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뼈의 밑부분(상악골)
우리가 사람을 볼 때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눈에 보이는 것은 육체, 눈에 안 보이는 것에는 영과 정신이 있다.
눈에 보이는 육체는 크게는 뼈와 살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살에는 편의상 근육, 신경, 혈관, 혈액, 임파선 등 뼈가 아닌 부드러운 것은 모두 포함해서 보도록 하자.
몸을 지탱하는 것은 뼈이며, 뼈를 지탱하는 것은 살이다. 그런데 사실은 뼈가 우선인 것 같지만 뼈는 살(근육)이 당기는 대로 움직인다. 그래서 모든 근육이 긴장하지 않고 풀려 있는 것(즉 Relax 되어 있는 것), 어떤 근육이든 만져보아서 통증이 있으면 긴장이 되어 있다는 뜻이다.
사람은 직립하므로 네 발 동물보다는 균형이 흐트러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사람의 뼈는 크게 머리뼈, 척추, 골반, 팔, 다리뼈로 나눌 수 있다. 그런데 만약에 건강이 완벽하다고 가정한다면, 뼈와 살이 정상의 위치에 있고 정상적인 기능을 해야 한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것으로는 영靈과 정신과 있는데, 정신이 육체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동의보감』에서 허준은 눈에 보이지 않는 기氣나 인간의 정신적인 측면인 신神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영적인 기도를 받은 그룹의 환자들이 기도를 받지 않은 환자들에 비해서 건강의 회복이 좋다는 보고서가 있다. 먹는 음식이 건강에 중요하다는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영적인 것, 정신적인 것, 먹는 음식의 조건 등 외부의 모든 조건이 똑같다면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은 뼈와 살이다. 그런데 뼈와 살은 외적인 힘이 가해지지 않는 한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뼈와 살에 영향을 주는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살(근육)은 운동으로 단련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운동하는 조건도 모두 같다면 뼈와 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이 있을까? 필자는 치아의 변화가 제일 큰 요소로 본다. 우리 몸에서 치아 이외에는 외상이 아니라면 저절로 급격한 변화가 일어날 해부학적인 구조물은 없다.
눈동자를 한쪽으로“휙” 돌린다고 해서 머리의 균형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 그러나 한쪽 어금니 한 개의 높이가 0.1㎜ 낮거나 높으면 문제는 복잡해진다. 무게가 5㎏이나 되는 머리(볼링공의 무게와 비슷하다)에 균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바로 척추 골반에 영향을 주어서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치아는 빠지거나 충치, 풍치, 닳아지거나 이동(치아는 평생 앞쪽으로 이동한다. 이것을 Mesial Shifting이라 한다. 그래서 어릴 때는 가지런하던 치아(특히 ‘아래턱 전치’가 나이가 들어갈수록 틀어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충치 치료, 치아를 해 넣는 일, 치아교정, 습관 등 다양한 이유로 항상 변할 수 있으며 또한 변하고 있다.
저자는 여기에 “치아가 전신의 건강에 KEY 역할”을 하는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치아 하나하나가 다른 장기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지만, 이런 부분을 제외하더라도 치아의 변화는 척추, 골반에 즉시 많은 영향을 준다고 굳게 믿고 있을 뿐만 아니라 임상에서 치아에 변화를 주었을 때 척추·골반이 즉시 변하고, 심신의 건강에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수없이 보아왔다.
여기서 참고로 동양의학의 최고봉이라는 평가를 받는 허준의 『동의보감』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동의보감』에 대한 것은 김호 교수의 “동의보감의 인체론”을 중심으로 해서 여러 사람의 의견을 종합해서 알아보도록 하겠다. 허준의 동의보감에 실려있는 인체 해부도인 신형장부도身形藏府圖는 중국의 여느 해부도와는 다르게 측면에서 몸을 바라봄으로써 척추를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동의보감이 다른 해부도와는 다른 것으로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동의보감의 첫 페이지에 이런 해부도를 올려놓았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필자도 책을 써 보았지만, 저자가 이야기하고 싶은 제일 중요한 것을 앞쪽에 배치한다. 독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눈에 제일 잘 띄는 곳에 배치한다.
