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은 승객이 비행기에 탑승하기 전부터 승객이 모두 내린 후까지 해야 할 일이 있어요. 그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모든 승객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목적지에 도착하도록 돕는 거예요. 때로는 기상이 좋지 않아 비행기가 심하게 흔들릴 때도 있고, 환자가 발생해 어려운 일이 생길 때도 있고, 기내에서 소란스러운 일이 벌어질 때도 있어요. 이런 일들을 일어났을 때 승무원은 어떻게 해결하는 걸까요? 30년 근무경력을 가진 저자가 이 직업에 대해 과장하지 않고 솔직하게 알려드립니다.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포용해야 해요
승무원은 다양한 인종, 종교, 문화를 가진 사람들에게 서비스하는 직업이에요. 종교나 문화에 따라 먹는 음식이 달라지고 서비스하는 방식이 달라질 수 있어요. 의도와 다르게 상대방이 오해할 수 있으니까 조심해야 하는 행동들도 있고요. 그런데 승무원이 어떤 특정한 종교나 문화에 대한 편견을 가지고 있다고 해보세요. 생각과 믿음은 본인의 것이니까 그걸 어떻다고 평하는 건 아니에요. 다만 그로 인해서 차별이나 혐오의 감정을 드러낼까 봐 그게 걱정인 거죠. 겉으로 표나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겠지만 어쩌다 긴장이 풀어지면 그런 불쾌감이 바깥으로 나타날 때도 있어요. 본인도 힘들겠지만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불안한 마음이 있죠. 또 그런 태도를 알아채고 불쾌하게 생각하는 손님도 있을 수 있고요. 승무원이 항공사 유니폼을 입으면 자신의 종교나 정치적 의견, 소수자에 대한 편견 등으로 손님을 대하는 일은 없어야 해요. 모든 승객을 동등하고 정중하게 대해야 하죠. 다양한 문화를 인정하고 포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충족해야 할 신체조건이 있어요
교정시력 1.0 이상, 그리고 암리치Arm Reach 기준은 충족해야 해요. 암리치는 발끝에서 손을 뻗어 닿는 거리를 말하는데요. 승무원이 까치발을 하고 팔을 위로 뻗었을 때 발끝에서부터 손끝까지의 길이가 짧게는 201cm, 길게는 212cm 이상이 되어야 해요. 이건 항공사마다 규정이 달라서 지원하고자 하는 항공사의 채용 정보를 확인해야 해요. 예전에 항공기 실내 공간이 적었을 때는 여자 승무원의 키가 162cm를 넘지 않아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고, 반대로 실내 공간이 커지자 162cm를 넘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어요. 키가 커야 했던 이유는 선반 때문이었어요. 승객의 좌석 위에 설치된 선반 문을 열고 승객 탑승 전이나 내린 후에 선반에 남겨진 물건은 없는지, 수상한 물건이 있는지 맨눈으로 확인해야 해서 승무원의 키에 제한을 두었죠. 최근엔 선반 안에 거울을 부착해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하기 때문에 암리치를 따지는 분위기예요.
근무 시간은 일정하지 않아요
승무원은 한 달 평균 80시간 정도 비행하는데요. 100시간을 넘을 수 없다는 규정이 있고 예외 규정을 두어 극성수기에는 120시간까지 할 수 있어요. 그리고 한 달에 8일은 휴일로 정해져 있어요. 한 달 스케줄을 보면 10시간 이상 장거리 비행이 2~3회, 5시간 이상 중거리 비행이 1~2회, 그리고 단거리와 국내선 비행으로 짜여있어요. 한 달에 100시간 비행이라고 하면 일하는 시간이 적은 것 아니냐고 묻는 분들이 있어요. 주5일 근무하는 직장인에 비해 근무 시간이 적은 것처럼 보이기는 해요. 그런데 비행시간이라는 데 함정이 있어요. 비행은 80~100시간 이내로 하지만 비행 전에 팀원들이 만나서 브리핑하고 비행 준비하는 시간과 비행이 끝나고 정리하는 시간은 포함되지 않아요. 또 한밤중과 새벽에 근무하는 시간, 각종 교육받는 시간과 비행이 연기되었을 때 대기 시간 등도 마찬가지로 근무 시간에 포함되지 않죠.
전 세계를 여행하는 매력
승무원은 책에서만 봐왔던 지구촌 곳곳의 문화를 직접 눈으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직업이에요. 장거리 국제선 비행을 나가면 현지에서 길게는 이틀 정도 머물러요. 이럴 때 여행도 다니고 현지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행사에도 참여하죠. 유럽에 가게 되면 볼 게 많아서 승무원들끼리 팀을 이뤄 현지 가이드를 고용해 투어를 하기도 해요. 이렇게 투어할 때는 가이드에게 승무원 단체라고 꼭 말씀드려요. 그러면 투어 일정을 빡빡하게 안 짜고 한 두 곳만 알차게 보고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짜 주세요. 승무원은 다음에도 또 올 거잖아요. 그래서 일반 여행객처럼 바쁘게 이곳저곳을 훑으면서 다닐 필요가 없어요. 한 곳이라도 집중적으로 깊게 보는 게 더 좋아요. 가이드도 승무원이라고 하면 좋아하세요. 여기저기 정신없이 다니지 않아도 되니까요. 요즘에는 개인적인 활동을 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워낙 정보도 많고 인터넷만 터지면 혼자서도 충분히 여행을 할 수 있으니까요.
부자 가이드를 만난 특별한 경험도 있어요
2022년 11월에 부정기편으로 아프리카와 카이로를 다녀왔어요. 지금은 취항하지 않는 도시라서 오랜만에 가니 감회가 새롭더라고요. 공항에서 현지인 가이드를 봤는데, 묘하게 친근한 느낌이 드는 거예요. 20년 넘게 이집트에 오지 않았으니까 나이로 보아 아는 사람은 아닐 테고, 누굴까 생각하며 계속 눈여겨보고 있었죠. 그런데 같이 가신 기장님이 “저 친구, 30년 전에 가이드하던 아무개랑 닮았네” 하시는 거예요. 그 한마디에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어요. 묘하게 닮은 사람, 내 사진첩에도 있는 배 나온 가이드 아저씨! 혹시나 해서 물었더니 그분 아들이라는 거예요. 아버지의 뒤를 이어 가이드를 하고 있던 거죠.
- 『승무원은 어때?』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