119쪽 ‘도시의 오아시스’ 중에서

 

르누아르가 눈부신 여름날을 그리기 위해 자리 잡은 곳은 도시의 심장부에 위치한, 파리에서 가장 오래된 다리다. 「파리의 퐁뇌프 다리」에서 화창한 아침 햇살 속의 행인들은 모자와 양산을 쓰고 있는데, 여기서는 모두가 푸른빛을 한껏 만끽하며 즐겁고 한가롭게 걷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인상주의가 이제 막 시작된 시점에 이미 선구적으로 과감한 기법을 사용한 것이다. 윤곽을 거의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쾌청한 날씨를 뚜렷하게 표현한 실루엣들이 그러한 면을 잘 나타낸다. 이 상황에서 앞쪽에 카노티에를 쓰고 지팡이를 든 행인이 화가의 동생이라는 사실은 의미 있어 보이지 않는가? 화가는 이렇게 행인들을 천천히 지나가게 해서 그들의 움직임을 최대한 고정한 후 그림에 사실성을 더하려고 했다. – 141쪽 ‘과거의 파리, 이후의 파리’ 중에서

서평

아, 파리는 어쩌면 이토록 늘 같은 모습인가. 한편으로는 인상파 화가들이 캔버스를 들고 밖으로 나와 기존의 아카데미에 반박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에밀 졸라가 생라자르역 기관차 증기를 가리키며 “저곳이 오늘 우리가 그려야 할 그림”이라고 말했던 이유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은 근대를 맞이한 파리의 역동적인 변화들을 미학적 파격 없이는 그려 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지금은 고전이 된 인상주의 작품들에는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감동이 있다. 크고 작은 삶의 파고로 잠 못 드는 밤이 찾아올 때, 이제 나는 조용히 일어나 불을 켜고 이 책을 펼칠 것이다. 100여 년 전 인상파 화가들이 그려 낸 빛과 시간의 변화 속 파리의 찰나들을,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 같은 풍경들을 넘기다 보면, 세월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니까. 다시 또 이렇게 100년이 흐르면 무엇이 남아 있게 될까, 생각하며 책을 덮고 나면, 남은 밤은 조금 가볍고 평화로울 것이다.    

곽미성, 파리시민, 『다른 삶Une autre vie』 작가

저자소개

저자 : 제라르 드니조
프랑스의 예술사학자이자 음악학자. 파리 고등예술교육원과 파리 시립음악원에서 강의하며 예술 및 프랑스 문화와 관련한 책을 여러 권 출간했다. 2007년 프랑스 학사원이 수여하는 소렛상을 받았다. 『예술의 대화』 , 『반 고흐, 색의 거장』, 『프랑스 건축물의 시각적 역사』, 『회화의 위대한 수수께끼』, 『그림으로 보는 성경』, 『미술의 위대한 스캔들』 등 그의 저서는 세계 17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번역 : 김두완
음악 애호가이자 번역자. 고려대학교 불문학과를 거쳐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문화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이다. 번역한 책으로 『모타운』, 『더 컴플리트 데이비드 보위』, 『타인을 읽는 말』, 『바깥은 천국』, 『도파민네이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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