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기획입문을 펴내면서
박물관은 수집․보존․연구․전시․교육 등의 임무를 바탕으로 인류의 역사와 사회ㆍ문화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총체적 공간이다. 그리고 이러한 박물관이 박제된 공간이 아니라 살아움직이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데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 학예사(Curator)이다.
박물관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학예사는 과거 소장품 관리와 전시업무만 담당하던 단순한 형태의 활동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각 분야별로 더욱 세분화되고 광범위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전국적으로 박물관이 급증함에 따라 학예사의 수요 역시 증가하고 있으며 전문성을 갖춘 능력 있는 학예사 양성은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이처럼 전문성을 갖춘 학예사의 양성과 공급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상황에서 학예사의 수요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질적인 면에서도 전문성에 대한 제도적 체계를 갖추기 위해 2000년부터 문화관광부(국립중앙박물관) 소관으로 학예사 자격증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학예사 자격증은 1, 2, 3급 정학예사와 준학예사로 구분되는데, 정학예사는 관련 석사학위와 실무경력이 있으면 취득 가능하고, 준학예사는 자격시험에 합격하고 실무경력을 쌓아야 한다.
준학예사 자격시험은 매년 11월 서울에서 치러지며, 총 4과목 평균 60점 이상이어야 합격한다.시험과목은 공통과목인 박물관학과 외국어 영역, 그리고 선택과목인 고고학, 미술사학, 예술학, 민속학, 서지학, 한국사, 인류학, 자연사, 과학사, 문화사, 보존과학, 전시기획론 등이 있다.
자격시험이 시행된 지 20여 년이 되었지만 그동안 합격률이 평균 20% 정도였다.
또한, 시험에 대비할 만한 적당한 교재가 부족한 상황이다.
필자 역시 이런 현실에 아쉬움을 깊이 느껴왔던 터라 주변의 권고와 격려에 힘입어 그동안 준비했던 자료를 모아 전시기획 교재를 펴내게 되었다.
이 책은 전시기획에 대한 입문서와 함께 준학예사 시험을 준비하는 교재로 활용될 수 있도록, 이론과 함께 그동안의 기출문제를 토대로 구성되었으며, 실제 기획안이 첨부되었으므로 수험생들은 보다 쉽게 시험을 준비하고, 실무에서 전시기획을 하는 데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정성을 쏟아 준비했으나 박물관학도나 수험생들의 입문서로 기획하다 보니 박물관 전시 내용의 심층적 분석을 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다른 형태의 책을 준비하고자 한다.
2011년 초판을 발행하고, 매년 개정을 하면서 나름대로 새로운 부분을 추가하고 그해 기출문제풀이를 넣어 보완하고 있다. 부디 이 책이 기획 의도대로 대학의 박물관 관련학과 학생, 준학예사 자격시험을 준비하는 수험생, 박물관 업무 담당자, 박물관을 설립 운영하고자 하는 분들께 좋은 참고자료가 되길 기대하면서 아쉬운 마음을 달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