동의보감의 신형장부도는 허준의 치료철학의 핵심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정의 생성과 순환에 대해36 턱관절과 전신질환과의 비밀서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
허준 의학의 핵심 개념이 정精이다. 그런데 생명의 원천으로 보는 정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서 옆으로 그려서 척추를 표현하였다. 척추가 바로 그 통로이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을 보면 정의 온몸 순환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정의 흐름을 표현하기 위해서 다른 의서에서 와는 달리 옆으로 그려서 척추를 통한 정의 온몸 순환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 같다.
그런데 본인은 허준이 특별히 강조하는 이러한 정의 생성과 흐름에 제일 큰 영향을 주는 것이 치아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치아를 오복의 하나라고 한 것 같다. 나의 임상경험에 의하면, 치아의 변화는 머리뼈, 척추, 골반에 즉시 큰 영향을 준다. 그런데 척추 좌우에는 교감신경절이 쭉 연결되어 있다.
그리고 여러 번 이야기한 경정맥공의 크기의 변화(치아교합의 변화로 비늘같이 서로 만나는 측두골(옆머리뼈), 두정골이 미끄러져서, 이 두 개의 머리뼈 사이에 있는 경정맥공의 크기에 변화가 올 수 있다)를 의해서 이 구멍을 지나가는 미주신경(대표적인 부교감신경), 또 척추 2~4번을 통해서 나오는 부교감신경에도 큰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치아의 변화는 자율신경에 큰 영향을주는 것이다.
자율신경, 척추에 큰 영향을 준다면 허준이 이야기하는 정의 생성과 흐름에 큰 영향을 준다고 볼 수 있다(이것은 필자 주장이다. 그러나 허무맹랑한 주장이 아니라 30년 이상, 수많은 환자의 치료 결과로 증명이 된 것이다. 의학은 환자의 치료 효과로 증명하는 과학이다).
필자는 허준이 이야기하는 정의 부족과 흐름의 이상에서 나타나는 몸의 증상들이 치아의 문제로 인해서 나타나는 증상들과 너무나 비슷해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소름이 돋을 정도다.
그런데 치아의 변화는 머리, 척추, 골반에 즉시 많은 영향을 준다. 그렇다면 치아는 허준 의학의 핵심인 정精의 생성과 흐름에큰 영향을 주는 것이며, 이것은 또한 우리의 심신 건강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해석해도 무리가 아니다.
미국의 남가주대학의 재활물리실장인 칼리엣 박사는 “의료인들이 머리의 자세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지만, 실제로 몸은 머리를 따르기 때문에 머리의 자세를 정상화해 줌으로써 몸의 자세를 정상화할 수 있다. 따라서 머리의 위치가 어깨나 골반보다 더 중요하다”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턱관절 치료Temporo-Mandibular-Joint. Holistic Dentistry(치아 치료를 통한 전신질환의 치료)가 정확한 표현이다.
앞으로는 턱관절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HD라고 사용하겠다)에서 자세를 살펴보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템플레이트라는 장치를 이용해서 턱관절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일본의 마에하라 박사는 환자가 이야기하는 증상만 듣고 치료의 예후를 평가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자세에 따라 환자의 증상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으므로 환자 이야기만 듣고서 증상을 평가하면 정확하게 진찰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정확한 진찰을 위해서는 반드시 환자의 자세를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사람의 머리 무게는 약 5㎏ 정도이다. 그리고 이 머리를 받치고 있는 것이 제1 경추(목등뼈)다. 볼링공만큼이나 무거운 이 머리뼈를 제1 경추가 밑에서 받치고 있는데, 받치는 부위가 두 점밖에 되지 않아 불안정하다.
둥근 물체를 밑에서 안정하게 받치려면 최소한 받침점이 세 개 이상이 되어야 한다. 더구나 머리는 늘 상하좌우로 움직이고 또 저작하는 등 끊임없이 움직이기 때문에 두 점으로만 받치고 있으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런 불안정한 것을 도와주는 것이 치아의 교합면이다. 치아의 교합면은 좌우 양쪽에 있어서 어떻게 보면 머리를 받치는 제 3, 4의 받침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물리학도이자 엔지니어인 구제이Mr. Guzay 선생이 1979년에 발표한 ‘4분법 이론Quadrant Theorem’에 잘 설명되어 있다. 학계에서는 이 이론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도 물론 있겠지만 필자는 이 이론을 신뢰하고 있으며, HD 치료에 응용해서 상당히 좋은 결과를 얻고 있다.
