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생활을 하며 주변에 ‘금연을 하겠다.’, ‘게임을 절제하겠다.’, ‘공부를 하겠다.’라고 결심하는 장병들을 여럿 보았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얼마 못 가 그런 결심을 포기하고 다시 원래의 습관으로 되돌아갔고, 다시 시도하기를 꺼렸습니다. 어차피 해도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금연을 결심했기에 며칠의 시간 동안 또는 단 한 시간이라도 금연을 실천할 수 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자신을 격려하면 다음에는 두 시간, 세 시간으로 점점 늘려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예전부터 ‘독서’가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시도는 해 보았으나, 꾸준히 하지 못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럴 때면 실망하게 되고 다시 독서에 도전하기가 점점 부담스러워졌습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보니, 제가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결심을 했기에 그나마 책의 첫 장이라도 펴 볼 수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만약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면 그런 경험도 해 볼 수 없었을 겁니다.
글을 쓰는 일도 그랬습니다. 처음부터 완벽하고 좋은 글을 쓰려고 했다면 애초에 겁을 먹고 아무런 글도 쓸 수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프리 라이팅(Free Writing)’을 통해 아무 글이나 적기 시작했고, 그러한 습관들이 점점 발전되어 한 권의 책을 쓰는, 다시 말해 ‘책 쓰기’라는, 마치 산 정상과도 같았던 큰 목적에 도달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군대에서 다양한 도전을 통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그런 도전들에 앞서 좋은 결과를 얻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하는 일들이 다 잘 되면 좋겠고, 성공하고 싶었지만 때론 절망적인 결과를 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가 계속해서 도전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은 결과에 치중된 마음이 아닌, ‘과정을 즐기고 감사해하는 마음’ 덕분인 것 같습니다.
산 정상을 오르는 일처럼, 어떤 목표를 이루겠다고 굳게 결심했을지라도 여러 상황으로 인해 정상에 오르지 못할 때도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 결과를 얻지 못한 일에 너무 매달리기보다는, 정상으로 향해 가는 도중 보았던 새소리, 울긋불긋 물들어가던 단풍들, 등산을 하며 함께했던 친구를 떠올려 보면, 이 과정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다시 보일 것입니다.
‘작심삼일(作心三日)’
각오했던 결심이 삼일은 못 가더라도, 단 하루 또는 단 한 시간이라도 노력했던 그 시간들에 감사하다 보면, 조금은 더 원하는 결과에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도전하고 감사하는 순간들이야말로, 진정으로 값진 성공이 아닐까요?
(‘맺으며’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