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서평
세상은 혼자 만들 수 없어요
이번 주인공은 꾸꾸와 링링!
벌써 이름부터가 리듬감 있고 재미있다. 이 귀여운 미오켓 신사 둘의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로드무비, 아니 로드그림책이다.
캐릭터의 특징이 아주 독특하다. 꾸꾸 씨는 손이 유난히 크고 강하다. 링링 씨는 발이 날쌔고 커다랗다. 이 두 친구는 황량하고
무더운 사막에서 서로의 특기를 살려 열매를 얻은 후 시원한 물을 마시는 데 성공한다.
원래 남이 하면 쉬워 보인다 했던가, 그날 밤 꾸꾸와 링링은 어떻게 조금만 노력하면 자기 혼자도 충분히 열매를 따 먹고,
오아시스도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둘은 다음날 흔쾌히 서로의 행운을 빌며 각자의 오아시스를 찾아 나선다....
꾸꾸 씨와 링링 씨처럼 우리는 가끔 자신감, 아니 조금 지나쳐 자만심은 마치 혼자 이 세상 모든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하곤 한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잠깐 생각해 보자. 오늘 먹은 간단한 점심 한 끼도 우린 혼자 온전히 해결할 수 있을까?
농부의 쌀과 어부의 생선과 농장의 야채와 목장의 고기와 여러 유통을 통해 우리의 밥상까지 온다.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수많은 사람의 노력과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
그렇다 가만히 조금만 둘러보면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에서 나 혼자만으로는 온전히 이루어질 수 있는 건 없다.
함께 어우러져 사는 이 사회 속에 로빈슨크루소는 없다.
수많은 꾸꾸와 링링이 자기 자리에서 주어진 일을 소중히 감사히 할 때, 서로의 존재를 인정해 줄 때 비로소 그곳은 오아시스일 것이다.
우리 혹은 우리의 아이들에게 꾸꾸와 링링의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여정을 통해 어렵지 않은 작은 철학을 이야기해 보는 시간이 되길 바래본다.
서 평
손발이 잘 맞는 친구 꾸꾸와 링링
일할 때 '손발이 잘 맞아야 한다.'는 말을 쓰곤 합니다.
마음이 잘 맞는다는 뜻과 함께 다양한 의미가 포함되어 있지요.
여기 사막을 걷고 있는 꾸꾸와 링링있어요.
커다란 발과 강한 주먹을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에요.
이 둘의 목적은 오아시스를 찾는 것이지요.
주거니 받거니 반복되는 이들의 말투에서
서로 얼마나 죽이 잘 맞는지 알 수 있어요.
갈증 해소 후 각자 찾아 나선 오아시스
씩씩하게 걷던 둘은 뜨거운 태양 빛에 점점 지쳐 갑니다.
그러다 사막 한가운데서 열매를 발견하게 되는데요,
과즙으로 목을 축인 둘은 한숨 돌린 후 돌연 서로에게서 벗어나
혼자서 오아시스를 찾아 나서고 싶어 져요.
급기야 행운까지 빌어 주며 헤어져 각자 제 갈 길을 가지요.
오아시스로 상징되는 꿈, 또는 이상향으로 향하는 둘의 관계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동료, 친구, 연인, 또는 부부를 상징할 것입니다.
목표에 도달하면 모든 갈증이 해소될 것 같지만 그 길은 요원하기만 하고
땡볕 아래의 고난은 우리가 살면서 부딪치는 어려움과 크게 다르지 않아요.
부재 속에서 깨닫게 된 소중한 존재
그러던 중 발견한 뜻밖의 행운 속에서 서로의 장점 덕에 갈증을 해소하지만
오히려 각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는 상황은 묘한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도움과 장점을 만만하게 여기고 나 혼자 해낼 수 있다고 여길 때
우리는 외로워지고, 고립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결국, 뒤늦게 서로의 존재가 절실해 지지만 다시 만날 길은 없고
깨달음과 아쉬움 속에 근근이 버텨가던 중 극적으로 서로를 발견하게 돼요.
드디어 발견한 오아시스
그리고 비로소 알게 되지요.
오아시스는 먼 곳에 있는 안았어요.
완벽하진 않아도 각자의 능력에 감사하고 타인의 능력도 인정하고, 서로를 의지하며
만들어 나갈 때. 비로소 우리는 시원한 물을 함께 맘껏 마실 수 있다는 것을.
-이 조은 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