구제이 박사가 주장하는 바는 턱관절 운동의 중심이 하악두下顎頭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제2 경추의 치돌기齒突起에 있다는 것이다. 치돌기는 영어로는 ‘Odontoid Process’ 또는 ‘Dens’라고 하며, 말 그대로 치아 모양의 돌기를 의미한다.
치돌기라는 명칭을 누가 붙였는지는 모르지만, 치아와 먼 거리에 있는 이 돌기를 치돌기라고 이름 붙인 것은 HD를 치료하는 의사의 입장에서는 예사로 보이지 않는다. 치돌기는 치아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치돌기는 제2 경추에서 위로 볼록하게 솟아 있는 돌기로서 제1 경추의 척추 구멍에 들어가 있다. 치아의 교합이 정상적일 때 치아의 교합면을 연결하면 그 선이 치돌기를 지나간다.
턱관절에 문제가 없는 정상인은 입을 벌리면 처음 몇 ㎜가 벌어지는 동안에는 회전운동(구제이 박사는 이 운동을 자전 운동이라 함)을 하지만, 그 이후에는 회전운동과 활주 운동(구제이 박사는 이 운동을 공전운동이라 함)을 함께 한다. 그러므로 아래턱뼈 운동의 중심이 치돌기 부위에 놓이게 마련이다. 이러한 사실은 필자가 행하는 턱관절 치료 이론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스팅거 박사나 마에하라 박사는 이 이론에 근거하여 템플레이트라는 장치를 고안하여 환자 치료에 이용하고 있고, 난치병 환자를 대상으로 65%라는 놀라운 치료 효과를 거두고 있다.
제3, 4의 받침점 역할을 하는 치아교합에 변화가 일어나면 머리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여 머리가 전후좌우 어느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또 아래턱뼈가 후방에 위치할 때도 무게 중심이 뒤로 이동하기 때문에 머리가 뒤로 넘어가지 않게 하려면 고개를 앞으로 숙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사람은 앞에 적이 있는지? 먹을 것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 본능적으로 앞의 정면을 보려고 한다. 그래서 고개를 들면 머리를 앞으로 내민 것 같은 모습이 된다.
또 다른 면에서도 턱이 뒤로 가면 기도가 좁아지기 때문에 숨쉬기가 불편해서 기도 확보를 위해서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앞으로 내밀게 된다.
턱관절에 문제가 있는 사람 중에는 자세가 좋지 않은 사람이 많으며, 특히 목이 앞으로 나가 있는 환자가 많다. 이런 환자에게 턱을 앞으로 내밀게 하고 나무젓가락을 입에 물려 보면 몇 초 만에 자세가 좋아지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우리 환자 중에는 자기도 모르게 아래턱을 앞으로 내밀고 있으면 편해서 자기도 모르게 자꾸 아래턱을 앞으로 내밀고 있다는 환자들이 있다. 이것은 스스로 살아남기 위한 본능적인 행위). 또 치아의 부정교합, 하악골이 후상방으로 가 있는 경우, 얼굴의 아랫부분의 높이(lower facial height, 하안면고下顔面高가 낮은 경우에는 저작근(씹을 때 작용하는 근육)의 기능에 변화를 초래하여 근육이 긴장되기 쉽다.
목뼈의 앞쪽에 있는 저작근이 긴장하면 설골의 위쪽(설상근)과 아래쪽에 있는 설근(설하근舌下筋과 함께 작용해서 머리와 양 어깨를 앞으로 나오게 한다(이런 환자에게 장치를 끼워주면 바로 어깨가 펴지고 자세가 바로 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목뼈의 정상적인 만곡을 변질시켜 직경추直頸椎(목뼈의 정상적인 모양은 C자 모양의 커브를 그려야 하는데, 치아에 문제가 있으면 목뼈의 모양이 일직선이 되기 쉽다, 심할 때는 역 C자 모양으로 변한다)로 되기가 쉽다.
머리가 앞으로 나오거나, 머리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목뒤나 목 주위의 근육이 계속 긴장하게 되어서 목 주위가 편치 않거나 뒷목이 뻣뻣하다고 호소하게 된다.
미국 남가주대학의 재활· 물리실장인 칼리엣 박사는 “의료인들이 머리의 자세에 별로 관심을 두지 않지만, 실제로 몸은 머리를 따르기 때문에 머리의 자세를 정상화해 줌으로써 몸의 자세를 정상화할 수 있다. 따라서 머리의 위치가 어깨나 골반보다 더 중요하다”고 주장한다.