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수아래 감성시집 제12집
최유진 시인의 첫 시집 “세상은 모두가 희망”
- 장애를 슬픔 아닌 긍정의 행복으로 극복해 가는 철학적 시편들
- 화려한 문체가 아니라 일상적인 쉬운 단어로 쓴 희망과 감사 노래
최유진 시인의 첫 시집 “세상은 모두가 희망”이 도서출판 도반에서 출간되었다.
세상을 사는 것, 세상 누구에게나 사는 어려움이 크든 작든 존재한다. 더욱이 장애를 갖고 사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이 어려움을 이기고자 노력하며 극복해 가는 사람들이 있고 곁에서 동행하는 사람들이 있어 향기 나는 삶, 아름다운 세상을 만든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최유진 시인이 그런 사람일 것이다.
최유진 시인은 장애를 슬픔 아닌 긍정으로 극복해 가는 철학적 사고로 아름다운 시를 써왔다. 이렇게 써온 수많은 시편 중에 70여 편을 모아 시집 “세상은 모두가 희망”으로 엮었다.
최유진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까지 참 수많은 역경을 거쳐야 했지만, 그것은 행복한 작업이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시 쓰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시 쓰기가 나에겐 살아가는 기쁨이자, 삶의 또 다른 이유입니다. 장애인의 생활이 힘든 거지만 여기에 희망을 심어보기 위해서 나는 시를 쓰고 있습니다”
그녀의 시를 읽다 보면 그 내면에는 행복의 해답이 있고, 시 속에는 우정과 사랑이, 자연과 자연 사랑이 많은 넝쿨로 자라고 있으며, 동심이 아기자기 숨어 있다. 그러면서 그녀의 시 앞에 서서 보면 그녀가 시인으로 세상을 향해 열어갈 문이 환하게 열려 있다.
최유진 시인을 어릴 적부터 지도해온 신현득 아동문학가는 그녀의 시를 서문에서 아래와 같이 밝히고 있다.
-전략
걸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만약 걷게 된다면 세계를 일주하는 모험가가 될 테야.
왜냐하면 / 앉아서 본 세상이 너무 작아서야.
걸을 수 있다면 어려운 이웃을 돕는 / 봉사자가 될 테야.
왜냐하면 /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어서야.
걸을 수 있다면 / 친구와 손잡고 넓은 들판을 힘차게 달려볼 테야.
왜냐하면 / 느끼지 못한 설렘을 느껴보고 싶어서야.
- 「내 소원」 전문
뇌병변 1급 장애를 겪으면서 보행이 불편한 최 시인은 걷고 달리는 게 소원이다. 그 소원이 이루어진다면 세계를 일주하는 모험가가 되고 싶단다.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봉사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 받은 사랑을 돌려주고 싶어서란다. 친구와 손잡고 들판을 달리고 싶은 것은 느껴보지 못한 설렘을 느껴보고 싶어서라고 했다. 장애인의 절실한 소원을 담은 시편이다. 얼마나 얼마나 걷고 싶고, 달리고 싶어서일까?
장애인으로 산다는 건 / 사소한 일상을 포기하지 않고
새로운 일상으로 누리는 것.
장애인으로 산다는 건 / 슬픔을 행복으로 바꾸는 것.
내게 오는 불행을 / 긍정으로 바꿔나가는 것.
모험을 하는 것.
나약했던 내가 / 강하게 변신해가는 것.
다른 슬픔들을 / 끌어안아 주는 것.
- 「장애인으로 산다는 건 」 전문
최유진 시인은 장애를 슬픔이나 불평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이를 극복해 가는 철학을 체득했다. 나는 장애인이다, 하며 일상의 일을 포기하지 않고, 슬픔을 행복으로 바꾸는 것이 장애인으로 사는 방법이라 했다. 이것이 나약했던 나를 강하게 변신시키는 일이며, 인생의 모험이라는 주장이다.
최 시인은 이 시집에 놓인 여러 시편에서, 자신을 슬픔에 맞서는 작은 거인으로 보기도 하고, 행복을 날라주는 작은 요정에 견주기도 했다. 세상 모두를 희망으로 본 것이다.
세상 모든 게 희망이야. / 힘이 들고 / 슬플 때도 있지만
내가 가진 장애가 / 슬픔이 아닌
행복이 되고 웃음이 될 수 있게 하고 싶어.
모두와 희망을 말하며 살고 싶어.
가끔은 내 모습이 싫고 / 답답할 때도 있지만.
웃음으로 이기고 / 긍정으로 이기며 / 모두와 더불어 살고 싶어
- 「세상은 모두가 희망」 전문
힘이 들고 슬플 때도 있지만 세상 모두는 희망이란다. 내가 지닌 장애를 행복과 웃음이 되게 하고 싶단다. 그 작업이 시 창작이다. 세상을 웃음과 긍정으로 이기고, 세상 모두와 더불어 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하여 전개되는 세상이 최유진 시인의 시 세계다. 컴퓨터와 친해서 시를 쓰고, 마음 주머니에 담아둔 소재를 꺼내어 시를 쓴다. 그의 시의 세계에는 무지갯빛 자연이 널려 있고, 계절이 춤추는 시가 있다. 최유진의 시를 읽다가 보면 천사의 나팔 소리가 들리기도 한다.
- 하략
최유진 시인은 모든 일상이 장애로 어려운 가운데 움직일 수 있는 손가락 세 개로 컴퓨터 자판을 눌러 시를 쓰고 있다. 신현득 아동문학가는 오랫동안 최유진 시인을 지도하면서 큰 가능성을 발견하고 희망으로 만들어주었다, 세상은 모두 희망, 책 제목처럼 시집 속의 작품 한 편 한 편이 세상의 희망으로 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