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으로 이겨내라는 말이 도대체가 무슨 뜻인가? 이처럼 무책임한 말이 또 있는가? 포도 주스의 뚜껑이 안 열리자 더 세게 열어보라고 하는 것과 무슨 차이일까? 정신이 아프니 정신이 안 아프라고 말하는 것이 정신력으로 이겨내라는 말과 무엇이 다른지 나는 모르겠다. 엄마는 정신과 방문을 망설이지 말라는 인터넷 글은 정신과 의사들이 돈을 벌기 위한 상술이라고 했다. 그러면 한의원에서도 우울증을 다루니 한의원에서 우울증에 좋은 한약을 처방해가라는 인터넷 글은 왜 상술이 아닌 걸까?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한의원에 가다_32~33쪽】
앞으로는, 새로운 목적을 가지고 새로운 행동을 해야겠다고 결론에 다다랐다. 자꾸만 발목 잡는 ‘나는 트라우마 때문에 불행해, 그래서 오늘도 나는 우울한 거야’라는 생각 말고, ‘맞아, 힘든 기억이었지. 하지만 앞으로의 인생은 나대로, 내가 하는 대로 만들어갈 수 있어! 오늘 바로 여기, 현재의 목적을 위해 나는 어떤 행동을 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에 좀 더 힘을 실어주기로 선택했다. 많은 부분, 내가 선택할 수 있게 되어서 점차 생활 습관 같은 것들이 바로 잡히기 시작했다. 나를 위해 투자하는 시간을 더 많이 보낼 수 있게 되었다.
【트라우마에 휘둘리지 않기_66~67쪽】
햇빛 아래를 지루하게 걷고 귀엽기만 한 문구점도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히히덕 거리고, 시시콜콜한 수다나 떨면서 공부도 일도 하기 싫다고 푸념하며 결국에는 꾸역꾸역 하기도 하고 자기 전에는 곯아떨어지는 게 삶이었다. 내 삶에서 대단한 답을 찾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내 주변 사람과 사랑하며 지내고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었다. 삶의 ‘답’보다 중요한 것은 살아내는 것이었다.
【오히려 연애하면서 나아지는 우울증_165쪽】
이제는 내 감정은 지나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친구랑 이야기하거나 남자친구랑 어려움을 이야기하면서 내 감정을 풀고, 지금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명확히 하고 지금 내가 할 수 없는 일은 내려놓는다.
【어느새 나아진 우울증_193쪽】
용기를 내면 삶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다. 세상은 본디 고통스러운 동시에 아름답다. 우울증이 있는 모두가 삶은 고통스러운 반면에 아름답기도 하다는 걸 점진적으로 알아간다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꼭 용기를 낸다면 좋겠다. 우울에 지지 않을 용기, 바라는 삶을 선택할 용기 말이다.
【우울증이 끝나도 인생이 쉽지는 않아_1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