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들이 검사를 미루고 약물 치료를 망설이는 이유를 너무나도 잘 압니다. 그러나 약물 치료 없이 우리 가족끼지 잘 해보겠다고 1년간 버티면서 깨달은 점이 있습니다. 약물 치료 없이 아이의 ADHD를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요. 그래서 이제는 약물 치료를 피한다는 선택지를 아예 없애버렸습니다.
만약 약물 치료를 망설이고 있다면, 그 전에 아이의 학교생활이 편안해질 수 있게끔 부모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보시기를 바랍니다. 약물 치료를 시작하면 각종 부작용이 초반 3개월 정도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때 아이의 부작용만큼 힘든 것이 바로 그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의 불안한 마음입니다. 약을 먹였다가 안 먹였다가 하면 아이와 부모 모두 힘든 시간만 늘어납니다. 그렇기에 약물 치료는 투약에 대한 부모의 불안감을 반드시 뒤로 할 수 있을 때 시작해야 합니다. 주치의를 믿고 약물 치료가 옳은 길이라는 확신이 들 때 시작하기 바랍니다.
_약을 꼭 복용해야 할까요?
첫 번째는 과잉행동을 멈추고 싶을 때 숫자를 거꾸로 세봅니다.
우리 아이들은 주의력 전환 속도가 늦어 부모와 선생님의 요구 행동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바로, 즉시’ 행동으로 옮기지 못합니다. 하지만 카운트다운을 하면 아이의 처리 속도는 빨라집니다. 시간제한이 생기면 행동을 멈추거나 다른 행동으로 전환하기 쉽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거꾸로 세는 것입니다. 숫자를 거꾸로 세면 0에 대한 긴박감에 자신의 행동을 빠르게 수정하려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반면, 10까지 세면 아이는 11도 있고 12도 있다는 것을 심리적으로 알기 때문에 주의력 전환이 잘 안 됩니다.
숫자를 계속 세게 되면 아이는 반항심을 보일 때도 분명 있습니다. 이 문제는 아이에게 어떻게 말하느냐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부정어보다 긍정어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_과잉행동과 충동성, 어떻게 해야 할까요?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정리정돈이 어려운 아이들은 정리를 도와주는 물건을 챙겨주면 좋습니다. 정리는 잘 분류하는 것입니다. 책상 서랍과 사물함에서 사용할 정리 바구니를 준비하면 물건을 대충 쑤셔 넣지 않고 분류하여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학습지를 모아두는 파일 가방도 도움이 됩니다. 아코디언처럼 생겨 여러 칸으로 나눠진 파일 가방은 손잡이도 있어 가방처럼 들 수 있고 쏟아져 나올 일도 없습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습지들이 많아집니다. 중학생들도 학습지 정리를 못 하는 학생이 많습니다. 수업 시작과 함께 학습지를 꺼내라고 말하면, 과목별로 분류된 학습지를 바로 꺼내는 학생도 있고 서랍에서 모든 교과서를 꺼내 학습지를 찾는 학생도 있습니다. 그렇게 수업 시간 5~10분을 허비하지요. 파일 가방은 아이의 체계화된 학습지 분류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_중학교 교사가 알려주는 학교생활 꿀팁
우리 아이들의 학습을 어떻게 도와줘야 할까요? ADHD 아이들의 학습법은 달라야 합니다. 충동성, 과잉행동, 주의집중력 결핍이라는 특성은 분명 아이의 학습에 핸디캡이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특성은 학습을 시작하는 것도 힘들게 만들고, 지속해서 완료하는 것도 어렵게 만듭니다. 하지만 핸디캡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아이의 학습을 매일의 루틴으로 만들어 자동화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세수하고, 밥 먹고, 양치하고, 출근하는 것을 깊이 생각하고 실행하지 않지요. 그냥 자연스럽게 할 뿐입니다. 이것이 바로 루틴이고, 매일 하는 활동이 자동화된 것입니다. 그렇기에 시작하기도 쉽고 마치기도 수월해지는 것이죠. 학습도 마찬가지로 루틴으로 만들어 자동화시킬 수 있습니다.
_아이의 학습, 루틴으로 만들면 쉬워집니다
우리는 아이를 키우면서 세 가지 탓을 주의해야 합니다. 바로 내 탓, 아이 탓, ADHD 탓입니다. 우리 아이가 ADHD인 이유가 아이의 폭력성과 과잉행동을 내가 너무 받아줘서라고 생각하는 ‘내 탓’, 평온해야 할 내 인생이 불행해진 것은 아이 때문이라는 ‘아이 탓’, 평범한 또래의 행동과 충분히 훈육이 가능한 행동들도 모두 ADHD 때문이라고 편하게 치부해 버리는 ‘ADHD 탓’. 이 세 가지 탓으로 우리가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어제보다 내가 잘한 일 한 가지, 아이를 위해 헌신한 일 한 가지를 매일 생각하세요. 그리고 글로 적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했다는 긍정적인 기운을 가져다주고, 아이를 위해 봉사한 자신을 의식하며 자존감이 올라가는 것을 느끼실 것입니다.
_아이를 키우며 잃지 말아야 할 자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